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타 존슨이 선택한 궁극의 안티 ‘잇 스니커즈’
판세를 뒤집을 만한 스니커즈가 나오지 않아서일까요? 아디다스 삼바의 여운이 생각보다 깁니다. 예의 뜨거운 반응은 사그라들었지만 거리에 나가보면 모두가 여전히 클래식하고 슬림한 스니커즈를 즐기는 추세죠.
다코타 존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초록색 아디다스 삼바는 그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신발일 겁니다. 보기 좋게 해진 앞코만 봐도 알 수 있죠. 최근에는 나이키 코르테즈에 호감을 보이긴 했지만요.
그랬던 그녀가 지난 30일, 조금 색다른 나이키 스니커즈를 신고 나타났습니다.
샤넬 블레이저와 블랙 팬츠 아래 자리한 건 나이키 V2K 런 스니커즈였습니다. 메탈릭 디테일과 도톰한 밑창, 투박하고 거대한 셰이프에 단번에 눈이 갈 수밖에 없었죠. 일명 ‘아빠 신발’이라 불리는 어글리 스니커즈의 전형이었습니다.
스니커즈를 비롯한 어글리 슈즈는 안티 패션의 일종입니다. 멋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겠다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호들갑 떨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는 아이템이죠. 어글리 슈즈 하면 손꼽히는 버켄스탁이나 크록스 모두 애초에 패션을 목적으로 탄생한 신발이 아니니까요. 모두가 편안한 옷을 입던 팬데믹 이후 인기가 가속화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못생긴 생김새’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긴 했지만요.
재미있는 건 트리플 S로 어글리 스니커즈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개척한 뎀나는 정작 이 신발이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201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그저 발이 작아 보이는 게 싫었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소위 ‘못생긴’ 디자인에 대한 의도는 없었다면서요. 그래서일까요? 다코타 존슨의 실루엣이 유난히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알록달록하고 얄팍한 스니커즈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요즘 흐름에 철저히 무관심한 듯한 선택이 아이러니하게도 더 멋스럽게 느껴지죠. 어쩌면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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