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입게 될, 검은색 스타킹과 청 반바지
반바지입니다. 그것도 청 반바지요!
데님 쇼츠와 검은색 스타킹 조합은 200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일입니다. 스타킹을 신을 날씨가 되면 모두가 치마 대신 반바지를 꺼내 입곤 했죠. 오늘날에는 (여느 Y2K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촌스럽다’는 비난을 피해 갈 수 없었지만요.
하지만 패션은 돌고 돕니다. 금기는 주기적으로 깨지고요. 영국 인플루언서 새프런 바커(Saffron Barker)는 이 ‘불온한’ 조합을 태연하게 선보였습니다. 살짝 비치는 검은색 스타킹과 데님 마이크로 쇼츠, 여기에 블레이저를 매치해 프레피 무드를 가미했죠. 패션 브랜드 오드 뮤즈(Odd Muse) 창립자, 에이미 스메일(Aimee Smale)은 한술 더 떴습니다. 밑단이 뜯어진 청 반바지를 입었거든요.
그 시절 이 조합을 누구보다 즐겼던 알렉사 청은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짧은 청 반바지 대신 데님 버뮤다 쇼츠를 매치해 동시대 감성을 반영했죠. 반가웠습니다. 글래스턴베리에서 바버 재킷에 헌터 부츠를 신었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죠. 인디 슬리즈의 여왕, 케이트 모스의 룩도 뒤이었고요.
이 스타일은 스트리트에도 조용히 퍼졌습니다. 도시 불문 패션 위크 기간, 거리에서 가장 자주 마주할 수 있었죠. 감도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살이 훤히 비치는 얇은 스타킹을 선택했고, 어떤 이는 셔츠에 곁들였더군요. 스터드 벨트에서는 2000년대 특유의 반항기가 느껴졌습니다. 모피 칼라가 달린 코트 룩은 2024년에 걸맞은 트렌디한 실루엣이었고요.
알렉사 청이 2010년대에 보여준 스타일도 유효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청청 패션이요. 헌터 부츠 대신 펌프스, 바버 재킷 대신 가죽 재킷으로 분위기를 달리하긴 했지만, 그 시절의 낭만은 여전했습니다. 스타킹이 찢어져도, 부츠가 더러워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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