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한 그랑 팔레의 변신

2024.07.26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한 그랑 팔레의 변신

파리 그랑 팔레를 2024 파리 올림픽 펜싱과 태권도 경기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아틀리에 드 프랑스 멤버들이 샤티옹 아르쉬테크트 및 전문 기술자와 힘을 합쳤다.

지난 2월에 찍은 그랑 팔레. 올림픽을 위해 아틀리에 드 프랑스 팀의 전문 기술자들이 파리의 랜드마크를 전에 없이 빛나는 모습으로 바꿔놓고 있다.

올여름 1,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많은 사람이 그저 운동 경기만 보기 위해 파리에 모여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도시의 문화적 장소와 기념비적 건물은 언제나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관광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하는 한편, 전 세계로 송출되는 올림픽 경기 중계를 위한 훌륭한 배경이 될 것이다. 파리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기 위해 프랑스 문화·체육·관광 부서와 기타 부처는 오페라 가르니에, 카루젤 개선문, 그랑 팔레 같은 파리의 랜드마크를 새 단장하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했다. 그 성과의 이면에는 건축 유산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장인 50여 명 구성의 협력단, 아틀리에 드 프랑스(Ateliers De France)의 굵은 구슬땀이 있었다.

“유형 문화유산 복원 기술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는 건 도둑질이나 다름없다고 말해요. 그 기술을 배우고, 반드시 더 많은 이에게 전수해야 한다고 여기죠.”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 대표 앙투안 쿠르투아의 설명이다.

“목표는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을 잘 보존하는 것입니다.” 아틀리에 드 프랑스의 멤버로 마레 지구에서 장식화와 금박 작업, 가죽 세공을 주로 하는 64년 역사의 스튜디오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Mériguet-Carrère)를 방문했을 때 앙투안 쿠르투아(Antoine Courtois) 대표가 우리에게 한 말이다.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가 복원한 역사적 장소로는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 엘리제궁전 등이 있다. “우리끼리는 그런 기술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는 건 도둑질이나 다름없다고 말해요. 그 기술을 배우고, 반드시 더 많은 이에게 전수해야 한다고 여기죠.” 쿠르투아의 말이다.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 소속의 도금사가 오페라 가르니에에 있는 흉상을 복원하고 있다.
복원에 사용되는 얇은 금박.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는 1875년 완공되어 이번 올림픽 기간에 대중에게 공개될 오페라 가르니에 건물 상단의 얼굴 조각에 금박을 새로 입히고, 벽감에 자리 잡은 작곡가와 작가의 청동 흉상을 말끔하게 손보고 있다. 이들은 또한 콩코르드 광장의 룩소르 오벨리스크(Luxor Obelisk)와 뤽상부르 공원을 에두른 울타리를 다시 광나게 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아틀리에 드 프랑스의 또 다른 멤버로 파리 서쪽 교외의 쉬렌에 위치한 78년 된 석조 세공업체 H. 슈발리에(H. Chevalier)가 콩코르드 광장의 초소 여덟 곳을 복원했으며, 신설된 그곳의 조각 담당 팀 아틀리에 슈발리에(Atelier Chevalier)는 나폴레옹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19세기 초 루브르박물관 맞은편에 세운 작은 아치형 카루젤 개선문의 붉은 대리석으로 된 기둥과 띠 모양 장식을 새로 고치기도 했다.

스튜디오에서 장식화를 그리고 있는 작업자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복원 작업은 유리 돔으로 된 거대한 홀, 그랑 팔레 개선 작업일 것이다. 그랑 팔레는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맨 처음 지은 곳으로, 이번 올림픽의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프랑스의 수석 건축가 프랑수아 샤티용(François Chatillon)은 2005년부터 이곳에서 패션쇼를 열어온 샤넬 하우스의 도움을 받아 벨 에포크 시대 유물을 깜짝 놀랄 만한 모습으로 변모시켰는데, 아틀리에 드 프랑스 장인들을 비롯해 1,000명에 달하는 57개 기업의 장인들이 이 작업에 힘을 쏟았다.

마레 지구에 위치한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 본사 벽에 붙은 자료 샘플.

그랑 팔레 중앙부에는 가로 50m, 세로 198m에 달하는 성당 같은 공간인 신도석이 있는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다. “모든 것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커요.” 또 다른 아틀리에 드 프랑스 소속 기업으로 금속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VLD의 CEO 프랑수아 베마에르(François Wemaëre)가 지난 2월 그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에게 한 말이다. “청동 꽃 장식 중에는 너비가 1m나 되는 것도 있어요. 멀리서도 볼 수 있게 크게 제작한 거죠.”

원래 신도석 바닥은 찰흙으로 만들었으나 1964년에 그 위로 콘크리트를 얹었다. 하지만 3년 전 시작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는 모두 제거되었다. H. 슈발리에 팀은 물을 통해 밑면 온도를 높이거나 내리는 난방 장치를 설치한 뒤, 오래된 찰흙 바닥 느낌이 나도록 4,000여 평 너비의 황토색 모래 시멘트를 깔았다.

그랑 팔레의 역사 깊은 계단을 보존하기 위해 천을 씌워둔 모습.

VLD는 발코니를 따라 설치된 약 1,100m 길이의 가드레일과 명예의 계단(Escalier d’Honneur)이라 불리는 중앙 계단의 철재를 곧게 펴고, 소실되거나 파손된 청동 디테일을 새로 교체하는 등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엔 에펠탑보다 많은 철재가 사용됐어요.” 베마에르가 건설 현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에펠탑 프레임에 7,300톤의 철재가 사용된 반면, 이곳에는 8,500톤 이상이 사용되었다.) VLD 팀은 메종 뒤로(Maison Dureau) 팀과 협력해 한 세기 동안 난간 위에 첩첩이 쌓인 페인트를 긁어내고 원래의 검은색이 나오게 한 뒤, 정확히 같은 색으로 난간 전체를 다시 페인트칠했다. 난간 복구에 총 3,000시간, 계단 복구에 총 1,000시간이 걸린 대규모 작업이었다.

금박 작업 중인 모습.

올림픽 기간에 빛을 발할 숙련된 아틀리에 드 프랑스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은 또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틀리에 메리게 카레르는 승마 경기가 치러질 베르사유궁전의 거울의 방 복원 작업에 참여했으며, 아틀리에 슈발리에는 또 다른 아틀리에 드 프랑스 멤버인 소크라(Socra)와 함께 베르사유궁전의 아름다운 뷔페 분수(Buffet d’Eau)를 수리했다. 파리에서 임시 도시형 스포츠 공원을 설립 중인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H. 슈발리에가 호텔 드 크리용의 리모델링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아틀리에 슈발리에는 마르스 광장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올림픽 기간에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릴 파리 국립 군사학교 에콜 밀리테르의 조각상을 복원했으며, 북쪽 끝자락에서는 아틀리에 드 프랑스의 사업 총괄부와 모네 프랑스(Monnaie France)가 파리에서 가장 상징적인 구조물이라 할 수 있는 에펠탑의 재도색을 진행했다.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쿠르투아의 말이다. “게다가 정말 즐거웠죠.” (VK)

    DANA THOMAS
    사진
    TREVOR TOND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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