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 폴 메스칼이 검과 방패를 던지고 선택한 까르띠에
2,000년 전 고대 로마에서는 검투사들이 이례적인 명성을 누렸습니다. 일종의 로마 시대 셀럽이었죠. 사람들은 가장 용감한 전사들의 땀을 화장품에 섞어 바르면 피부를 윤기 있게 가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검투사의 피는 불임을 치료할 수 있는 강력한 최음제로 여겨졌고요. ‘제이콥 엘로디의 목욕물(Jacob Elordi’s bathwater)’라는 향초가 판매되는 게 나름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는 뜻이죠. 검투사들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개인 혹은 상업적 후원자가 그들의 뒤를 봐주며 일종의 매니저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검투사의 얼굴은 와인병이나 연고, 장식용 꽃병에 새겨졌고,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액션 피규어에 재현되기도 했습니다. 유명인들의 맹활약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죠?
24년 만에 돌아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글래디에이터 Ⅱ>의 주연을 맡은 폴 메스칼 또한 검투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위해 까르띠에에서 주최한 만찬에 스콧 감독을 비롯해 덴젤 워싱턴, 프레드 헤킨저, 코니 닐슨과 참석해 까르띠에 글로벌 앰배서더로서의 임무를 근사하게 완수했죠.
이날 그는 BBC 드라마 <노멀 피플>에서 화제를 모았던 ‘코넬 체인 목걸이’를 조금 더 가느다랗고 비싼 버전으로 착용했습니다. 손목에서는 1977년 제작된 곤돌(Gondole) 시계가 빛나고 있었죠.
메스칼은 “이건 제가 최근에 착용한 1970년대의 두 번째 시계입니다”라고 말하며, 120년 전통의 까르띠에 시계 형태를 바탕으로 한 솔리드 골드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1976년 발매된 사각형 인쿠르베(Incurvée)도 또 다른 인기 모델이라고 덧붙였죠. 이 두 가지 빈티지 시계는 온라인 리세일 사이트에서 1만5,000파운드 이상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폴 메스칼은 서민적인 사람입니다. 옆집에 사는 친근한 청년에서 유명 셀럽이 되었죠. 메스칼의 맞춤 정장은 그의 친구 가족이 영국 북부에서 운영하는 대중적 브랜드인 에치(Etch)에서 디자인한 것이고요.
그는 패치 포켓과 맞춤형 안감이 달린 싱글 브레스트 재킷에 1970년대에 어울릴 법한 통 넓은 바지를 입고 나타났습니다(메스칼은 패션계에서 1970년대 트렌드를 빠르게 장악하고 있죠). 리즈에 본사를 둔 전문 테일러링업체 에치는 영국 전역 여러 리테일러에 입점해 있습니다. 새빌 로의 문턱 높은 환경을 뛰어넘어 주문 제작 수트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이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 옛날 검투사들처럼 킬트나 노출이 심한 반바지를 입을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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