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해, 이 신발만큼은 납작해야 합니다
플랫 슈즈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릅니다.
굽 높은 부츠로 귀결되곤 하는 가을 신발 트렌드까지 플랫 슈즈에 잠식된 걸 보면요. 이번 시즌 플랫 슈즈 트렌드는 사실상 클래식과 동의어나 마찬가지입니다. 런웨이에 오른 플랫 슈즈는 한번 장만해두면 향후 몇 년은 거뜬한 모델이 대부분이었죠.
굽과 플랫폼을 걷어낸 클래식 슈즈의 맨얼굴은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우아했습니다. 격식과 스타일을 위해 편안함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걸 또다시 절감할 수 있었고요.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납작한 밑창의 멋을 일깨워줄, 런웨이 속 플랫 슈즈를 모았습니다. 멕시코 <보그>가 꼽은 리스트를 바탕으로요.
발레리나
수년째 트렌드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발레리나 플랫은 1990년대 패션의 부활과 궤를 함께합니다. 시즌마다 가장 다채로운 모습으로 재해석되는 신발이기도 한데요. 이번 시즌은 논슈즈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납작하고 얇은 밑창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니멀했죠. 얇은 프린지 장식으로 뒤덮인 에카우스 라타의 발레리나 플랫조차 과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로퍼
비록 구찌가 공중 부양에 가까운 두께의 플랫폼으로 로퍼의 새로운 챕터를 열긴 했지만요. 프로엔자 스쿨러, 자크뮈스, 유돈초이, 마르코 람발디, 타미 힐피거 등 다른 하우스는 덜어내기에 집중했습니다. 지난 몇 시즌을 풍미했던 청키 로퍼의 투박한 자태는 온데간데없었죠.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신발장에서 발견할 법한 정갈한 형태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자크뮈스는 얼룩말 프린트를 입혀 유쾌함을 더했고요.
스니커즈
날렵한 스니커즈의 인기가 런웨이에도 퍼졌습니다! 특히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프로엔자 스쿨러의 스타일링이 인상 깊었죠. 단정한 재킷과 코트 룩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으며 편안한 느낌을 더했거든요. 매끈한 모양새 덕분에 더욱 감쪽같았고요. 스포티한 고무 밑창으로 포인트를 준 홀츠베일러의 스니커즈는 알록달록한 룩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해주었습니다.
메리 제인
메리 제인 슈즈, 걸리시하고 러블리한 신발의 대명사죠. 소녀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묘하게 자극하기도 하고요. 2024 F/W 런웨이에서는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모습이었습니다. 장식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대신 본연의 클래식한 라인에 집중했죠. 짱짱한 밴딩 스트랩을 더한 르메르의 슈즈는 온갖 스타일에 카멜레온처럼 녹아들 것이 분명해 보였고요. 겨울에는 도톰한 양말/타이츠에 함께하면 딱이겠더군요.
슬립온 뮬
발만 쓱 밀어 넣으면 끝나는 슬립온 스타일의 뮬입니다. 로로피아나, 로샤스 등 우아함을 추구하는 하우스에서 나란히 내놓은 신발이죠. 디자인도 섭섭하리만치 간결했습니다. 고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슬리퍼 같았죠. 얇디얇은 밑창은 어쩐지 귀한 곳만 거닐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고요. 미우미우는 지난 시즌 더 로우에 이어 호텔 슬리퍼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모두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럭셔리를 보는 듯했죠.
- 포토
- Instagram,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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