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토 데 사르노가 ‘올드 할리우드’에 바치는 헌사, 구찌 노떼 컬렉션
지난 11월 2일, 전 세계의 셀럽과 모델, 예술인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 모여들었습니다. 올해 13회를 맞은 ‘LACMA 아트+필름 갈라(LACMA 갈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죠. 화려한 면면의 게스트를 맞이한 카펫의 색깔은 피스타치오 그린이었습니다. 사바토 데 사르노가 최근 푹 빠져 있는 컬러죠.
구찌는 13년째 LACMA 갈라의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바토 데 사르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뒤로는 후원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죠. 구찌는 지난해 LACMA 갈라에 맞춰 ‘구찌 앙코라 노떼(Gucci Ancora Notte)’ 컬렉션을 공개했는데요.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매력의 이브닝 웨어 컬렉션 ‘구찌 노떼(Gucci Notte)’를 공개하자 카운티 미술관이 순식간에 런웨이로 탈바꿈했습니다.
사바토 데 사르노는 ‘올드 할리우드’ 스타일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드 할리우드 특유의 정신과 관능미를 떠올렸습니다. 조안 크로포드, 로렌 바콜 그리고 영화 <길다>의 리타 헤이워드처럼 그 시절의 상징과도 같던 여인들은 언제나 저를 매료했죠”라며 구찌 노떼 컬렉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매력의 수트와 드레스가 돋보였던 컬렉션의 피팅 세션에는 비토리아 체레티, 모나 투가드, 안젤리나 켄달 같은 슈퍼모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총 12개의 여성 룩과 4개의 남성 룩으로 구성됐습니다. 여성복부터 살펴볼까요? 크레이프 드 신으로 제작한 드레스는 유려했고, 드레스를 수놓은 시퀸과 비즈 디테일은 섬세했습니다. 지난 9월 2025 봄/여름 컬렉션에서 데 사르노는 하우스의 상징과도 같은 뱀부 핸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요. 뱀부 모티브는 구찌 노떼 컬렉션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드레스의 네크라인처럼 활용하는가 하면, 커프와 브레이슬릿으로 재탄생했죠.
남성 룩은 더할 나위 없이 어른스러웠습니다. ‘뉴 구찌’의 시그니처인 스키니 스카프와 피크트 라펠 블레이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갈라에 입고 갈 옷을 고르던 중, 데 사르노가 비토리아 체레티와 나눈 대화를 언급했습니다. “’구찌 노떼 컬렉션을 입으면 스타가 된 기분’이라고 하더군요.” 데 사르노는 과거 인터뷰에서 ‘구찌의 옷이 아니라, 구찌를 입은 사람이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비토리아가 느꼈던 것처럼 ‘비로소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였죠. 이날 흰색 턱시도를 입고, 남편 다니엘 칼리스티(Daniele Calisti)와 함께 갈라에 참석한 데 사르노 역시 더없이 본인다운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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