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찢고 나온 요리사, 만찢남 조광효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우리 대부분은 미식가이자 음식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 앞에서도 주변 맛집이 우선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기준을 충족하긴 어렵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밥맛은 제각각이고, 자라며 겪은 경험과 추억 때문에 선호하는 음식도 다르다. 하지만 명작은 취향을 뛰어넘는다. 요리에서 명작이란 결국 진심이 아닐까. 진정성 있는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다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그 이름처럼 유·무명의 대결 구도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80인이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하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미슐랭 3스타 모수 오너 셰프가 심사한다. 셰프들은 각자의 스토리에 어울리는 별명을 부여받는다. 이 중 주목받는 8인의 셰프는 범상치 않은 ‘요리사(史)’로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테이블을 선보이고 있다.
‘조광201’ ‘조광101’ 오너 셰프
중식은 불을 사용한 웍 요리를 자주 하는데, 나는 차가운 쓰촨요리를 선보인다. 15분 안에 빠르게 낼 수 있으면서도 전통 중국요리의 틀을 벗어나 새로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201은 쓰촨요리 베이스의 레스토랑으로 마라탕이 매력적이다. 101은 일종의 연구실로, 내가 상상해온 요리를 현실화하고자 한다. 굴을 훈제해서 고추기름에 버무리는 요리, 직접 만든 금화햄(중국식 하몽)을 응용한 요리 등 직접 개발한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만찢남
만화방을 운영하면서 만화책 <철냄비 짱!>을 읽고 요리에 흥미가 생겼다. 만화 그대로 만들어보곤 했다. 대부분 실패했지만 하나만 성공해도 나만의 레시피를 얻은 것처럼 기뻤다. 이후에 중국에서 출판된 요리책을 스스로 번역해가며 공부했다. 요리 학원은 기피했는데, 누가 알려주는 것보다 독학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한때 친구와 함께 술집을 운영하다가 중국 식재료 수입이 원만하지 않아 고충을 겪었는데, 그 참에 본격적으로 중식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출연 이유
스승 없이 요리해온 내가 맞게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인상적인 심사 평
백종원 심사 위원이 독학으로 이 정도 요리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셰프로서 장점
내 요리에 자긍심이 없다. 오해할 수 있는 말이지만 자긍심이 아집이나 고집으로 변형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요리는 열려 있고 그만큼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소울 푸드
중국 쓰촨에서 먹은 훠궈. 먹지 못할 정도로 매웠지만 내가 원해서 끝을 봤다. 이것이 내가 지향하는 요리임을 깨달았다.
존경하는 셰프
인맥을 쌓지 않아서 제일 존경하는 요리사는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 나오는 생쥐 셰프 레미를 꼽겠다.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요리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목표
미슐랭 가이드의 빕구르망에 등재되는 것.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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