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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런웨이, 아티코의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

2024.10.03

첫 런웨이, 아티코의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

여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건 결국 여자다. 요즘 여자들의 갖가지 취향을 만족시키는 여성 디자이너들을 〈보그〉가 만났다.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는 아티코를 설립한 지 7년이 지난 뒤에야 처음으로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쇼를 선보였다. 데뷔가 늦은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Courtesy of The Attico

단정한 가르마에 찰랑이는 긴 생머리, 최소한의 메이크업. 질다 암브로시오(Gilda Ambrosio)와 조르지아 토르디니(Giorgia Tordini)는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전부터 인스타그램 스트리트 스타일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전직 패션 에디터였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사업적 성공과 개인적 성공 사이를 느긋하게 오갔다. 모든 것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인 것처럼 시크함을 내뿜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티코(The Attico)의 두 설립자는 여성이 패션계에서 일하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해야 했다. 아티코의 패션쇼 데뷔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지금 판매하는 2024 봄/여름 컬렉션이 바로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지난해 늦여름, 쇼가 시작되기 직전에 아티코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패션 위크 참가를 두고 많은 추측이 있었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요?

GT 회사를 탄탄히 세우고, 팀의 구조와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항상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쇼를 통해 이렇게 큰 행사에 참여하면서 이미 아티코의 시각언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관객을 상대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기로 한 거죠. 동시에 아티코가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GA 이번 쇼는 기술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할 거예요. 우리는 높은 수준의 디지털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멀리 떨어진 곳에서 패션 위크에 함께하는 관객에게도 닿고 싶거든요.

눈여겨볼 점이 있다면?

GT 매 시즌 통상적인 패션쇼와는 다른 타임라인을 추구해왔습니다. 기존 패션쇼보다는 시장이나 고객과 더 가까이 있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구매 가능한 제품도 함께 선보이거든요. GA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확신하고 있어요. 우리 역시 보자마자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바로 사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물론 창의적인 즉흥성도 일정 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시각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아이템을 추가할 거예요.

장소와 무대 디자인에 대한 계획은 어땠나요?

GA 우리 프레젠테이션만의 전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컬렉션은 항상 특정한 맥락으로 통합되고 주위 환경과 소통하죠.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어갑니다(쇼는 밀라노 한가운데 폐쇄된 거리에서 진행되었다).

일상을 보내는 도시, 밀라노에서 패션쇼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GA 당연한 선택이었어요. 이렇게 중요한 순간을 기념할 다른 장소는 없었죠. 다만 조직상의 어려움이 많아서 아쉬울 따름이에요. 이를테면 이탈리아 패션 위크처럼 콘텐츠가 풍성한 행사에 나흘은 그렇게 충분한 시간이 아니니까요.

소셜 미디어에서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비결이 있나요?

GT 타이밍이 좋았죠. 우리는 개인 프로필을 통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했고,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에 쓸모 있는 적절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GA 초반부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짧지만 인상 깊은 시간을 보낸 ‘클럽하우스’ 앱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더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우리 둘의 개인 프로필을 통한 인기는 확실히 도약의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우리 브랜드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으니까요.

어떤 방식이죠?

GA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 내에서의 우리 역할이 때로는 제대로 부각되지 않거나 잘못 표현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걸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했죠. GT 사실 브랜드 론칭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할을 늘 우리가 직접 하고 있었는데 이를 대외적으로 드러낼 기회가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쇼를 하는 건가요?

GA 맞습니다. 비록 이사회에서 여전히 ‘그 여자들’로 불린다 해도, 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분명히 드러내고 싶어요. 우리가 남성이었다면 이런 노력을 의식적으로 할 필요는 없었을 거예요. 이건 논쟁의 또 다른 포인트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나요?

GA 우리 팀은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점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하지만 먼저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자 ‘2인분’씩 해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죠.

아름답고, 강하고, 섹시한 여자. 아티코는 여성에 대한 일종의 이상적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성 시선에 맞춘다는 비난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요?

GA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미학입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다면 무의미하죠. 이 직업은 진실을 말해야 해요. 가끔 옷이 너무 짧거나 꽉 낀다고 비난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 컬렉션을 보면 모든 여성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어요. GT 게다가 강하고 섹시한, 단 하나의 여성상만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퍼스펙티브(Perspectives, 전망)’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아그네스 퀘스천마크(Agnes Questionmark) 같은 트랜스젠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직접 겪은 것처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이는 정확히 우리가 처음 몇 해 동안 추구해온 구조적인 안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표현할 자유를 얻는 거예요. GA 이런 관점은 앞서 언급한 남성 시선에 맞춘다는 ‘이탈리아적 가식’에 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옵니다. 아름답고 관능적이고 싶어 하는 여성 앞에서 남성들이 호들갑을 떨어주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는 여성이 단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어요. (VK)

    에디터
    김다혜
    Federica Salto
    사진
    Pavel Golik, 곽기곤
    모델
    자기
    헤어
    권도연
    메이크업
    유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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