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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트렌드를 이끄는 두 남자가 말하는 데킬라와 컬처

2024.12.18

압구정 트렌드를 이끄는 두 남자가 말하는 데킬라와 컬처

압구정에서 새로운 주류, 데킬라와 그 문화의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두 남자를 만났다.

주수환 / 바 블렌드, 퐁, 츄우카, 프레임 서울, 주돈집 대표

바 블렌드, 퐁, 츄우카, 프레임 서울, 주돈집 주수환 대표

V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J 유년 시절부터 사람이 일의 중심인 서비스업과 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스위스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했어요. 일본, 중국, 홍콩, 태국 등 글로벌 럭셔리 호텔에서 7년간 근무하다 코로나 시기에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압구정에서 바 블렌드, 퐁, 츄우카, 프레임 서울, 주돈집 등 5개 업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V 대표님의 업장은 어떤 기획 의도, 컨셉을 배경으로 만든 공간인가요?

J 2020년 코로나 시기에 한국에 들어와 제일 먼저 만들어보고 싶었던 공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샤와 주류를 페어링할 수 있는 ‘바 블렌드’였어요. 한국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시샤라는 문화를 와인, 위스키, 칵테일과 페어링하는 공간이죠. 나머지 4개 공간도 압구정의 한 건물에 위치하는데 먼저 3층에는 일식 터치를 더한 퓨전 중식 이자카야 ‘츄우카’, 2층은 힙한 바이브에서 비어퐁을 즐길 수 있는 바 ‘퐁’, 1층은 늦은 시간까지 한우 국밥과 돼지고기로 해장을 할 수 있는 ‘주돈집’, 마지막으로 지하 1층은 미디어 아트와 트렌디한 하우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레임 서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V 요즘 압구정 트렌드 무엇인가요?

J 압구정은 이전부터 대한민국 트렌드의 중심 스폿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만큼 변화가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고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기도 해요. 10개 매장이 오픈하면 1년 후에 1~2군데만 살아남으니 어느 정도로 격변이 심한지 짐작할 만하죠? 그래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확실히 차별화된 컨셉과 재미를 주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는 그게 시샤와 주류의 독창적인 페어링, 한국 문화에선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비어퐁, 퓨전 중식 이자카야, 그리고 미디어 아트와 하우스 음악의 콜라보였습니다. 한 건물에 완전히 다른 캐릭터의 업장이 모여 있다 보니 시너지가 나기도 해요. 자연스레 3층에서 저녁을 먹고, 2층에서 비어퐁 게임을 즐기고, 지하 1층에서 음악을 즐기다 마지막으로 1층에서 해장을 하고 가는 시스템으로 말이죠. 오픈을 준비하던 순간을 회상해보면 생애 최고로 바쁘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결국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한 마음입니다.

V 올해 기획한 가장 흥미로웠던 컬처 이벤트나 행사가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J 여러 아티스트와 기업 행사가 있었지만 그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프레임 서울에서 진행되었던 지드래곤 님의 생일 파티 겸 피스마이너스원 & 나이키 콜라보레이션 VIP 행사였어요. 국내 VIP분들이 비밀리에 참석하는 프라이빗 행사인 만큼 보안이 철저해야 했고 완벽한 영상과 행사 컨셉에 맞는 특별한 칵테일을 준비해야 했죠. 그 행사 과정을 준비하는 내내 즐거웠고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어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빅뱅 찐팬이었기도 했기에.(웃음)

바 블렌드
츄우카
프레임 서울

V ‘프레임 서울’에서 꼭 한번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J 존 서밋(John Summit). 하우스 음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프로듀서라고 생각해요. 이전까지는 EDM 계열 음악이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전 세계가 하우스 음악에 열광하고 있는데, 그 시작점이 존 서밋의 성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하우스 음악이 주류 음악이 되지 못했어요. 프레임(Frame)은 국내 하우스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업장으로서 존 서밋과 결을 함께한다고 생각해요.

V 서울에서 즐겨 찾는 공간이나 주목하는 베뉴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J 취향을 여는 공간이라는 컨셉의 다이닝 바 ‘오프닝(OPNNG)’. 미쉐린 가이드, <와인 스펙테이터>에 2년 연속 등재될 만큼 음식은 물론 와인 리스트까지 탄탄한 공간이라 꼭 가봐야 할 이유를 갖춘 곳이죠. 음식과 와인은 물론 미술관에서나 볼 법한 대표님의 컬렉션을 전시해 오감을 일깨울 수 있어요. 오프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음식, 와인, 미술에 대한 취향을 열고 향유하길 바랍니다.

V 최근 한국 주류 시장에서 데킬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킬라, 특히 프리미엄 데킬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J 데킬라와 샴페인 둘 다 파티에서 즐겨 마시는 술로 인식되어 있지만, 차별점을 찾는다면 데킬라의 알코올 도수가 샴페인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죠. 그렇기 때문에 라운지나 클럽에서 빠르게 어색함을 깨고, 파티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에요. 다만 지금까지 데킬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빠르게 취하는 술이란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 해외의 다양한 럭셔리 데킬라 브랜드가 국내에 론칭하면서 데킬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열어주고 있어요. 프리미엄 데킬라의 매력은 깊은 아로마와 뛰어난 맛이 보장된다는 점이죠.

V 여러 데킬라 가운데서도 돈훌리오 1942의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J 다른 프리미엄 데킬라와 비교했을 때 ‘돈훌리오 1942’는 확실히 클래식함이 느껴져요. 단맛이 적고 보디감도 라이트한 편이라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데킬라로 추천하죠. 미국이나 홍콩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프리미엄 데킬라로 자리 잡은 브랜드로, 데킬라의 근본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V 대표님께서 추천하고 싶은 데킬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나 레시피가 있나요?

J 전 세계적으로 데킬라를 샴페인에 섞어 마시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어요. 힘든 숙취가 예상되어 눈살이 찌푸려지겠지만, 실제로 마셔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만드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모엣샹동을 샴페인 잔에 60ml 따른 다음, 돈훌리오 블랑코를 20ml 넣고 오렌지와 곁들여 마셔보세요. 생각보다 부드러운 피니시에 깜짝 놀랄 거예요.

V 데킬라에 입문하기 좋은 방법이나, 더 맛있게 즐기는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J 돈훌리오 1942 같은 프리미엄 데킬라는 온더락 잔에 조금 따라 얼음만 곁들도 맛이 일품이에요. 개인적으로 레몬 & 라임보다 오렌지나 초콜릿을 곁들이는 걸 더 추천합니다. 진정한 극락을 맛볼 수 있습니다. 데킬라에 시샤를 곁들이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 될 수 있죠. 돈훌리오 1942에는 시나몬 진저 향, 돈훌리오 블랑코에는 자몽과 파인애플 아로마가 잘 어울립니다.

돈훌리오

*돈훌리오와 샴페인으로 구성된 ‘블랑코 스피릿(BLANCO SPRITZ)’ 세트 메뉴는 12월부터 겨울 시즌 동안 바 블렌드와 퐁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바 블렌드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5길 26 2층 인스타그램 @bar__blend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70길 36 2층 인스타그램 @pong__apgujeong

김상진 / Sun Creative & Bar Crybaby 대표

Sun Creative & Bar Crybaby 김상진 대표

V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K 한국과 미국에서 인테리어, 브랜딩, 컨설팅 작업을 하는 ‘Sun Creative’라는 디자인 회사, 그리고 압구정 크라이베이비를 운영하고 있는 김상진입니다.

V 크라이베이비는 어떤 기획 의도, 컨셉을 배경으로 만든 공간인가요?

K 4년 전 어느 주말, 함께 바이크 타는 친구들과 우리 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의 사람들이 만나 편하게 어울리며 웃고 떠들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공간의 부재’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럼 내가 만들지 뭐”라고 즉시 답했습니다. 아무리 온라인 세상이 발전한다고 해도 저는 실제 ‘공간’의 힘을 믿습니다. ‘크라이베이비’라는 이름은 ‘우는 아이’보다는 ‘징징대며 불평만 하는 사람’을 비꼬는 미국식 표현입니다.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하지 않고 말이 앞서는, 예전보다 소프트해진 우리 세대를 살짝 비꼬고, 또 그런 우리가 만들어갈 재미있는 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이름입니다.

V 요즘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K 트렌드라기보다 항상 추구해오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현상을 보는 듯합니다. 바로 ‘건강’입니다. 단순히 병원에 가고 운동하며 관리하는 건강 말고, ‘건강한 브랜드’, ‘건강한 관계’, ‘건강한 놀이 문화’ 등등 말입니다. 예전엔 그냥 별생각 없이 그저 자극적인 ‘부어라 마셔라’ 놀이 문화에 만족하는 단순한 사회였다면, 이제 사람들은 더 다양하고 작위적이지 않은, 여러 의미로 건강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진 듯 보입니다.

크라이베이비
크라이베이비

V 서울에서 주목하는 베뉴, 사람, 브랜드가 있다면?

K 그야말로 팝업의 시대, 모든 게 매일 변하는 빨라진 시대라지만, 저는 반대로 소란스럽지 않은 브랜드와 공간을 좋아합니다. 제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천천히 자기만의 문화를 만드는. 예를 들어 한남동 터줏대감 격이 되어버린 앤트러사이트나 우리나라 최고 케이크를 만드는 삼청동 씨플라밍고 카페 같은 곳이죠. 운 좋게 크라이베이비도 지금껏 별다른 홍보 없이 다양한 국내, 해외 멋진 브랜드 수장이나 금융인, 아티스트가 자주 편하게 찾아와줘서, 제가 사람을 만나는 곳은 대부분 저희 공간입니다. 브랜딩이나 공간에 대한 감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한국 브랜드는 당연히 젠틀몬스터와 그 산하 브랜드들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사람은 우주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보령의 김정균 대표고요.

V 꼭 한번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나 브랜드가 있나요?

K 공간으로 치면 존경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 패션 쪽에선 어릴 적부터 꿈꾸던 랄프 로렌이나 나이키와의 협업, 그리고 어떤 형식이 될지는 모르지만 포르쉐까지.

V 올해 가장 흥미로웠던 컬처 이벤트는?

K 작년 저와 강호진 소장님, 리앤한이 함께 만든 이태원 ‘프로세스’라는 공간에서 진행한 구찌 행사, 그리고 크라이베이비에서 돈훌리오와 함께한 프리즈 아트 페어 ‘포르 아모르(Por Amor)’ 파티가 기억에 남습니다.

V 최근 한국 주류 시장에서 데킬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킬라, 특히 프리미엄 킬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K 이제 단순히 ‘부어라 마셔라’ 하며 밤새우고 음주 가무를 즐기는 문화는 내리막이라고 생각합니다. 술 한 잔을 마셔도 맛을 음미하며 부담스럽지 않게, 더 건강하게 ‘특별한 날’을 즐기는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죠. 그리고 그에 딱 맞는 좋은 재료, 멋진 보틀 디자인의 여러 프리미엄 데킬라가 위스키나 와인이 채워주지 못하는 ‘Luxury & Fun’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V 여러 데킬라 가운데서도 ‘돈훌리오 1942’만의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인가요?

K 유니크한 보틀 디자인, 그리고 특유의 바닐라, 캐러멜 느낌의 부드러움과 은은한 오크 향이 아닐까 합니다.

V 대표님께서 추천하고 싶은 데킬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나 레시피가 있나요?

K 돈훌리오로 만든 ‘블랑코 스피릿(BLANCO SPRITZ)’을 추천하고 싶어요. 연말과 잘 어울리는 피지한 칵테일로 데킬라에 샴페인 또는 스파클링 와인, 그레나딘 시럽, 오렌지 가니시를 넣어 샴페인 잔에 서브하는 칵테일이죠. ‘FRENCH 75’를 트위스트한 ‘MEXICAN 75’, ‘Gin Fizz’를 트위스트한 ‘CHAMPAIGN TEQUILA FIZZ’ 등 다양한 데킬라와 샴페인의 조합은 이미 해외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V 데킬라에 입문하기 좋은 방법이나, 더 맛있게 즐기는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K 그냥 샷 잔 말고 온더락 잔으로 주문해 상쾌한 아가베 향을 음미해보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V 연말에 기획 중인 재미있는 파티나 이벤트가 있다면 스포일러 부탁드립니다.

K 멋진 사람들이 다 모이는 크라이베이비의 유명한 12월 마지막 주 카운트다운 파티, 그리고 크리스마스 전으로 돈훌리오와의 협업 파티도 한 번 더 있을 예정이니 맛있는 데킬라와 근사한 음악을 즐기러 꼭 놀러 오세요.

돈훌리오
돈훌리오

*돈훌리오로 만든 ‘블랑코 스피릿(BLANCO SPRITZ)’ 칵테일은 12월부터 겨울 동안 크라이베이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크라이베이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2길 22 1층 인스타그램 @bar_crybaby

<Please Drink Responsibly>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cotributing editor
    SORA KIM
    photographe
    HYEONGSANG KIM
    lacation
    frame, pong, cry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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