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는 헤드스카프 대신 ‘이 아이템’으로 귀여워지기
스타일 영감을 얻고 싶을 땐 벨라 하디드의 룩을 살펴보곤 합니다.
벨라 하디드는 트렌드에 기민하지 않습니다. 트렌드를 만들죠. 올해만 봐도 그렇습니다. 조츠와 스카프, 체크 스커트 등은 이미 벨라 하디드가 몇 시즌 전에 선보였던 것이죠. 모든 유행이 벨라 하디드에게서 출발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녀가 시대를 초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2년 전 뉴욕을 누비던 벨라 하디드의 모습을 보곤 ‘이거다!’ 싶었습니다. 모두가 고이 접은 실크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는 지금, 겨울에 걸맞은 새로운 아이템이 없을까 찾아 헤매던 참이었거든요. 정체는 니트 보닛이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검은색 드레스와 부츠를 신었습니다. 시크함은 블랙 룩의 숙명이건만 벨라의 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러웠죠. 머리에 두른 니트 보닛의 공이 컸습니다. 스카프를 바뷰슈카 스타일로 활용했다면 고전적이고 클래식한 할머니 룩이 완성되었겠지만요.
보닛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활용되어왔습니다. 종교적 상징으로 사용했던 시대도, 노동자들의 유니폼으로 쓰였던 때도 있었죠. 높은 챙이 일반적이던 시절도, 헤어 캡처럼 착용하는 문화권도 있고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보닛의 형태는 여성보다 아기나 어린 소녀에게서 더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소재, 헬멧처럼 머리에 꼭 맞는 핏, 턱 밑에 묶은 앙증맞은 매듭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죠.
일명 ‘아기 모자’로 통하던 니트 보닛이 패션 아이템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팬데믹 시절부터입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많은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는 크로셰, 뜨개질 등 섬유 예술 같은 공예 작업에 집중하게 됐죠. 이후 실용적이고 ‘손맛’ 나는 패션이 인기를 얻으면서 보닛도 발라클라바와 함께 시류에 편승했고요.
얼굴이 덩그라니 드러나는 보닛의 실루엣은 어딘가 귀엽고 순수한 느낌을 줍니다. 끈만 묶었다 풀어주면 그만이니 발라클라바나 스카프보다 훨씬 간편할 테고요. 이제 스카프는 잠시 넣어두고 톡톡한 니트 보닛으로 머리를 감싸보세요.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한결 사랑스럽게 느껴질 겁니다. 남다른 온기와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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