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유행할 흰색 운동화는 매우 낡고 더러울 것입니다
“운동화는 빨아 신어라.” 엄마의 잔소리는 잠시 잊어버리세요. 적어도 코치의 수장 스튜어트 베버스의 창조적인 비전 아래에서는 라미네이트한 치아처럼 새하얀 운동화는 멋스럽지 않습니다.
스튜어트는 “새로운 세대가 미국의 클래식을 발견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식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고, 그 말처럼 코치 2025 S/S 컬렉션에서 ‘젊은 미국인’을 그려냈죠. 특히 런웨이를 걷는 낡은 신발에서 1990년대의 젊은이들이 보였습니다.
힙합이 있기 전, 문화는 ‘록’이 지배했습니다. 기성세대를 향한 반항심은 기존 질서를 경계하고 무너뜨리는 형태로 드러났죠. 그런지나 펑키 룩이 뉴욕과 런던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요. 물 빠진 청바지나 헐렁한 체크 남방, 낡은 그래픽 티셔츠가 유행을 선도했죠. 일명 ‘더티 슈즈’, 꼬질꼬질한 운동화도 그 일환입니다. 요즘 다시 록 밴드가 사랑받고, 오아시스가 재결합하며, 겨울에도 물 빠진 허연 청바지를 입고, 공대생들의 교복이 등장하는 건 괜히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 물질만능주의의 팽배, 경제 악화 같은 사회 맥락 안에서 문화가 보내는 일종의 ‘멈춤’ 신호죠.
요즘 Z세대가 1980년대 말~1990년대에서 레퍼런스를 찾는 건, 그 시대 젊은이들과 생각이 비슷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그 시대 젊은이들이 현재의 질서를 쌓아왔는데도요.
<신발이 첫인상의 원천>이라는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웰즐리 칼리지(Wellesley College) 심리학과 부교수 앤절라 반스(Angela Bahns)는 과거 미국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저희 연구에 따르면 깔끔하고 단정한 신발을 신는 것은 불안하거나 양심적이거나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면서 “런웨이에서 더러운 신발을 신는 건 차분한 사람이며, 긴장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하려는 노력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뉴욕 포스트>가 지난 5월 내보낸 “Z세대가 ‘무심한 태도’를 과시하기 위해 더러운 운동화를 사고 있다”는 기사 내용이 얼추 맞다는 이야기입니다.
코치의 런웨이로 돌아가자면, 여러 나라의 <보그>에서 ‘수백 걸음의 마일리지를 쌓은 듯한 이 스니커즈는 다음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유행 예감, 품절 각이란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I Heart NY’ 티셔츠로 시작된 그의 쇼가 1990년대와 다른 점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테일러링의 미학이 있다는 것입니다. 재활용 원단을 조각내 패치워크로 만든 팬츠, 가죽을 재활용해 만든 재킷은 불완전했던 것도 완벽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표현으로 읽힙니다. 오래되었지만, 고쳐 쓸 수 있다는 희망이죠. 그들이 원하는 새 시대가 올까요? 오직 운명을 관장하는 파르키아만이 이 답을 알겠지만, 일단 스튜어트 베버스는 희망에 베팅을 했습니다. 낙관주의자는 새카매진 운동화 위에 깨끗한 새 인형과 자동차를 얹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인형 놀이나 하라는 것인가?’, 비관주의자의 눈은 이토록 비뚤어졌지만 신발은 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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