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맛있네!” 중식여신 박은영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우리 대부분은 미식가이자 음식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 앞에서도 주변 맛집이 우선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기준을 충족하긴 어렵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밥맛은 제각각이고, 자라며 겪은 경험과 추억 때문에 선호하는 음식도 다르다. 하지만 명작은 취향을 뛰어넘는다. 요리에서 명작이란 결국 진심이 아닐까. 진정성 있는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다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그 이름처럼 유·무명의 대결 구도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80인이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하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미슐랭 3스타 모수 오너 셰프가 심사한다. 셰프들은 각자의 스토리에 어울리는 별명을 부여받는다. 이 중 주목받는 8인의 셰프는 범상치 않은 ‘요리사(史)’로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테이블을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 마제스틱 시추안’ 수셰프
이곳은 쓰촨요리에 광둥식을 가미한 레스토랑이다. 홍콩과 중국의 다양한 식재료 맛에 집중한다. 이전부터 중국과 홍콩 본토의 음식을 배우고 싶었는데 기회가 여의치 않은 데다 심지어 코로나로 출국이 어려웠다. 셰프로 일한 ‘홍보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여겨 이동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10여 년간 배운 뒤 홍콩에 가니 습득이 더 빠른 듯하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키친 분위기를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
셰프로서 장점
작은 소홀함이 모여서 과오를 만들어낸다. 남들은 모르는 작은 차이라도 고집스럽게 유지한다. 시간이 걸리고 수고스러워도 내가 맞다고 간주하는 과정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또한 지루한 걸 참지 못한다. 어릴 적엔 단점으로 여겼는데,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을 계속하는 성격이 셰프로서 큰 장점이다.
출연 이유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경쟁 구도에 스트레스 받을까 봐 마지막까지 출연을 고민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셰프들을 보면서 자극받을 수 있는 기회라 놓치긴 싫었다. 나의 스승인 여경래 셰프님도 잃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로 여기라며 권하셨다.
중식여신
중식계에 여성 셰프가 많지 않아서 부여받은 닉네임인 듯하다.
인상적인 심사 평
백종원 심사 위원이 내가 만든 만두를 먹고 “아따, 맛있네”라고 하셨다. 어떤 말보다 맛있다는 표현은 셰프를 설레게 한다. 내 대표 음식은 유린기지만 많은 분이 만두를 좋아해주신다.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꼽아준 메뉴도 만두다. 딤섬보다는 두께감 있는 피에 육즙이 흐르는 교자만두에 가깝다.
중식을 시작한 계기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조리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가장 인기 없는 전공이 중식이었다. 직관적인 맛과 다양한 조리법으로 단시간에 조리해내는 중식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멋진 장르에, 한국 중화요리 역사에 왜 여성 셰프가 없을까 호기심에 시작했고, 지금도 편견을 깨나가는 중이다.
존경하는 셰프
중식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여경래 셰프님 밑에서 10여 년간 음식을 배웠다. 음식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태도를 가르쳐주셨다. 일하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분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
소울 푸드
일을 시작했을 때 대부분 남성 셰프들이어서 제육볶음을 ‘스탭밀(스태프 점심)’로 자주 했다. 지금도 제육볶음을 보면 초보 셰프 시절이 생각난다. 영원할 것처럼 힘든 시간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위로를 주는 음식이다.
외식 트렌드
비건 레스토랑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고객의 채식 관련 요청도 많아졌기에, 메뉴를 만들 때 이에 대비해야 한다. 셰프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또한 요즘은 직관적인 맛을 선호하는 듯하다. 모호한 맛보다는 식재료 자체의 맛에 집중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목표
지금 머무는 홍콩에서 새로운 영감을 많이 받은 다음 한국에 돌아와서 내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다. 그럼으로써 ‘한국 중식’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컨셉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VK)
관련기사
-
엔터테인먼트
할머니 맛을 내는 장사천재 조사장, 조서형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미스터 초밥왕’ 키드, 트리플스타 강승원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안주꾼이자 파수꾼!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만화를 찢고 나온 요리사, 만찢남 조광효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나폴리를 정체성으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배달원에서 요리사로,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2024.09.24by 김나랑
-
엔터테인먼트
즐겁게 먹고 마시자! 히든천재 김태성
2024.09.24by 김나랑
- 포토그래퍼
- 김선혜
- 피처 디렉터
- 김나랑
- 컨트리뷰팅 패션 에디터
- 김미진
- 스타일리스트
- 김나현
- 헤어
- 안미연, 오지혜
- 메이크업
- 김지현, 박혜령
- 세트
- 최서윤(Da;rak)
추천기사
-
여행
풍성하고 경이로운 역사를 품은 스페인 중부 여행 가이드
2024.11.22by VOGUE PROMOTION, 서명희
-
리빙
홀리데이 무드 가득한 백화점 3
2024.11.06by 오기쁨
-
뷰티 화보
장미에 대한 찬사, 크리스챤 디올 뷰티 그리고 한소희
2024.11.20by 이주현
-
엔터테인먼트
‘회수조’, 현실을 비추는 아포칼립스 연극
2024.11.15by VOGUE
-
엔터테인먼트
'좋거나 나쁜 동재',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우리 동재
2024.10.29by 강병진
-
아트
200년 만에 발견된 쇼팽의 왈츠 악보
2024.10.31by 오기쁨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