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다정한 매력에 빠진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장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한계가 없는 그 세계에서 더욱 다채로운 감동을 느끼게 되죠. 글은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따라 써보면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습니다. 필사는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기 위한 아주 사적인 취미이기도 합니다.

책이나 글을 손으로 직접 따라 써보는 행위를 우리는 ‘필사’라고 부릅니다. 글을 따라 쓰는 동안 손끝에서 의미가 오롯이 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점가에도 필사 열풍이 불고 있죠. 명언, 시, 소설, 노래 가사까지 다양한 필사를 위한 책이 인기 도서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작품으로 이뤄진 필사 노트도 출시됐죠.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이들이 고요한 글의 세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필사를 하는 동안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직접 글을 따라 쓰면서 문장을 곱씹다 보면,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반복적으로 손 글씨를 쓰면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또 좋은 문장을 접하며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죠. 일상에서 쓰는 단어와 말은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 있는데요. 낯선 단어와 표현을 접하면서 언어 사용의 폭이 넓어져 어휘력이 좋아집니다.

필사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는 것입니다.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 하기 좋은 취미죠.

필사를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좋아하는 책이나 글귀를 선택하세요. 재미있게 읽은 소설, 마음을 울리는 시집, 깨달음을 주는 잠언집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가사가 유독 아름다운 노래도 괜찮아요. 대상을 정했다면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꾸준히 필사해보세요. 처음에는 하루 10분으로 시작해 점점 시간을 늘려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필사하면서 자신만의 감상이나 생각이 떠오른다면, 따로 한쪽에 적어두세요. 나중에 그 부분은 자신만의 소중한 기록으로 남을 겁니다.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취미 필사,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