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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님 트렌드의 판도를 뒤흔들 의외의 아이템

2025.01.10

올해 데님 트렌드의 판도를 뒤흔들 의외의 아이템

황야를 누비며 소를 몰던 카우보이들의 스타일은 작년 내내 우리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지난해 1월,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2024 F/W 남성복 컬렉션이 불붙인 흐름이죠. 이 무슨 우연의 일치인지, 벨라 하디드 역시 2023년 10월부터 카우보이 아단 바누엘로스와 교제를 시작하며 웨스턴 트렌드에 올라탔고요. 올해도 웨스턴의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목을 끄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과거 말을 타던 카우보이들이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던 장비, ‘챕스(Chaps)’입니다.

@bellaha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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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스라는 단어 자체는 생소할 수 있지만, 미 서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한 편이라도 봤다면 익숙할 겁니다. 최근 벨라 하디드 역시 종종 챕스를 착용하고 있고요. 스페인 남부 지방에서 유래한 챕스는 데님에 덧대 입는 아이템입니다. 사타구니와 엉덩이 부분이 뚫려 있어, 양다리를 끼운 뒤 허리춤 아래에서 벨트로 단단히 고정해 입는 것이 특징이죠. 다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튼튼한 가죽 소재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Louis Vuitton 2024 F/W Menswear

아무런 근거 없이 ‘챕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또렷한 정체성 탓에 스타일링이 까다롭다는 점에도, 지난 1년간 챕스는 런웨이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등장했거든요. 퍼렐 윌리엄스는 데님 소재 챕스를 겹쳐 입은 듯한 디자인의 팬츠를 선보였습니다. 와이드한 실루엣 덕분에 웨스턴 무드는 물론, 스트리트풍 룩을 연출하기에도 적합한 아이템이었죠.

Stella McCartney 2024 F/W RTW
Stella McCartney 2024 F/W RTW
Stella McCartney 2025 Pre-Fall
Stella McCartney 2025 Pre-Fall

스텔라 맥카트니는 세 시즌 연속으로 챕스에 트롱프뢰유 기법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2024 F/W 컬렉션에는 레더와 시퀸 소재의 챕스를 착용한 것처럼 보이는 청바지를 선보였죠. 의미심장한 문구가 적힌 탱크 톱, 그리고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와 매치하니 반항기 넘치는 룩이 완성됐습니다. 프리폴과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스웨이드와 자수 디테일을 활용했고요. 이와 같은 팬츠를 선택한다면, 바지와 어울리는 챕스를 찾는 수고를 확실히 덜 수 있겠군요.

Vaquera 2025 S/S RTW
Vaquera 2025 S/S RTW

외설과 파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즐기는 바퀘라는 ‘챕스는 데님 위에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챕스의 앞과 뒤가 뚫려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도발적인 팬츠리스 룩을 선보였죠. 피날레 중 모습을 드러낸 디자이너, 브린 토벤시(Bryn Taubensee)의 스타일링은 한층 현실적이었습니다. 헐렁한 복서 쇼츠 위에 챕스를 레이어드해 노출을 최소화했죠. 누구나 쉽게 따라 해봄직한 룩이었습니다.

Sportmax 2024 F/W RTW
Sportmax 2024 F/W RTW

스포트막스의 런웨이에는 정석적인 디자인의 챕스가 등장했습니다. 약간의 광택을 머금어 더욱 세련된 무드를 자아냈죠. 눈길을 끈 것은 함께 매치한 팬츠였습니다. 데님이나 워크 팬츠가 아닌, 출근할 때 입을 법한 수트 팬츠를 활용했거든요. 상반된 무드를 지닌 두 아이템이 만났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되레 멋스러운 믹스 매치에 가까웠죠. Y2K 대란 이후, 우리가 바지 위에 온갖 디자인의 치마를 겹쳐 입는 스타일링에 그 어느 때보다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꼭 웨스턴 트렌드 추종자가 아니더라도, 챕스를 하나쯤 장만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뜻이죠!

사진
Instagram, GoRunwa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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