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인벤팅 더 런웨이’, 컬렉션만큼 화려했던 전시 레드 카펫 비하인드
2024년은 패션을 주제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화 행사가 많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다룬 애플 TV+ 시리즈 <더 뉴 룩(The New Look)>,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생애가 담긴 디즈니+ 시리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와 패션 카이저, 칼 라거펠트를 이야기한 디즈니+ 시리즈 <비커밍 칼 라거펠트(Becoming Karl Lagerfeld)>까지 현대 패션의 기틀을 마련한 이들의 얘기가 방영되었죠. 런던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를 세계 최초의 스타일리스트로 재조명했으며, 디자이너 바바라 훌라니츠키(Bárbara Hulanicki)가 1960년대 문을 연 런던의 패션 매장 비바(Biba)를 연구했고, 피터 린드버그부터 파올로 로베르시까지 패션 사진의 역사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엔 디즈니+가 <인 보그: 1990년대(In Vogue: The 90s)>를 통해 패션계를 변화시킨 10년을 조명했죠.
하지만 찰스 프레드릭 워스의 오뜨 꾸뛰르 아틀리에부터 라이브 스트리밍 시대까지 100년이 넘는 패션쇼의 역사를 추적하는 <보그: 인벤팅 더 런웨이(Vogue: Inventing the Runway)> 같은 전시(11월 13일부터 런던의 라이트룸에서 진행 중)는 이제까지 없었습니다. 영국 시간으로 지난 28일 목요일 밤 킹스크로스에서는 <보그: 인벤팅 더 런웨이>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시사회는 극장 도옌(Doyen)과 라이트룸(Lightroom) 설립자 니콜라스 하이트너(Nicholas Hytner)가 진행을 맡았으며, 그의 곁에는 안나 윈투어와 마크 귀두치(Mark Guiducci), 치오마 나디(Chioma Nnadi), 전시 내레이션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이 함께했습니다. 니콜라스는 “1년여 전, 안나와 마크가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가 공개되기 전 라이트룸 전시를 보러 왔고, 그 결과 이번 협업이 이루어졌다”는 말과 함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들과 더불어 우리가 거의 알지 못했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은 흥미롭고 창의적인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죠.
이날 시사회에는 톰 포드, 다니엘 리, 조나단 앤더슨, 하이더 아커만까지 최근 몇 년간 런웨이를 장악한 디자이너들도 참석했습니다. 과거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 시대 런웨이의 고정 멤버였던 로즈마리 퍼거슨(Rosemary Ferguson)부터 그랑 팔레에서 라거펠트의 화려한 쇼에 단골로 등장한 지젤 노먼(Giselle Norman)까지 모델들 또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들떠 있었죠. 게스트들은 알렉산더 맥퀸이 선보인 보스(Voss)의 거울 큐브부터 자크뮈스 2020년 S/S 컬렉션의 라벤더밭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컬렉션을 꼽아보며 <보그: 인벤팅 더 런웨이>를 감상하기 위해 전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디너 파티는 오후 7시부터 라이트룸 아트리움에서 보드카 사워와 매콤한 마르가리타로 시작되었습니다. 흰색 밀랍 꽃꽂이로 장식된 동굴 같은 공간에는 자타르 꿀을 곁들인 완두콩과 페타 치즈 타르트, 구운 소고기 필레, 데친 배와 라디키오를 곁들인 체더 사블레 등을 런던의 맛집 오토렝기(Ottolenghi)에서 차려놓았죠. 모두가 샴페인 잔을 들고 건배하기 위해 모였을 때 <보그> 글로벌 패션 네트워크의 부국장 로라 잉햄(Laura Ingham)은 “패션계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하며 감상을 나눴습니다. “우리는 미래지향적입니다. 늘 다음 시즌을 분석하고 검토하며, 그 시즌을 형성할 분위기나 트렌드를 논의하는 데 집중하죠. 모두에게 영향을 준 패션쇼를 돌아볼 기회는 드물고, 그래서 놀라운 일입니다. 저는 뎀나가 파리 외곽에서 지구 종말과도 같던 2020 F/W 쇼를 선보일 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물이 흥건한 런웨이를 걷던 모델과 귀가 터질 듯한 하드코어 트랜스 음악이 흘러나온 그 묵시록적 런웨이 말이에요. 오늘 전시를 보며 그 순간으로 완전히 돌아갔습니다. 불편한 기분, 쭈뼛쭈뼛 머리칼이 곤두서던 강렬함까지, 완벽하게 그때로 돌아간 듯한 강한 감정을 다시 느꼈죠.” 안나 윈투어도 “<보그: 인벤팅 더 런웨이>는 쇼장 프런트 로에 앉은, 특별한 기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전시에 참석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시죠.
션 맥기르, 안나 윈투어, 톰 포드
치오마 나디
케이트 블란쳇, 하이더 아커만
션 맥기르, 안나 윈투어, 톰 포드
치오마 나디, 마크 귀두치
케이트 블란쳇
엘리 뱀버(Ellie Bamber)
젬마 찬(Gemma Chan)
로라 잉햄
에르뎀 모랄리오글루
에런 에시(Aaron Esh)
트리니 우달(Trinny Woodall)
비앙카 손더스(Bianca Saunders)
마놀로 블라닉, 치오마 나디
케이트 블란쳇, 니콜라스 하이트너, 안나 윈투어
나탈리아 가메로 델 카스티요(Natalia Gamero del Castillo)
니콜라이 폰 비스마르크(Nikolai von Bismarck)
조나단 앤더슨, 케이트 블란쳇
스티븐 스토키 달리(Steven Stokey Daley)
해미시 보울스(Hamish Bowles)
다니엘 리
케이트 블란쳇
에드워드 에닌풀(Edward Enninful)
미아 리건(Mia Regan)
도미닉 쿠퍼(Dominic Cooper)
루시 보인턴(Lucy Boynton)
줄리아 홉스(Julia Hobbs)
레이븐 스미스(Raven Smith)
올리비아 싱어(Olivia Singer)
셀레스트(Celeste)
아디트 프리샬라(Adit Priscilla)
페벤 베멘비(Feben Vemmenby), 자와라 앨리네(Jawara Alleyne)
오즈왈드 보텡(Ozwald Boateng)
로렌츠 빌크(Lorenz Wilk), 응아 응우옌(Nga Nguyen)
엠마 웨이머스(Emma Weymouth)
데이비드 사벨(David Sabel), 딘 파이퍼(Dean Piper)
찰리 케이슬리 헤이포드(Charlie Casely-Hayford), 소피 애슈비(Sophie Ashby)
티시 와인스톡(Tish Weinstock)
톰 트립(Tom Tripp)
제지 이포레(Zezi Ifore)
에드워드 왓슨(Edward Watson)
리암 헤스(Liam Hess)
질리언 오르(Gillian Orr)
카이 이사야 자말(Kai-Isaiah Jamal)
사프론 바더(Saffron Vadher)
젬마 찬
지젤 노먼
아조크 마델(Ajok Madel)
안젤리나 이엔(Angelina Yien)
아니엘 마조크(Anyiel Majok)
셀리나 랄프(Celina Ralph)
베이 가넷(Bay Garnett), 샬롯 틸버리
대니 카시리예(Danny Kasirye)
엘리 뱀버, 톰 포드
벨라 프로이트(Bella Freud)
로즈마리 퍼거슨
루시 보인턴
태미 케인(Tammy Kane), 크리스토퍼 케인
마르코 카팔도(Marco Capaldo)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하난 이브라힘(Hanan Ibrahim)
엘라 리처즈(Ella Richards)
오스만 아메드(Osman Ahmed)
사빈 게티(Sabine Getty)
사라 무어(Sarah Mower)
무냐 차와와(Munya Chawawa)
수잔 팡(Susan Fang)
엠마 웨이머스
냐키에르 부옹(Nyakier Buong)
스티븐 스토키 달리, 에르뎀 모랄리오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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