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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d Together

2024.08.23

Bond Together

카이스트 과학자들의 끈끈한 팀워크로 완성한 폴리페놀 팩토리의 탈모 샴푸 ‘그래비티’의 반응이 뜨겁다.
폴리페놀 팩토리의 대표,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폴리페놀 팩토리의 대표,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석좌교수.

폴리페놀 팩토리가 생소한 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폴리페놀 팩토리는 지난해 8월 카이스트 교원 창업으로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카이스트 화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와 제자 양한열, 주헬렌 두 명의 젊은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습니다. ‘일상의 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눈에 보이는 효과와 인간에게 이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과 제자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라니 매우 신선합니다. 각자 맡은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양한열 연구원은 폴리페놀의 ‘접착’ 분야를, 김은우 연구원은 ‘갈변’ 현상 중심의 폴리페놀을 연구하고 있고 최근 연구실에 합류했습니다. 막내 주헬렌 연구원은 양한열 연구원과 함께 폴리페놀의 접착을 연구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약학대학원에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팀원 각자의 연구 분야가 조금씩 달라서 여러 분야의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폴리페놀 팩토리의 첫 제품, 그래비티 헤어 리프팅 라인. 100% 비건 성분과 EWG 그린 등급의 안전한 성분으로 배합해 독일 더마테스트의 최고 등급인 ‘엑셀런트’ 등급을 획득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용기로 플라스틱 사용까지 대폭 줄였다.

사명에도 들어간 ‘폴리페놀’은 폴리페놀 팩토리의 메인 제품인 탈모 샴푸 ‘그래비티’의 핵심 성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폴리페놀을 25년 정도 연구하면서 눈여겨본 것이 바로 폴리페놀의 접착력입니다. 그중에서도 단백질과 잘 붙는 성질이 있어 단백질 성분인 모발과 접착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비티에는 폴리페놀 팩토리의 특허 성분인 ‘리프트맥스(LiftMax 308™)’를 사용했는데요, 리프트맥스는 커다란 폴리페놀이라고 여기시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더 강력한 폴리페놀, 그렇기에 단백질인 모발을 더 강력하게 잡아주는 힘이 생기죠. 강력한 특허 성분 덕분에 사용 효과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렇게 강력한 탈모 케어와 함께 가늘고 힘없이 처지는 모발의 볼륨 케어까지 가능한 ‘그래비티’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그런 기술 혁신이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 같아요. ‘그래비티’ 제품을 론칭하자마자 품절되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이제 시작한 스타트업이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론칭하자마자 반응이 뜨거웠죠. 쇼핑몰 서버가 다운되다시피 하고 문의 전화가 빗발쳤어요. 처음에 준비한 제품뿐 아니라 미니 샘플까지 109시간 만에 다 팔려나갔고, 추가로 급하게 만든 물량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4차 예약 판매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갔으니까요. 외부에선 품절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정말 품절이어서 팔고 싶어도 팔 물건이 없었습니다. 제품의 기술력을 알아봐주신 거죠.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왼쪽부터) 양한열 연구원이 입은 셔츠는 자라(Zara), 팬츠는 송지오 옴므(Songzio Homme). 주헬렌 연구원이 입은 아이보리 컬러 니트 톱은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김은우 연구원이 입은 재킷은 르비에르(Lvir). 이해신 교수가 입은 블랙 컬러 재킷은 송지오 옴므, 니트 톱은 코스(COS).

폴리페놀 팩토리는 지난해 8월 설립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이제는 한식구 같은 느낌이 들어요. 회사를 설립한 것은 이제 1년이지만, 연구 기간은 더 길었기에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함께 보냈습니다. 연구실에는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샴푸 체어가 있어서 머리도 감겨주고 드라이까지 해주며 서로의 모발 변화를 연구하고 있어요. 아, 우리 특허 성분 ‘리프트맥스(LiftMax 308™)’의 숫자 308은 우리 연구실 308호에서 따온 숫자예요. 그만큼 연구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밤새도록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인체용 폴리페놀 글루’ 제품을 테스트할 때는 서로 속눈썹과 네일을 붙여주며 테스트했죠. 속눈썹에 인조 네일까지 붙인 상태로 강의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이런 이상한 모양새로 넷이 몰려다니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느낍니다. 이런 시간을 여러 계절 반복하다 보니 서로 정도 들고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네 분이 함께 있을 때 분위기가 참 좋아 보입니다. 과학자에 대해 가진 고정관념이 다 깨지는 느낌이에요.
연구로 받은 스트레스를 함께 재미있게 풀곤 해요. 매년 상용화 연구실에서 작은 할로윈 파티를 여는데 지난해 컨셉은 ‘무중력’이었어요.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마지처럼 머리를 가득 부풀린 분도 있었고, 그 밖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컨셉의 코스프레가 난무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드래곤볼>의 초사이어인 머리를 하고는 학생들 눈에 띌까 봐 숨어 다녔어요.

폴리페놀 팩토리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군요. 개발 중인 제품도 궁금합니다.
앞서 살짝 언급한 ‘인체용 폴리페놀 글루’는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요. 여성이 사용하는 아이래시 글루, 네일 글루가 거의 공업 본드에 가까운 성분이어서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죠. 그래서 이런 성분을 배제하고 천연 폴리페놀 성분으로만 기존 미용 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헤어케어 제품으로는 곱슬머리를 매끈한 직모로 만들어주는 ‘스트레이트 샴푸’와 모발 색깔을 밝게 만들어주는 ‘금발로 샴푸’ 등 연구 중인 아이템이 많습니다. 스트레이트 샴푸는 개발이 끝나서 올해 안에 출시될 것 같군요. 화장품 연구원들의 시선과 과학자들의 접근이 다르다 보니 제품 성능에서 여러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눈에 보이는 효과의 제품, 유해한 성분을 덜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포토그래퍼
    배준선
    콘텐츠 에디터
    이재은
    스타일리스트
    김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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