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브라운이 ‘나다움’을 표현하는 방식
핵심 철학을 구현하는 창작 능력, 섬세한 터치, 유려한 대화 기술. 브랜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갖춰야 할 자질은 단순히 뛰어난 감각에 그치지 않는다. 이 모두를 겸비한 메이크업 브랜드의 대표 ‘남성’ 아티스트 3인을 〈보그〉가 만났다.
1991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창립한 브랜드 바비 브라운은 모든 피부와 어우러지는 메이크업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감을 부여하고,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철학은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노한준의 뷰티 소신과도 맞닿아 있다. 그런 점에서 맥, 아르마니 뷰티를 거쳐 바비 브라운에 정착한 그는 비로소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 표현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스스로를 치장하는 데 늘 관심이 많았어요. 남을 꾸며보는 직업은 어떨지 호기심이 생길 무렵, 우연히 백화점 1층에서 깔끔한 차림의 남성 아티스트가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느꼈습니다. 동경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죠. 아무래도 여성 고객이 많다 보니 남자가 얼굴을 터치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으니까요. 어린 시절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친근하게 대화를 이끌어나가며 소통의 기술을 익혔어요.
오늘 연출한 룩에 바비 브라운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녹였나요?
모델 승아만의 개성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민낯을 보자마자 탈색한 듯 숱이 적은 눈썹과 주근깨가 매력적으로 보였기에 눈썹은 결 따라 살짝 빗어주고, 얇게 표현되는 파운데이션을 한 겹 발라 본연의 피부가 투명하게 보이도록 연출했어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깊은 아이홀을 위한 음영 메이크업을 표현했고요. 변신보다는 ‘나다운’ 매력을 강점으로 여기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니까요.
브랜드 아티스트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 한 가지를 꼽는다면?
뛰어난 관찰력과 손 기술. 피부 특징, 얼굴 윤곽을 눈으로 빠르게 스캔하며 메이크업을 받는 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대중과 소통하는 뷰티 최전방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K-뷰티의 영향력이 막강해졌다는 것. 바비 브라운은 이국적인 무드가 강한 뷰티 브랜드였는데, 최근에는 한국 소비자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일상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색조 제품이 많아졌죠. 과거에는 글로벌 브랜드가 주는 가이드에 따라 움직였다면, 이젠 역으로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SNS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우리 의견을 하나라도 더 귀담아듣기 위해 노력하고요. 한국 소비자의 기준이 굉장히 높고 까다롭기도 하니까요. 우리를 만족시키면 세계적으로도 소위 말해 ‘먹힌다’고 보는 거죠. 유행을 선도하는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것이 더없이 뿌듯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뭔가요?
오늘 사용한 파운데이션의 쿠션 버전인 ‘웨이트리스 스킨 쿠션 파운데이션’. 한국 소비자의 요청으로 만든 제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개됐죠. 두껍지 않게 발리면서 피부가 요철 없이 매끈해 보이는 제품이라 자주 손이 가요. 최근 들어 쿠션 파운데이션을 테스트하러 매장에 찾아오는 남성이 정말 많아졌어요. 그들에게 꼭 추천하곤 하죠.
2024년의 ‘아름다움’을 정의해본다면?
정답이 없는 것. 유행은 있지만 공식과 답은 하나가 아니죠.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메이크업을 해석하고, 원하는 대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두려움이 없죠. 우리는 그 대담함을 연출하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해요.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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