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2025년을 장악할 티셔츠 트렌드

2025.01.11

2025년을 장악할 티셔츠 트렌드

JW Anderson×Queer

2024년 가장 뜨거웠던 패션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로에베의 수장이자 JW 앤더슨의 대표인 조나단 앤더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은 젠데이아,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가 테니스 대회를 배경으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영화 <챌린저스>의 의상 제작자로 활약하기도 했죠. 그는 프랑스 <보그>에 의상의 주제에 대해 “우리는 캐릭터의 젊음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옥스퍼드 셔츠처럼, 2000년대 후반에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주로 입었던 옷을 선택했죠”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 시작된 패션 트렌드

<챌린저스>는 영화 개봉을 축하하기 위해 따로 모이거나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젠데이아가 영화에서 입었던 것처럼 ‘I Told Ya’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상품화해 바이럴했죠. 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히트를 친 것은 사실 티셔츠 문구에 담긴 상징성 때문입니다. ‘I Told Ya’ 문구는 1961년 1월 열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슬로건 중 하나로, 그의 아들인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해당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와 함께 이 티셔츠를 마케팅하기로 했고, 인스타그램에 티셔츠 사진이 업로드되자마자 발 빠르게 퍼져나갔죠.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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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발상은 영화가 패션에 집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패션도 영화에 집착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최근 레드 카펫에 등장한 배우들을 보세요. 2024년 내내 메소드 드레싱, 즉 작품 속 캐릭터를 상징하는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마고 로비는 영화 <바비> 홍보를 위해 핑크색 옷을 수차례 입고 카메라 앞에 등장했죠. 티모시 샬라메 역시 <듄: 파트 2>의 한 장면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래지향적인 의상을 입었고요. 릴리 로즈 뎁은 영화 <노스페라투>에서 입었을 법한 19세기 드레스를 선택했죠.

조나단 앤더슨의 갈증은 <챌린저스>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윌리엄 S. 버로스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퀴어(Queer)>에서 루카 구아다니노와 손잡고 다시 한번 영화 의상 제작을 담당하게 된 것이죠. 이번에는 개봉을 기다리지 않고 영화에서 영감받아 완성한 캡슐 컬렉션을 자신의 브랜드인 JW 앤더슨에서 공개했습니다. 후드 티셔츠나 영화의 이미지가 들어간 스웨트셔츠, 티셔츠, 토트백과 모자 등을 출시했는데, ‘퀴어’ 또는 영화 속 명대사 ‘I want to talk to you… Without speaking’을 새겼습니다.

JW Anderson×Queer
JW Anderson×Queer

좋아하는 작품 속 인물처럼 입는 건 캐릭터와 동질감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조나단 앤더슨이 영화와 패션을 결합하는 유일한 디자이너는 아니기에, 2025년엔 이 새로운 발상을 차용하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가레스 퓨는 2025년 개봉 예정인 대니 보일 감독의 <28년 후(28 Years Later)> 의상을 디자인했으며, 스트리밍 플랫폼인 무비(Mubi)는 영화 <서브스턴스>의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와 영화의 발상지인 로스앤젤레스의 한 빈티지 매장에서는 TV 시리즈와 영화에서 본 옷을 시그니처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올해는 취향을 드러내는 옷이 더 유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옷 한 벌로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거죠.

Alexandre Marain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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