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가 동참한 2024 파리 올림픽 최고의 단복
‘파리’의 상징적인 의미 때문일까요? 메인 스폰서가 명품 브랜드를 한 바구니에 담은 LVMH여서일까요. 올해 올림픽 단복은 2024 올림픽 컬렉션처럼 보일 정도로 뛰어난 스포츠 패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랄프 로렌부터 벨루치까지 여러 브랜드가 선수들에게 단복을 제공하는 만큼 각국의 환호를 끌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각 팀이 착용하는 ‘키트’는 자국의 특성을 세심하게 반영했는데요, 개막식의 화려한 앙상블부터 놀라운 기량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 전술적인 운동복까지, 단복엔 각국의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에 즈음해, 지금까지 공개된 최고의 올림픽 단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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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미셸앤아마존카
울란바토르에 본사를 둔 패션 브랜드 미셸앤아마존카(Michel&Amazonka)가 몽골을 위해 제작한 단복은 7월에 공개되자마자 틱톡을 강타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단복은 사진만 봐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정교한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몽골 국가올림픽위원회는 단복 한 벌을 완성하는 데 평균 20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죠.
몽골 전통 의상 델(Mongolian Deels, 소매가 부풀어 오른 비대칭 카프탄 같은 옷)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의 단복은 진빨강, 네이비, 금색 자수 칼라, 소매, 조끼와 주름치마, 거즈 소재의 흰색 망토가 특징입니다. 자수 파우치 백, 어깨띠 벨트, 귀고리, 뾰족한 부랴트(Buryat) 모자, 고탈(Gutal) 부츠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에펠탑, 올림픽 링과 성화, 몽골 국기의 소욤보(Soyombo) 문양 등 파리 올림픽과 몽골과 관련된 다양한 모티브를 새겼습니다.
미셸앤아마존카는 캐시미어와 울로 만든 옷이 유명하지만, 세련된 유니폼 제작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두 자매가 이끄는 자칭 ‘프레타꾸뛰르’ 브랜드는 몽골항공의 유니폼은 물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몽골 대표 팀이 착용한 의전 유니폼도 제작했습니다.
미국, 랄프 로렌
랄프 로렌은 2008년부터 미국 대표 팀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룩은 클래식한 ‘아메리칸 테일러링’으로 모두를 납득시켰죠. 개회식에서는 선수들이 스트라이프 셔츠와 넥타이에 전통적인 블레이저를 입고 연청의 워싱 데님 팬츠를 입습니다. 빨간색, 흰색,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이 의상은 선수들의 출신국을 알 수 없게 합니다.
패치 장식 모토 재킷과 흰색 청바지를 매치한 폐막식 의상은 아이비리그보다 더 미국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 CEO 사라 허시랜드(Sarah Hirshland)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이 상징적인 의상은 우리 대표 팀과 그들을 응원할 수백만의 팬들에게 단합과 영감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템은 자국 내에서 미국인의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자메이카, 푸마
자메이카 국기는 검정, 노랑, 녹색의 강렬한 색상 조합을 보여줍니다. 푸마 올림픽 단복의 핵심도 이 배색에 있죠. 자메이카는 금메달 26개를 비롯해 총 87개 올림픽 메달 중 무려 86개 메달을 육상에서 획득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올해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푸마 CEO 아르네 프로인트(Arne Freundt)는 속도와 패션을 결합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수의 체격을 강조하는 동시에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자 컷 라인을 전략적으로 배치했습니다.” 물론 치열한 경기를 위해 원단에 특히 신경 썼습니다. 프로인트는 “열 발산과 통기성은 엔지니어링 자카드 원단으로 해결했으며, 체온을 조절하는 ‘써모어댑트’ 기술을 통해 최적의 퍼포먼스를 구현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네덜란드, 더 뉴 오리지널스
많은 사람이 체조나 육상 같은 고전적인 종목을 보기 위해 올림픽을 시청하지만 현대 올림픽은 지속적으로 종목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네덜란드 댄스 팀이 출전합니다. 네덜란드 국기와 축구 대표 팀의 강렬한 오렌지색에서 영감을 받은 미래지향적인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요.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브랜드 더 뉴 오리지널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헐렁하면서도 멋스러운 운동복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입니다.
미국 골프, 제이린드버그
골프는 종종 지루하다는 비난을 받곤 하지만, 미국 올림픽 골프 대표 팀이 입은 세련된 제이린드버그 룩은 골프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이 스웨덴 브랜드는 시대를 초월한 골프 클래식(칼라 폴로 셔츠, A라인 스커트)을 하이테크 원단, 유선형 실루엣, 혁신적인 컷아웃으로 새롭게 디자인했습니다. 컬러 블록 카디건과 슬라우치 라운지 수트가 특히 멋지죠.
프랑스, 벨루티
스포츠와 턱시도는 별 관계가 없지만, 그렇다고 벨루티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이들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개막식’ 룩을 제작했으며, 프랑스 국기가 연상되는 옹브레 컬러의 번쩍이는 라펠과 로열 블루가 어우러진 룩은 우아함을 넘어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이 단복은 프랑스 <보그> 전 편집장이자 <CR 패션 북> 편집장 카린 로이펠드와 협업해 디자인했습니다. 재킷은 긴소매와 민소매 스타일로, 슬림한 바지나 스커트와 매치할 수 있습니다. LVMH의 앙투안 아르노는 이 라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벨루티는 수영, 농구, 체조 선수까지 모두에게 어울리는 맞춤 제작의 명가”라고 말했습니다.
호주, 아식스
언뜻 보기에 호주 올림픽 대표 팀의 단복은 녹색과 노랑만 사용한 매우 단순한 의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각 유니폼에는 원주민 무늬가 새겨져 있죠. 호주 <보그>에 따르면, 원주민 예술가이자 올림픽 복싱 선수 폴 플레밍(Paul Fleming)은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장이 올림픽이라는 생각에 영감을 받아 ‘함께 걷기’라는 제목의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2024 하계 올림픽 유니폼은 하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원주민 프린트가 통합된 단복입니다.
미국, 나이키
2024 하계 올림픽 단복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나이키는 옷을 공개하면서 “나이키가 지금까지 제작한 것 중 선수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았으며, 데이터에 기반해 시각적으로 통일한 제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여자 트랙 유니폼을 본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그 의상은 매우 제한적인 범위의 하이 힙 컷(High-hip Cut)이 특징입니다.
미국 국가 대표 장거리 선수인 로렌 플레시먼(Lauren Fleshman)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용 유니폼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경기력에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이 복장이 정말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면 남성도 입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나이키는 유니타드(전체가 하나로 이어진 보디 타이츠, 발레에서 주로 착용)가 유일한 옵션이 아니라는 점을 재빨리 지적했습니다. 공개 행사에서 빨간색, 흰색, 파란색 컴프레션 반바지를 입은 단거리 육상 선수 샤캐리 리처드슨(Sha’Carri Richardson)을 보세요. 문제가 된 유니타드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프랑스, 스테판 애쉬풀×르꼬끄 스포르티브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피갈(Pigalle)로 잘 알려진 스테판 애쉬풀(Stéphane Ashpool)은 유니폼을 프랑스 현지에서 제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 유도 대표 팀이 프랑스산 직물로 만든 기모노를 입을 수 있도록 유도 규제 당국인 일본의 승인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디테일에 대한 관심은 르꼬끄 스포르티브와의 협업으로 멋진 컬렉션을 탄생시켰습니다.
프랑스 올림픽·패럴림픽 대표 팀의 예술 감독인 애쉬풀은 선수들을 직접 만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멋있어 보이고 싶고, 새로워 보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프랑스인처럼 보이고 싶지만 걸어 다니는 깃발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가 멋져 보인다고 느끼면 자신감이 생기고, 이는 곧 우리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보그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캐나다, 룰루레몬
캐나다 애슬레저 업계의 거물인 룰루레몬은 올해 캐나다 대표 팀 유니폼으로 기존 틀을 깼습니다. 밝은 진홍색 프린트는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물론 스포츠 패션계에서 접근성과 적응력을 통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자석 여닫이 지퍼, 풀온 루프, 감각적인 터치 가이드 등의 기능을 통해 다양한 능력을 가진 여러 신체를 지원하도록 설계했다고 브랜드는 설명합니다.
캐나다 비치발리볼, 레프트 온 프라이데이
이번 올림픽에서는 인디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요, 이는 단순히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중 기능성 원단과 해변에서 영감을 받은 대담한 색상의 원피스와 투피스 비치웨어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레프트 온 프라이데이도 주목할 만합니다.
공동 창업자인 두 사람은 룰루레몬에서 일하면서 만난 사이로 운동복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캐나다 여자 비치발리볼 대표 팀의 첫 번째 유니폼으로 선정된 것도 당연한 결과죠. 캐나다 여자 비치발리볼 대표 팀을 이끄는 마크 에커트(Mark Eckert)는 “전 세계 대회에서 계속 정상에 오르는 캐나다 여자 비치발리볼 대표 팀과 레프트 온 프라이데이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벤셔먼
영국의 헤리티지 브랜드 벤셔먼은 3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하는 영국 대표 팀 단복과 함께 캡슐 컬렉션을 디자인했습니다. 영국 각 국가의 정체성과 역사를 상징하는 장미, 엉겅퀴, 수선화, 토끼풀 등 4개국의 꽃 모티브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국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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