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가 만든 앨범
최근 뛰어난 팝업 디렉션으로 호평을 얻는 텔레포트가 보드게임에 이어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정말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군요.
지난 3일 오후 6시 ‘도피 2024’라는 독특한 이름의 앨범이 발매됐습니다. ‘도피’는 텔레포트가 자신들의 크리에이티브에서 이야기해온 키워드인데요, 사실 텔레포트가 흥미로운 형태의 무언가를 내놓는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1년에는 64피스 퍼즐로 도피를 풀어냈고, 지난해부터는 해마다 모자에 달력을 더해 공개하기도 했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텔레포트는 변우경, 김종화, 이승준, 김지언 4인의 공동 창립자가 공동대표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최근 꽤 많은 디자인 매거진과 음악 매체를 통해 그 정체가 알려졌죠. 다른 곳과 차이점이라면 다른 브랜드의 프로젝트도 수행하지만 무엇보다 독립적인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독립적인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텔레포트를 먼저 소개합니다. 우선 최근 성공적으로 열렸던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토스의 부스를 만든 곳입니다. 전략부터 캠페인, 영상, 팝업, 필름, 포토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여러 기업과 협업했는데요. ‘코오롱스포츠 50: 에버그린 에너지’부터 ‘SNKRS 뉴스스탠드’까지 눈에 띄면서도 확실하게 내실을 다졌던 팝업 대부분이 텔레포트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홈페이지(www.teleport-online.com)만 봐도 한 번쯤 본 적 있는 팝업이 가득한데요.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뿐 아니라 예술가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까데호, 씨피카, 바밍타이거까지 음악가들과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로 협업해왔죠.
최근에는 보드게임 ‘갓센드’를 만들어 마우스 포테이토,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의 보드게임이라니, 생소하지만 ‘도피’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 중 하나죠. 그런 브랜드가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특히 이승준 디렉터가 지금의 까데호가 있기까지 많은 역할을 했고, 다른 음악가와도 접점을 만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김도언, 김아일, 김한주, 메사니, 이이언, 제이클레프, 차종환, 황휘로 구성된 박쥐단지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서포트했습니다. 좋은 음악가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앨범이라는 창의적인 결과물이 완성됐습니다. 참여한 음악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시점에서 접하기 어려운 사운드를 만들어냈죠. 앨범의 모든 곡은 한두 가지 태그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곡으로 구성되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앨범에선 음악가와 음악가의 연결과 조합은 물론 연주 음악과 전자 음악, 보컬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어집니다. 또한 예상치 못한 이들 간의 합으로 좀처럼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결과를 빚었습니다. 까데호와 제이클레프, 김아일의 조합은 얼터너티브라는 단어조차 쓰고 싶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우면서도 여유와 여백이 있고, 그러면서도 느슨하지만은 않습니다. 윤석철은 트리오로 선보였던 ‘한국전래동화’에서의 면모가 추다혜차지스를 만나 위트와 세련미를 더하며 입체적인 모습입니다. R&B, 소울, 로컬, 재즈라는 단어를 어떻게, 어디에 붙여야 할지 모르겠군요. 이어지는 김도언과 진수영의 호흡은, 두 사람의 작업은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서로 자리를 내주면서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씨피카와 디지털 아티스트 웨이드의 만남,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활발하게 활동 중인 힙노시스테라피와 상징적인 매력을 가진 홀랜드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데요. 앨범과 함께 영상도 즐기길 바랍니다.
앨범 발매 전 텔레포트는 수록곡을 플레이할 수 있는 리듬게임을 공개했습니다. 플레이는 www.도피2024.net 혹은 텔레포트 홈페이지 내 링크를 통해 가능합니다. 앨범을 발매한 텔레포트는 영상, 게임 외에 다른 방식으로도 이 앨범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행보를 끝까지 주목해주세요.
- 글
- 블럭(음악 칼럼니스트)
- 사진
- 텔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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