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모자, 목도리! 보그 에디터 3인이 고른 겨울 액세서리 19
여름엔 멋보다 청결! 정확히는 땀을 덜 흘릴 방법에 초점을 맞춥니다.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스타일링을 찾아다니죠. 소재가 면인지 시어서커인지, 뱀부인지(아니, 땀 흡수에 용이한가!) 확인하기 위해 부지런히 의류 태그를 확인합니다.
겨울은 다르죠. 마음껏 이너와 아우터를 골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부츠를 신거나 모자에 목도리, 장갑을 착용합니다. 최근에는 발라클라바와 니트 보닛까지, 입고 싶은 대로, 걸치고 싶은 대로 마음껏 겹쳐 입고 두를 수 있어 옷 입기 완벽한 계절입니다. 에디터의 눈과 손이 바빠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볼 것도 쓸 것도 추천할 것도 많아지니까요. 게다가 겨울은 촉감으로 승부합니다. 포근하고 따뜻한 것이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옆 사람의 팔짱을 끼거나 옷에 턱을 비비거나, 코트를 입은 뒤 옷매무새를 정리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죠!
<보그> 웹 에디터 3인이 올겨울 당신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매만져줄 액세서리를 골랐습니다. 각각 다른 취향으로 골라본 아이템들을 만나보세요!
이소미 에디터 Somi’s Pick!
강해 보이고 싶어 호랑이와 곰이 그려진 험악한 프린트 티셔츠를 즐겨 입는 가녀린 그녀! 자신의 몸보다 크고 두툼한 오버사이즈 룩을 즐겨 입고 포인트 아이템을 활용하고 싶다면 소미 에디터의 픽을 참고해보세요!
장갑
⮕ 릭 오웬스의 포터빌 스핑크스 장갑은 엄지와 검지만 뚫려 있는 덕분에 휴대폰 하기에 적절하다. 긴 장갑을 사고 싶었는데, 이 장갑은 외투 위에도 입듯 낄 수 있는 장갑이라 활용도가 더 높아 보였다. 아니엘의 데니스 시어링 장갑은 니트 소재가 아닌 두툼한 소재의 장갑을 찾던 차에 마침 눈에 들어왔다. 가죽은 차가운 느낌이라 피하게 되는데, 이 장갑은 시어링 소재가 주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이 겨울을 온기로 감싸줄 것 같다.
모자
⮕ 로에베의 시어링 버킷 햇은 순전히 귀여워서 골랐다! 아무 곳에나 쓸 수 있다는 점도! 인간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고플 때 쓰는 언더커버의 모자도 귀여워서다!
목도리
⮕ 추워서 기다란 목도리를 둘둘 만다. 그러면 따뜻해진다. 하지만 점점 몸이 힘들어진다. 드리스 반 노튼 제품은 보자마자 한 번만 둘러도 등까지 따스할 것 같아서 바로 골랐다. 르메르 또한 편의성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실내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외투 안에 넣어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카프라서!
안건호 에디터 Geunho’s Pick
디지털 팀의 유일한 남자, 안건호 에디터가 “여성을 위해 골랐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워크 웨어를 좋아하고 1970~1980년대 한국 음악을 사랑하며, 반듯한 모범생 스타일을 원한다면 주목.
장갑
⮕ 근사한 코트를 입은 날, 가죽 장갑까지 끼면 과하게 멋 부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 때 초포바 로위나처럼 귀여운 장갑을 껴주면 밸런스가 딱 맞는다. 다만 미튼(Mitten)은 손을 사용하기 불편하다. 휴대폰을 하려면 무조건 손가락이 나와 있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보통 워크 웨어 브랜드에서 반장갑이 많이 나온다. 칼 하트의 반장갑은 가격이 적당하면서도 손가락이 자유롭다. 다만, 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은 추워도 참아야 한다.
모자
⮕ 군대 보급품에 ‘귀도리’가 들어 있는 이유가 있다. 귀를 덮었을 때의 온도 차이가 상당하다. 자크뮈스의 라 카푸슈 그로그랭 비니는 이름은 비니지만, 사실 발라클라바다. 귀부터 턱까지 얼굴을 감싸는 디자인이 보온성은 물론이고 귀여움까지 책임진다. 발라클라바가 부담스럽다면 요지야마모토 에스의 에비에이터 모자도 있다. 추위를 막아줄 똑딱이 스트랩이 있고 퍼가 아닌 나일론 재질이라 너무 과해 보이지 않는다. 군밤 장수 모자의 따뜻함을 알게 되면 절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목도리
⮕ 길고 북실북실하며 컬러풀한 목도리는 너무 뻔하다. 스키니 스카프의 경우 런웨이에 자주 올라오지만 길거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벨라 하디드와 아이리스 로가 컬러풀한 스키니 스카프를 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희소성과 스타일을 두루 갖춘 흔치 않은 아이템이란 생각이 들었다. 패딩보다 코트에 잘 어울리며 귀를 덮는 모자와 매치했을 때도 시너지가 좋다. 마글리아노의 스키니 스카프는 블랙 롱 코트에 매치하면 딱이다.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은 레오파드 스카프도 있다. 오토링거의 레오파드 스카프는 어딘지 올드한 듯 보이지만 역시 검은색 코트에 해주면 예쁠 듯하다. 최근 레오파드 프린트가 유행인데,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게 베스트다.
황혜원 에디터 Hyewon’s Pick
계절 상관없이 파랑을 입는 블루 러버. 이소미, 안건호 에디터가 예쁘다고 하는 것에 혹하고, 유행하는 것에 귀가 팔랑거립니다. 옷 잘 입고 싶은 범인들을 위해 골라봤습니다.
장갑
⮕ 어떤 장갑을 끼든 손이 시리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손끝부터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어떤 장갑을 껴도 소용이 없고 가끔은 장갑 때문에 더 추워진다는 망상에 빠진다. 그러니 내게 장갑이란 그저 액세서리로 기능하며, 무조건 예뻐야 한다. 1950년대 장갑을 본떠 만든 보디의 장갑은 손 자수가 곱게 들어간 것이 포인트로 스키 팬츠와 헤어밴드를 파란색으로 맞춘 것이 맘에 쏙 들었다. 프라다 장갑도 마찬가지다. 고급스러운 코코아 브라운 컬러가 어찌나 예쁜지! 게다가 장갑 입구의 주름이 느슨해 끼고 벗을 때 매우 용이하다. 길이 들 때까지 불편한 가죽 장갑에 비해 부드러운 스웨이드 재질이라 보온성은 물론 착용감까지 좋다. 혹 수족 냉증이 심해 장갑이 무용지물인 이들이 있다면, 비닐장갑 위에 패션용 장갑을 껴보라. 매우 따뜻하다. 물론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모자
⮕ 액세서리 중 유일하게 실용성으로 접근하는 아이템이다. 귀가 약해서 겨울에는 무조건 귀를 덮어주는 모자를 선호한다. 써놓고 보니 발라클라바지만!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선 국내 브랜드 제품이 정말 최고다. 보닛 햇 안쪽에 털을 넣고 끈을 달아 보온성을 높이거나 재질은 니트, 코튼, 폴리에스테르, 패딩 등 다양한 데다 가격까지 저렴해서 몇 개 사두면 스타일에 따라 골라 활용하기 좋으니까. 잡설이 길었다. 엘케블룸의 발라클라바는 작년에 구매하고 잘 쓰다가 버스에 놓고 내린 비운의 아이템이다. 털과 코튼 앞뒤로 돌려서 사용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모자를 쓸 때 머리가 헝클어질 까 걱정할 필요 없이 썼다 벗었다 하기 편했다. 무엇보다 40%까지 세일을 하기에 홀라당 구입했다. 그린버터의 발라클라바도 작년부터 눈여겨보던 것인데 출퇴근 때 쓸 자신이 없어서 보기만 하다 세일 표시를 보고 장바구니에 넣어버렸다. 파란색 눈송이 모양이 포인트가 되어주는 데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보헤미안의 시대니 내후년까지는 스타일에 무리 없이 녹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구입했다.
목도리
⮕ 아크네 스튜디오 블라 콘스트(Blå Konst)의 홈스(Holmes) 스카프를 굉장히 좋아했다. 두툼하지 않고 적당한 길이에 어디에든 매치하기 쉬웠고, 보풀이 일어난 듯한 재질에 파란 딱지가 붙은 컬러감이 ‘이곳이 스톡홀름’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비록 파란 딱지는 사라졌지만, 오돌토돌한 매력이 그대로인 바르고 프린지 울 스카프가 나타났다. 바로 구매했고 오기만 기다리는 중! 사실 아크네 스튜디오의 목도리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버버리의 캐시미어 스카프와 폴로 랄프 로렌의 폴로 베어 스카프 중에서 고민하고 있었을 거다. 얼어 죽어도 코트파는 몸이 짓눌리는 코트를 입을지언정 목도리만큼은 무거운 게 싫어서 가볍고 얇은 것만 고른다. 흰색 바탕에 검은색 라인이 들어간 얇은 버버리 스카프를 오래도록 잘 하고 다녔던 터라 파란색 라인이 들어간 새로운 버전을 갖고 싶었다. 폴로의 경우 평소 뜨개 형태의 목도리가 무겁다는 편견에 선호하지 않았지만 저 자그마한 곰이 손짓(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하듯 자기를 데려가라 말했다. 결론적으로 올해의 지갑은 닫혔지만 여전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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