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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맛있네!” 중식여신 박은영

2024.09.24

“아따, 맛있네!” 중식여신 박은영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우리 대부분은 미식가이자 음식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 앞에서도 주변 맛집이 우선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기준을 충족하긴 어렵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밥맛은 제각각이고, 자라며 겪은 경험과 추억 때문에 선호하는 음식도 다르다. 하지만 명작은 취향을 뛰어넘는다. 요리에서 명작이란 결국 진심이 아닐까. 진정성 있는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다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그 이름처럼 유·무명의 대결 구도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80인이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하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미슐랭 3스타 모수 오너 셰프가 심사한다. 셰프들은 각자의 스토리에 어울리는 별명을 부여받는다. 이 중 주목받는 8인의 셰프는 범상치 않은 ‘요리사(史)’로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테이블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서형의 스트라이프 스커트 수트와 셔츠, 보타이, 슈즈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윤남노가 입은 재킷은 송지오 옴므(Songzio Homme). 임태훈이 입은 셔츠와 재킷은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박은영이 입은 재킷과 셔츠는 톰 브라운(Thom Browne). 권성준이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는 뉴인(Neu_In), 슈즈는 돌체앤가바나. 강승원이 입은 스트라이프 재킷과 셔츠, 팬츠는 뉴인, 안경은 구찌(Gucci), 슈즈는 프라다(Prada). 김태성이 입은 재킷은 송지오 옴므, 슈즈는 알든(Alden at Unipair). 조광효가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는 우준장(Woojun Jang), 슈즈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그랜드 마제스틱 시추안’ 수셰프

이곳은 쓰촨요리에 광둥식을 가미한 레스토랑이다. 홍콩과 중국의 다양한 식재료 맛에 집중한다. 이전부터 중국과 홍콩 본토의 음식을 배우고 싶었는데 기회가 여의치 않은 데다 심지어 코로나로 출국이 어려웠다. 셰프로 일한 ‘홍보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여겨 이동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10여 년간 배운 뒤 홍콩에 가니 습득이 더 빠른 듯하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키친 분위기를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

머메이드 라인 스커트와 박시한 풀오버는 릭 오웬스(Rick Owens), 레이어드한 반지는 무아초(Muahcho).

셰프로서 장점

작은 소홀함이 모여서 과오를 만들어낸다. 남들은 모르는 작은 차이라도 고집스럽게 유지한다. 시간이 걸리고 수고스러워도 내가 맞다고 간주하는 과정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또한 지루한 걸 참지 못한다. 어릴 적엔 단점으로 여겼는데,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을 계속하는 성격이 셰프로서 큰 장점이다.

출연 이유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경쟁 구도에 스트레스 받을까 봐 마지막까지 출연을 고민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셰프들을 보면서 자극받을 수 있는 기회라 놓치긴 싫었다. 나의 스승인 여경래 셰프님도 잃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로 여기라며 권하셨다.

중식여신

중식계에 여성 셰프가 많지 않아서 부여받은 닉네임인 듯하다.

인상적인 심사 평

백종원 심사 위원이 내가 만든 만두를 먹고 “아따, 맛있네”라고 하셨다. 어떤 말보다 맛있다는 표현은 셰프를 설레게 한다. 내 대표 음식은 유린기지만 많은 분이 만두를 좋아해주신다.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꼽아준 메뉴도 만두다. 딤섬보다는 두께감 있는 피에 육즙이 흐르는 교자만두에 가깝다.

중식을 시작한 계기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조리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가장 인기 없는 전공이 중식이었다. 직관적인 맛과 다양한 조리법으로 단시간에 조리해내는 중식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멋진 장르에, 한국 중화요리 역사에 왜 여성 셰프가 없을까 호기심에 시작했고, 지금도 편견을 깨나가는 중이다.

존경하는 셰프

중식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여경래 셰프님 밑에서 10여 년간 음식을 배웠다. 음식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태도를 가르쳐주셨다. 일하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분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

소울 푸드

일을 시작했을 때 대부분 남성 셰프들이어서 제육볶음을 ‘스탭밀(스태프 점심)’로 자주 했다. 지금도 제육볶음을 보면 초보 셰프 시절이 생각난다. 영원할 것처럼 힘든 시간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위로를 주는 음식이다.

외식 트렌드

비건 레스토랑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고객의 채식 관련 요청도 많아졌기에, 메뉴를 만들 때 이에 대비해야 한다. 셰프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또한 요즘은 직관적인 맛을 선호하는 듯하다. 모호한 맛보다는 식재료 자체의 맛에 집중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목표

지금 머무는 홍콩에서 새로운 영감을 많이 받은 다음 한국에 돌아와서 내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다. 그럼으로써 ‘한국 중식’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컨셉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VK)

    포토그래퍼
    김선혜
    피처 디렉터
    김나랑
    컨트리뷰팅 패션 에디터
    김미진
    스타일리스트
    김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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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미연, 오지혜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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