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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과 겨울, 꼭 체크해야 할 치마 트렌드

2024.09.23

올 가을과 겨울, 꼭 체크해야 할 치마 트렌드

우리가 흔히 ‘전통적’이라고 일컫는 의류는 인류 대대로 내려오는 가치와 상징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런 옷은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선 사회·문화적 유산입니다.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요. 하지만 이런 전통은 때때로 기존 맥락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현대적인 감성을 거쳐 재해석되는 거죠. 물론 불안정해 보일 수는 있지만요. 시대의 흐름과 함께 동시대 디자이너의 창의력과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초포바 로위나의 스커트를 입은 카미유 샤리에르. Getty Images
Chopova Lowena F/W 2024 RTW
Chopova Lowena S/S 2025 RTW

18세기에 탄생한 유서 깊은 의상, 킬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펑크, 초포바 로위나의 지속 가능성, 버버리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등 패션계는 킬트의 새로운 비전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지요.

사실 ‘전통적인’ 킬트는 치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허리를 벨트로 두르고 핀으로 고정해서 입는, 타탄 체크가 프린트된 드레이프 천이죠. 천의 길이는 최대 5m였습니다. 천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누워서 입는 게 가장 수월한 방식이었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길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스커트 스타일로 단순화된 거지요.

비비안 웨스트우드. Getty Images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상징하는 패턴이 된 타탄 체크. Getty Images

구조도 구조지만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타탄 체크입니다. 스코틀랜드 각 부족을 구별하는 데 사용된 패턴이죠. 여러 디자이너의 노고 덕에 지금은 패션계에서 더욱 상징적인 패턴으로 부상했지만요. 새로운 텍스처와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타탄 체크는 클래식과 현대 감성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패턴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타탄 체크를 결합한 초포바 로위나의 스커트를 떠올려보세요.

Burberry F/W 2024 RTW
Burberry F/W 2024 RTW
@jlo

킬트를 가장 현대적으로 풀어낸 디자이너는 버버리의 다니엘 리입니다. 그가 선보인 맥시한 길이의 타탄 체크 스커트는 레드 카펫에서도 거뜬할 법한 드레시한 분위기를 자아내죠(제니퍼 로페즈는 2024 F/W 컬렉션의 3번 룩을 선택했더군요). 자잘한 주름 덕분에 실루엣은 가뿐했고, 다양한 컬러 조합은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켰습니다.

타탄 체크는 도트, 스트라이프, 아가일 등 다양한 패턴 사이에서 본연의 클래식한 매력을 뽐냅니다. 시즌마다 달라진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단순히 우리 옷장의 선택지가 늘어서만은 아니에요. 세상을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죠.

Selene Oliva
사진
Getty Images, GoRunway, Instagram,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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