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예약제, 최고의 인디 헤어 숍 5곳_보그 미장원 특집
2024년 대한민국에 있는 미용실은 약 11만3,000곳. 1933년 최초의 조선인 미용사 오엽주가 종로 화신미용부에서 신여성에게 내린 미용의 씨앗은 명동 미스코리아의 대모, 청담 여배우의 유행 스타일 메이커, 그리고 마침내 국경을 넘어 글로벌 K-팝 트렌드세터로 이어진다. 화학과 물리, 스승과 제자, 장인 정신과 서비스 정신이 교차하는 이 특별한 공간을 관통하는 〈보그〉의 미용 장인 이야기.
며칠에서 최대 몇 주까지 대기해야 하는 100% 예약제, 낮은 접근성으로 스스로 주체적이어야만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무한 소통을 통해 헤어 시술 그 이상의 교감을 나누는 경험도 제공한다.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개방적인 1인 미용실 5곳.
CRAZY W.C @crazy_wc
열일곱부터 동네 개인 미용실에서 경력을 쌓으며, 스물여섯 오픈한 첫 헤어 숍을 시작으로 확장 이전한 지금의 터까지 9년간 상수동 헤어 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크레이지 W.C의 헤어 디자이너 최성렬. 공간의 특색은 물론 미용실 이름을 지은 방식에서부터 풍기는 독특함은 그의 캐릭터에서 비친다. 직역하면 ‘색다른 공중화장실(W.C)’. 볼일을 마치고 나올 때 한결 산뜻해지는 것처럼,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미용실을 나설 때 사람들의 기분이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탄생한 기발한 이름이다. 톡톡 튀는 염색 시술이 시그니처인 이곳은 모발 색이 이토록 쨍하고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섬세한 기술로 보여준다. 본명보다는 ‘려리’라는 크리에이터명으로 젊은 세대에게 더 익숙한, 그의 소신 넘치는 헤어 지향점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1인 미용실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미용실 직원으로 일할 때부터 스스로 옳지 않다고 여기는 일은 고집스러울 만큼 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인턴에게 샴푸를 시키지 않고 모든 과정을 도맡아 했죠. 그때만큼 감정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때가 없고, 그 정도에 따라 헤어의 결과물이나 만족도가 좌우되니까요. 그러다 보니 프랜차이즈 미용실은 성향에 맞지 않는다고 여겼고, 조금 느리게 운영되더라도 개인 작업도 맘껏 하는 동시에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어릴 적 로망이었던, 자유로운 자기표현이 가능한 상수동에 자리 잡게 됐죠.
개성 있는 소품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수집광’의 면모가 담긴 곳이죠. 누군가 이 공간을 방문했을 때 볼거리와 경험할 만한 요소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1인 미용실을 이 정도 규모로 관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공간을 여러 개로 분리하고, 그 사이사이 소품을 장식해 시술받는 친구들에게 넓고 편안한 환경은 물론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었죠.
‘친구’라 부르는군요.
또래들 한정이죠. 부모님 나이대의 손님들에게 ‘아버지’ ‘어머니’라는 친근한 호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고객’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들더군요. 간혹 그 권위를 남용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제 작업물을 직접 찾아보고 체험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곳을 찾죠. 그렇다면 평등한 관계에서 소통하며 시술해도 충분히 괜찮지 않나요?
설득력 있는 말이군요.
몇몇 선배들이 해주던 말이 있었어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그들의 머리 위에 가격표가 눈에 보인다고요. 쉽게 말해 ‘이 사람에겐 얼마 정도의 견적이 나오겠다’는 거죠. 그 후 사람이나 제가 하는 헤어 스타일링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매일 이곳을 지키는 제게 손님은 소통의 창구, 헤어스타일은 저만의 창작물이죠.
어떤 방식으로 손님과 소통하나요?
손님이 찾아온 시안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편은 아닙니다. 그들과 제가 바라보는 모발에 대한 시선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원하는 헤어 스타일링의 핵심을 잡아내고, 타고난 모발의 장점을 강조하되 정형화되지 않은 방향으로 이끌어갑니다. 손님들은 그를 새로운 도전으로 기꺼이 받아들이죠.
최근 체감하는 헤어 트렌드는 뭔가요?
‘코토리베이지’ ‘외국 아기 머리 색’ 등등··· 이름 붙이기 나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교묘하게 이름만 조금씩 바꾼, 홍보를 위한 단편적 유행 제조가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헤어 스타일링이 가진 기술에 원론적으로 접근하되 저마다의 개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크레이지 W.C만의 매력은?
누군가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제가 추구하는 방향대로 이끌어가기에 색깔이 퇴색하지 않는 것. 그리고 진심을 알아주는 손님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인간적인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거요. 하루 만에 누구라도 친해지고, 일회성으로 찾아온 손님이라도 모두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제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이 좁은 세상이 점차 넓어지는 것 같거든요.
MASTERPIECE @masterpiec2
홍대 근처에 위치한 마스터피스의 SNS 계정을 보면 콘텐츠를 다루는 데 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선을 사로잡는 모발 색과 배경으로 장식한 인스타그램 피드, 카드 뉴스처럼 구성한 무드보드 등 무엇 하나 반복되는 스타일링을 찾아볼 수 없다. 하루 평균 여섯 명, 일대일로 고객 한 명 한 명의 모발을 세심하게 매만지는 이영현 대표는 지난 5월 초 10주년을 맞이했다. 1인 미용실이 처음 붐을 일으킨 2010년대 중반, 그 사이 팬데믹을 겪으며 퇴색한 상권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그녀가 강조하는 주특기는? 바로 머리를 자른 뒤 몇 달을 길러도 예쁜 헤어스타일. 스스로 ‘손이 빠르다’고 단언하는 그녀는 2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 미용사이기도 하다.
요즘 미용실에 대해 항간에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커트를 잘하는’ 곳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뿌듯하겠군요.
집에서도 스스로 손질하기 편하도록 커트를 하는 것이 제 철학이에요. 특히 유행 중인 레이어드 커트는 머리가 조금만 자라도 모양이 흐트러지고 지저분해지기 쉬운데, 그런 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이 재방문하는 텀이 긴 편인데 아쉽지는 않아요. 더없이 기분 좋은 칭찬이니까요.
비결이 뭔가요?
기본기를 제대로 익힌 덕분 아닐까요? 어린 시절 일본 문화를 보면서 미용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땐 일본만큼 다양한 염색과 헤어 커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없었죠. 미용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힙합 1세대의 ‘메카’나 다름없던 숍을 시작으로 대학가 미용실, 바버숍, 사모님들의 헤어 스타일링을 주로 했던 삼성동 살롱까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술을 습득했어요. 10년 정도 지나고 나니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군요.
1인 미용실이었던 이유가 있나요?
인테리어, 매장에서 흐르는 음악, 손님을 대하는 방식 등 모든 요소를 내가 원하는 대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죠. 어린 시절 대규모 헤어 숍에서 일하며 소위 말하는 ‘정치질’로 상처받았던 경험도 한몫했고요. 무엇보다 제 성향에 너무 잘 맞아요. 그야말로 ‘극 F 성향’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 성향이라면 오히려 일대일 대응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전달하는 감정에 공감하고 몰입하면서 스스로 에너지를 얻는 편이에요. 단골 고객들은 제 미용실 의자를 두고 ‘진실의 의자’라고도 부르죠. 어떤 고민이든 술술 이야기하게 된다고요. “선생님 덕분에 기분 좋아졌다”는 말은 제 ‘눈물 버튼’이나 다름없어요. 대학가 근처에서만 10년을 머물다 보니 수험생들도 많이 만나는데, 함께 합격을 기도해준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회계사가 돼 찾아오기도 하고요.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로 일상이 가득한 것이 제 행복이에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사람들은 예전 같지 않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이디어가 넘치는 동네예요. 창의성을 추구하는 직업의 사람들과 자유로운 성향의 외국인들이 드나들죠. SNS를 통해 이런저런 이미지를 자주 찾아보지만 실질적인 영감은 그 사람들에게서 받곤 해요. 그들이 원하는 개성, 그리고 섬세한 디테일을 적용하며 만들어가는 헤어스타일 하나하나가 제 세계를 완성하죠.
KIKI @kikishop_itaewon
제니하우스, 우선, 오버마스까지 셀럽들의 머리를 담당하는 청담동 대표 헤어 숍을 거치며 경력을 쌓은 김기연은 2021년 9월, 이태원의 한적한 언덕배기에 키키를 오픈했다. 심플한 오렌지색 간판과 위트가 느껴지는 그 옛날의 미용실 표시등으로 장식한 숍에 들어서면 그녀의 반려견 무기가 커다란 꼬리를 흔들며 손님을 반긴다. 식물과 엽서, 강아지를 담은 애정 어린 시선의 사진으로 장식된 소박한 공간은 미용실보다는 그녀와 무기의 오붓한 아지트처럼 느껴진다.
‘키키’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는?
큰 의미는 없고 제 이름 ‘기’의 영문명에서 연상했어요. 반려견 무기의 ‘기’도 그렇고요.
아늑한 분위기를 주는 장소입니다.
미용실을 오픈할 목적보다는 이 동네에 살고 싶어 터를 잡게 됐어요. 앞엔 공원이 있고, 상점보다는 주택가에 가까워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죠. SNS로 예약해 찾아오는 고객보다는 동네를 산책하던 주민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무기가 영업 사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요. 늘 사람으로 북적이는 커다란 숍에서 종일 근무하다 처음 갖게 된 여유예요.
어떤 컨셉으로 시작하게 됐나요?
처음엔 원하는 컬러가 무엇이든 모발에 구현해주는 ‘염색방’이 모티브였어요. 위치가 독특한 만큼 저만의 헤어 스타일링을 보고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여겼죠. 오픈 초반만 해도 알록달록한 탈색모 위주의 SNS 게시물이 많았는데, 구불구불한 ‘젤리 펌’에서부터 ‘허시 커트’까지 분야가 좀 더 다양해졌습니다. 특정 스타일링에 대한 좋은 리뷰 하나가 비슷한 스타일을 원하는 또 다른 고객으로 이어지더군요.
인상 깊은 피드백이 있다면?
공장형이 아니라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해주는 시술 덕에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표현돼서 뿌듯하다는 후기. 공간을 구현할 때 삼은 목표이기도 하니까요.
이곳에서 느끼는 헤어 트렌드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유행이 사라진 것이 유행이라고 할까요? 어린 층보다는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고객이 가장 많은 편인데도 하루 다섯 명에게 해주는 시술이 전부 달라요. 그만큼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이 다채로워졌죠.
JANGSALON @jangsalon2011
상수동 골목 어귀의 장싸롱은 ‘젠더 뉴트럴 미용실’을 지향한다. 최근에는 잡지사 에디터 출신의 작가 황선우와 김하나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여둘톡>에서 외모에 대한 듣고 싶지 않은 말, 사적인 질문으로 발현되는 불편한 감정이 없어 좋은 미용실로 언급됐다. 10여 년째 단골인데도 단 한 마디도 나눈 적 없는 고객도 있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 장설헌은 대형 미용실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느낀 불합리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이곳을 오픈했다. 앙증맞은 반려견 두부와 함께 13년째 이곳을 운영 중인 그녀가 꿈꾸는 헤어, 그 이상의 문화를 공유한다.
‘젠더 뉴트럴’이라는 키워드의 1인 미용실을 오픈한 계기는 뭔가요?
오픈할 당시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개념이었지만 늘 제 머릿속에 갖고 있던 생각이었어요. 어린 시절 강남의 대형 미용실에서 일할 때부터 남녀의 커트 가격 차이를 이해할 수 없었죠. 여성이 쇼트커트를 해도 5,000원은 비싼 가격표가 불합리하게 느껴졌어요. ‘여자 머리’ ‘남자 머리’라 구분 짓는 것이 싫어 저만의 방침을 만든 미용실을 오픈하게 됐죠. 우연한 기회에 미국 잡지에서 젠더 뉴트럴이라는 키워드를 포착했고, 제 이름을 내건 미용실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 여겼어요.
쇼트커트 전문이라는 입소문이 났어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스스럼없이 머리를 잘라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군요. 특히 여성들은 긴 머리를 목선이 드러날 정도로 짧게 커트해달라고 하면 우선 미용사들이 말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팟캐스트를 들어보니 “이런 머리는 얼굴형에 안 어울려요”라는 훈수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요.
턱 모양이 이렇기 때문에 헤어라인을 날렵하게 연출해야 하고, 계란형이 아니라 단발로 잘라서는 안 되고, 여성의 외모에 대한 편견이나 잣대가 가끔은 너무 가혹해요. 외모가 어떻든 그냥 하고 싶으면 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최대한 원하는 대로 스타일링해보면서 모질, 숱, 머릿결의 특성과 어울리는 지점을 찾아주고 독려하죠.
고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군요.
포틀랜드 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문구에 감명을 받고 미용실 앞에 전시했어요. “우리는 모든 인종, 종교, 국적, 성적 지향, 젠더, 장애인, 비장애인을 환영한다. 우리는 당신 편이다. 당신은 이곳에서 안전하다.”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 원하는 바를 솔직히 말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해요. 헤어스타일은 물론 어떤 성향이건, 절대적으로 맞고 틀린 건 없으니까요.
BBING @bbingcc
합정동 큰길에 위치한 삥 미용실에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흠칫 놀라게 된다. 온통 붉은 벽과 정면으로 보이는 초상화와 마리아상, 다소 ‘괴랄한’ 곳곳의 인테리어 소품과 느닷없이 놓인 안마 의자까지. 하지만 그 무엇보다 독보적인 것은 1990년대에 이가자, 준오, 최가을 등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부터 방송, CF의 헤어 스타일링을 하며 경력을 쌓아온 25년 차 미용사 김경신의 캐릭터다. 카메라 렌즈 앞에서 온갖 특이한 포즈를 취하지만 사실은 극내향형의 인물. 일명 ‘욕망의 히피 펌’으로 불리는 삥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헤어 스타일링은 단 하나, 모근부터 머리끝까지 그야말로 ‘빠글빠글한’ 컬로 가득한 히피 펌이다.
수기로 쓴 고객 장부가 독특합니다
이름, MBTI, 혈액형과 선물을 적죠. 외향형보다는 내향형이 대부분이에요. MBTI가 ‘E’로 시작하는 친구들은 이런 히피 펌 안 해도 놀 거리도, 오라는 데도 많아요. 내향형은 한참을 지켜보고, 참고, 또 참다가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죠. 직장을 그만두거나, 변신하고 싶거나, 재미있게 살고 싶거나, 무엇이든 바꾸고 싶을 때 헤어스타일이 제일 쉬워요. 내향형의 욕망과 집착이 집약돼 있죠. 선물은 미역국, 멸치볶음, 반찬 4종 세트··· 강요한 적은 없는데 SNS에 인증하다 보니 스스로 손님들이 압박을 느끼는지 바리바리 음식을 챙겨오더군요.
히피 펌만 전문으로 하게 된 계기는?
미용을 사랑하진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경력이 이만치 쌓이다 보니 ‘나만의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죠. 자연스럽게 그런 시점이 오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펌을 전문으로 한 1인 미용실을 오픈하게 됐고요. 시대는 빠르게 바뀌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유행을 좇아요. 매번 그걸 좇아가는 건 불가능하고, 두루두루 모든 스타일링을 잘할 수도 없어요. 마이너에 속해도 누군가는 찾기 마련이고, 또 언젠가 유행이 찾아왔을 때 이곳을 선택하게 되겠죠.
컬의 비결이 궁금해요.
컬을 얇고 정성스럽게 손으로 하나하나 뜨는 것은 기본, 일반 펌 기기 세 대를 하나로 합쳐 사용해요. 일반 미용실에서는 히피 펌만 하지 않으니 이렇게 시술하기 어렵죠. 결국 ‘기계발’이에요. 한 명당 5~6시간 정도 소요되니 서로가 하루를 온전히 투자할 각오를 하고 와야 하고요. 스스로 너무 힘들이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유지 비용으로 시술할 수 있는 것이 하루 단 한 명이에요. 예약도 운에 맡겨야 하죠.
단골 관리법이 있나요?
기존에 다니던 단골 미용실을 ‘배신’해야만 이곳에 올 수 있어요. 생애 처음 도전해보고 싶은 펌이 생겼을 때 말이죠. 제겐 단골손님이 없어요. 수년이 지나 다시 돌아와서 또 펌을 한다 해도 쉽게 기억은 못해요. ‘방목’이 곧 관리법입니다. (VK)
- 포토그래퍼
- 정우영, 이예지
- 헤어 & 메이크업
- 채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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