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로 결정된 올가을 가방 색
올 봄과 여름, 우리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을 원 없이 즐겼습니다.
버터 옐로 컬러의 토트백부터 베이비 블루 빛깔의 핸드백까지, 가방 색도 알록달록한 사탕 봉지처럼 달콤하게 물들었죠. 그리고 가을을 앞둔 지금, 2024 F/W 런웨이에 오른 백을 살펴봤습니다. 만장일치에 가깝더군요.
올 가을과 겨울, 가방 색은 버건디가 지배할 거라는 의견에 말이죠. 샤넬, 루이 비통, 에르메스 등 한 입김 한다는 하우스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버건디 색조의 백을 내놓았으니 말 다 했습니다. 크기, 모양 불문 모든 가방이 깊고 진득한 빛깔을 뿜어내고 있었죠. 컬러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존재감과 함께요. 다가올 계절에는 굳이 다른 색으로 눈 돌릴 필요가 없을 듯했어요. 스크롤을 내려 그 자태를 함께 살펴볼까요?
구찌는 버건디의 고혹적인 면모를 끌어올렸습니다. 푹신한 패딩 백부터 부드러운 가죽 백까지, 광택이 도는 질감으로 깊이감을 더했죠. 하나같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단단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상이 미니멀하든, 화려하든 모든 외출 룩에 세련된 포인트가 되어줄 것처럼 보였죠.
샤넬은 퀼팅 백 라인을 이어갔습니다. 금줄이 얽힌 클래식한 체인 스트랩이 보디의 선명한 컬러감과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순 없었죠. 고전적이었습니다. 한편 미우미우는 구름처럼 부드러운 클라우드 백을 선보였어요. 톱 핸들이 버젓이 있었지만 인형처럼 품에 꼭 안고 다니고 싶은 질감이었죠. 한 차례 톤 다운된 컬러감은 안정감을 선사했습니다.
루이 비통의 백은 기하학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미니어처 트렁크와 박스를 보는 것처럼 선명한 실루엣을 자랑했죠. 버건디의 차분한 무드와 어우러지니 한층 더 우아해 보였습니다. 금빛 디테일은 모던한 느낌을 더해주기에 충분했고요.
에르메스는 모노크롬 룩으로 승부했습니다. 의상과 완벽하게 한 몸을 이루며 버건디 특유의 고급진 분위기를 배가했죠. 동시에 가죽 소재의 반질한 표면이 더욱 돋보였고요. 페라가모도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와인을 몇 방울 더 섞은 듯한 색조는 모든 가을 룩을 너그럽게 품어줄 것만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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