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우리가 입던 ‘떡볶이 코트’의 귀환

2024.11.26

안건호

학창 시절 우리가 입던 ‘떡볶이 코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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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입어봤을 추억의 더플 코트가 돌아왔습니다. ‘떡볶이 코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그 아이템 말이에요!

더플 코트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지금 패션계의 흐름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갑시다. 유행의 갈래가 어느 때보다 다양하지만, 굵직한 트렌드란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먼저 2023년을 휩쓴 ‘조용한 럭셔리’의 영향으로 좀 더 어른스럽고 얌전하게 옷을 차려입는 패션 피플이 늘고 있습니다. 군복이나 작업복에 뿌리를 둔 옷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요.

2024년 10월의 알렉사 청. @alexachung

2008년 8월의 알렉사 청. Getty Images

더플 코트는 이 모든 항목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아이템입니다. 한때 영국 해군의 군복이었지만, 이제 클래식한 매력을 머금은 아우터로 거듭났죠. 알렉사 청이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더플 코트를 즐겨 입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보다 섹시한 옷은 없다”며 애정을 드러냈고요. 간편하게 단추를 풀고 채울 수 있는 것은 물론 목을 가리는 하이넥 디자인 덕에 실용적이기까지 합니다. 특유의 단추 디테일로, 아이리스 로처럼 스타일링에 따라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도 있고요.

Prada 2023 F/W Menswear

Prada 2023 F/W RTW

사실 더플 코트가 돌아올 것이라는 조짐은 지난해부터 있었습니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미우치아 여사와 라프 시몬스였죠. 프라다의 2023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는 슬림한 실루엣의 더플 코트, 약 한 달 뒤 여성복 컬렉션에는 정석에 가까운 디자인의 더플 코트가 등장했습니다. 코트가 주인공 역할을 오롯이 차지할 수 있도록 액세서리 등을 생략한 것도 눈에 띄었고요.

Victoria Beckham 2024 F/W RTW

프라다 컬렉션 이후, 더플 코트는 꾸준히 런웨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24 봄/여름 시즌에는 마르지엘라가 시크한 검정 더플 코트를 선보였죠. 가죽 장갑, 니하이 삭스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한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빅토리아 베컴의 2024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눈여겨볼 요소는 스타일링입니다. 코트와 비슷한 컬러의 팬츠를 매치한 뒤, 얌전한 매력의 터틀넥을 이너로 활용했죠. 따분한 겨울 출근 룩에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