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들의 필수 브랜드로 등극한, 더 로우의 진짜 매력
럭셔리 패션계, 그것도 ‘상위권’에 발을 들이는 건 신생 브랜드가 달성하기 힘든 과제입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 비통 등 전통 강자들이 지배하는 세계니까요. 이들은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을 등에 업고 유명 배우부터 귀족, 왕족의 옷장까지 책임져왔습니다.
2006년 10대에 더 로우를 설립한 애슐리와 메리 케이트 올슨에게 세상은 거대한 벽과도 같았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셀럽을 딱히 멋지다고 여기지도 않던 시절이고요. 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 올 초 패션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를 순위로 매긴 리스트 인덱스(Lyst Index) 톱 20에 들어선 더 로우는 이제 럭셔리 하우스와 어깨를 견주고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기본 아이템, 누구나 탐낼 만한 액세서리, 세심한 디테일과 안목으로 말이죠.
네타포르테의 마케팅 디렉터 리비 페이지(Libby Page)는 “더 로우는 절제되고 유행 타지 않는 우아함의 전형이에요. 단순한 아이템을 고급스럽고 독특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죠. 매 시즌 하우스의 DNA에 충실한 이들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끼곤 해요”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더 로우는 완벽한 디테일과 품질, 장인 정신을 지닌 브랜드예요. 사계절을 모두 아우르는 럭셔리 드레싱의 기준을 제시하죠. 연령 불문, 지적인 여성들을 위한 최고의 옷차림을 보여준달까요?”라고 덧붙입니다.
지난해 뜨거운 화제를 몰고 온 기네스 팰트로의 법정 패션, 드라마 <석세션>의 흥행 이후 우리는 ‘조용한 럭셔리’라는 개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리스트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더 로우에 대한 검색량은 93% 증가했습니다. 마고 백은 전년 대비 198% 급증했고요. 그러니까, 더 로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올슨 자매는 미디어의 호들갑에 꿈쩍도 안 하는 것 같지만요.
소셜 미디어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한 올슨 자매, 이들의 삶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가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면 수많은 추측(과 의상 분석)의 대상이 되곤 하죠. 셀럽과 브랜드를 비롯한 패션계가 24시간 내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걸 생각하면 올슨 자매의 이런 행보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2024년의 진정한 럭셔리는 지난날과 달라요. 과대광고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아이템과는 거리가 멀죠. 사람들의 시선과 납작한 화면 밖에서 즐기는 소박하고 느릿한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한마디로 내면의 자신감을 표현해주는 옷이요. 이런 옷을 두고 미래의 (패션) 가보라고 하는 거죠.
더 로우 프로덕션 매니저이자 프로덕션 및 소싱 부사장 조 카반(Joe Karban)은 2009년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애슐리와 메리 케이트 올슨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금이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팀원들은 옷을 만드는 데 정말 열정적이에요. 적당한 소매란 뭘까? 이 원단은 어떤 기능이 있을까? 모든 요소 하나하나를 고민하죠. 쿠키 찍어내듯 만드는 게 아니라 거의 예술에 가까워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로우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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