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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심심해질 2025년 가방 트렌드

2024.11.19

두 손이 심심해질 2025년 가방 트렌드

2025 S/S 런웨이에는 주인공 자리를 넘보는 가방이 많았습니다. 상의를 다 가릴 정도로 거대한 빅 백부터 프린지, 메탈릭, 프린트 백 등 옷보다 시선이 더 머물 만한 디자인과 스타일링이 두 손과 옆구리를 꽉 채웠지요.

Chanel S/S 2025 RTW
Chanel S/S 2025 RTW
Miu Miu S/S 2025 RTW
Miu Miu S/S 2025 RTW

하지만 두 손의 자유를 꿈꾸는 이들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샤넬, 미우미우, 코치 등 몇몇 하우스는 배낭을 내세웠죠. 그리고 한쪽에는 패니 팩이 있었습니다.

벨트 백, 범백, 힙색, 웨이스트 백 등 패니 팩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패니(Fanny)와 범(Bum)은 엉덩이의 속어, 쉽게 말해 모두 허리춤 혹은 엉덩이 위에 매는 가방이라는 뜻이지요.

Splash News
@sydney_sweeney
@stylingemilybeaney

인류 문명과 함께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우리가 아는 형태는 1980년대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스포츠 열풍이 매섭던 시절, 많은 이가 소지품을 지닌 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가방을 찾아나서면서부터였죠. 그 후 서서히 ‘아빠가 여행 갈 때 매는 백’ 정도 취급을 받았지만요.

런웨이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알리던 아이템이지만 우리가 아는 패니 팩의 전형적인 형태를 마주한 건 실로 오랜만입니다. 루이 비통, 버버리, 디올 등 빅 하우스에서 일제히 내놓았다는 게 괄목할 만한 점이고요. 애슬레저 패션과 실용적이고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지금 시대에 아주 솔직하고 멋스러운 해답을 내놓았죠.

Louis Vuitton S/S 2025 RTW
Louis Vuitton S/S 2025 RTW
Louis Vuitton S/S 2025 RTW
Burberry S/S 2025 RTW
Dior S/S 2025 RTW
Dior S/S 2025 RTW

모노그램이 새겨진 루이 비통의 패니 팩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핸드백이라고 착각할 뻔했습니다. 버버리는 한 손에 스트랩을 겹쳐 들고 런웨이를 누볐고요. 디올은 상체에 밀착된 넉넉한 크로스 보디 스타일로 스포티 무드를 연출했습니다.

우리가 지난 수 시즌 동안 깨달은 건 숄더백이라고 해서 꼭 어깨에 멜 필요는 없다는, 아주 당연하고도 쉬운 사실입니다. 패니 팩의 다양한 얼굴을 들춰 볼 때가 온 거죠. 언제든 두 손을 자유롭게 휘적일 수 있다는 건 든든한 보험처럼 느껴지고요. 올겨울에는 가장 정직한 방식을 택하고 싶군요. 시린 두 손을 주머니에 마음 편히 넣고 걷기에 이만한 아이템도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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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unway, Splash News, Instagram,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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