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에서 열리는 하정우 개인전
10월 16일부터 11월 16일까지 하정우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가 열립니다.
2010년 첫 개인전 이후 뉴욕 월터 위키저 갤러리(2013), 호림아트센터(2016), 가나아트 부산(2021), 표갤러리(2021, 2022) 등에서 꾸준히 전시를 열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하정우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자리한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는 올해 제작한 신작 회화를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전시 제목은 영화 <대부>의 대사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전시 서문을 작성한 이진명 미술비평가는 ‘믿을 수 있는 식구 말고는 누구하고도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지 마라’라는 의미의 해당 문구가 곧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나와의 만남을 원하는 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정우에게 미술은 자신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이자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과 진실을 끌어내는 통로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배우가 쌀로 밥을 짓는 일이라면 화가는 그 찌꺼기로 술을 담그는 일 같다고 설명하면 어떨까. 같은 재료로 만드는 것이지만 그 방법에 따라 결과물은 전혀 다르게 나온다. 운동선수처럼 독하게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로 영화를 찍는다. 그렇게 밥과 같은 연기가 만들어진다. 그러고 나면 몸과 마음에는 잔여물이 생긴다. 연기로는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 그것을 끄집어내어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 술과 같은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림이 나를 회복시키고 다시 연기에 정진하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_ 하정우, <작가 노트: 이유에 대해>, 2015
일상적 사물이나 인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온 하정우의 작품 속 인물들은 간결한 선과 선명한 색채로 표현되어 단순화된 형태가 두드러집니다. 과장된 얼굴에 눈, 코, 입을 강조함으로써 인물에 원시적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하정우는 오랜 시간 탐구해온 원시성을 바탕으로 순수한 정신과 원초적인 힘을 드러냅니다. 토속적 문양이나 한국 전통 탈 같은 민속 소재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현대 문명 속에서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회복하고, 삶의 진솔함과 생명력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배우로서 여러 역할과 삶을 체험하며 자신을 확장해온 경험을 토대로 내면을 자유롭게 드러낸 그의 작품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들을 마주하며 ‘작가 하정우’와의 내면적인 교류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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