워치&주얼리

티파니라는 우주를 유영하는 나탈리 베르데유와의 대화

2024.07.02

by 신은지

    티파니라는 우주를 유영하는 나탈리 베르데유와의 대화

    티파니의 주얼리 및 하이 주얼리 수석 예술 감독 나탈리 베르데유(Nathalie Verdeille).

    2021년부터 티파니 주얼리 및 하이 주얼리 수석 예술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티파니라는 브랜드는 훌륭한 장인 정신과 독창적인 예술성을 상징한다. 티파니의 아카이브는 모든 컬렉션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컬렉션의 테마나 정교한 디자인 요소, 세팅 방식, 컬러 매치, 실루엣과 관련한 힌트를 얻는다.

    지금까지 수많은 보석을 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티파니 다이아몬드’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전설적인 옐로 다이아몬드 중 하나로, 하우스가 지닌 뛰어난 다이아몬드의 전문성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창립자는 1878년에 이 원석을 입수했고, 티파니의 수석 보석 학자인 조지 프레드릭 쿤츠(George Frederick Kunz) 박사는 300캐럿에 가까운 원석을 128.54캐럿의 티파니 다이아몬드로 탄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거의 절반 이상 무게가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쿠션 모디파이드 브릴리언트 컷(Cushion Modified Brilliant Cut)으로 아름답게 다듬어진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크기보다는 최고의 광채에 집중하는 티파니의 장인 정신과 전통을 상징한다. 이 다이아몬드는 현재까지 단 네 명의 여성만 착용했으며, 총 다섯 번의 주얼리 디자인으로 세팅되었다. 나는 이 엄청난 다이아몬드의 다섯 번째 디자인을 기획했으며, 쟌 슐럼버제(Jean Schlumberger)의 영원한 유산인 ‘버드 온 어 락(Bird on a Rock)’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변형 가능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완성하는 과정 중 당신이 제일 집중하는 순간이 궁금하다.

    티파니의 유산을 파고들며 동시대적 영감과 창의성을 발견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는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발전적인 대화가 포함된다. 모든 과정은 균형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우리는 항상 티파니의 정체성에 충실하며, 앞선 이들이 쟁취한 놀라운 업적을 존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나 재해석 그 이상이다. 특히 우리는 티파니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작품에서 큰 영감을 받는다. 그의 작품 속 특정 요소를 끌어오기도 하고, 그가 다룬 폭넓은 테마와 모티브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나만의 시선이 담긴 새롭고 독립적인 하이 주얼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2023년 블루 북 컬렉션 ‘아웃 오브 더 블루(Out of the Blue)’는 수중 세계를, 2024년 블루 북 컬렉션 ‘셀레스테(Céleste)’는 우주를 주제로 한다.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 바다와 육지의 동식물, 우주의 신비를 바탕으로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가 표현한 세계와 그 너머의 독특한 비전은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다.

    쟌 슐럼버제의 컬렉션 가운데 가장 큰 영감이 된 컬렉션이 궁금하다.

    쟌 슐럼버제의 형상 표현법과 초현실주의적 미학에 영감을 받는다. 그의 디자인은 하이 주얼리 장인 정신의 완벽한 결합이다. 정교한 골드 세공 디테일과 생동감 넘치는 젬스톤, 파요네 에나멜(Paillonné Enamel) 세팅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구체적이고 추상적인 해석,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 독특한 비전이 공존한다.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그의 하이 주얼리는 신비로운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다. 해마와 데이지 브로치, 트로페 드 바이옹스(Trophée de Vaillance) 같은 컬렉션은 그의 창의력과 예술적 재능,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상상력을 주얼리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2024년 블루 북 컬렉션 ‘셀레스테’ 중 ‘빛의 광선(Ray of Light)’ 테마를 작업할 때가 떠오른다.(웃음) ‘빛의 광선’ 테마 중 브로치와 티아라로 변형 가능한 펜던트가 있다. 이 펜던트를 완성하기 위해 장인들과 함께 수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연구했다. 결국 티파니만 설계할 수 있는 특수한 메커니즘을 통해 드롭이 자연스럽게 분리되거나 독창적인 방식의 고정 장치를 통해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셀레스테’는 6개 테마로 구성된다. 일련의 테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비로움(Ethereal). ‘셀레스테’는 예상하기 힘들고 알 수 없는 미지에서의 마법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셀레스테’의 각 테마에는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과 주제에 대한 경외를 담았다.

    레드 스피넬을 세팅한 ‘빛의 광선’ 네크리스.

    ‘셀레스테’ 소재를 선정한 기준이 궁금하다.

    보통은 확보한 젬스톤을 바탕으로 디자인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 좋게 디자인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레드 스피넬과 핑크 스피넬을 확보할 수 있었다. 쟌 슐럼버제의 아카이브 디자인을 재해석한 ‘빛의 광선’ 테마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젬스톤이었다.

      사진
      COURTESY OF TIFFANY&CO.
      SPONSORED BY
      TIFFANY&CO.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