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톱에서 발견될, 이 어여쁜 디테일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미니멀에 대한 반대급부일까요? 최근 런웨이에서 흥미로운 흐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상류층의 스타일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가 바로 그것이죠.
네오 부르주아 스타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트렌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스타일이 미니멀리즘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1970년대 부르주아는 패턴과 컬러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거대한 모자나 주얼리처럼 존재감이 또렷한 액세서리를 즐겨 착용했죠.
화려하지만 경박스럽지 않은 분위기를 추구하던 당시 부르주아는 리본 디테일을 사랑했습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은 특유의 매력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 영향일까요? 지난 2025 S/S 런웨이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의 리본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보그>가 네오 부르주아 스타일을 소개하며 예로 든 발렌티노와 루이 비통의 컬렉션에는 푸시 보 셔츠가 등장했는데요. 루이 비통은 실키한 끈을 느슨하게 묶으며 무심한 멋을 자아냈고, 발렌티노는 나비넥타이를 결합한 디자인의 퍼프 슬리브 블라우스를 선보였죠.
더블브레스트 수트를 입은 벨라 하디드와 함께 화제를 모았던 생 로랑 역시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에 탑승했습니다. 이브 생 로랑의 뮤즈였던 낸 켐프너를 연상시키는 푸시 보 톱이 돋보였죠. 얇은 소재와 층층이 쌓인 러플 장식 덕에, 보호 시크와도 맞닿아 있는 룩이었습니다.
스트리트웨어를 대중화한 주인공, 뎀나 역시 50년 전 상류층 스타일을 참고한 듯했습니다.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리본 디테일이 등장했죠. 허리 밑으로 플리츠를 잔뜩 잡아놓은 리본 드레스는 간결하면서도 맥시멀했습니다. 당시 부르주아가 즐겨 입던 플레어 팬츠나 하이 웨이스트 팬츠가 아닌 칼럼 스커트를 매치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과거에 유행했던 아이템을 꼭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같았죠.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네오 부르주아를 표방하지 않던 브랜드들 역시 리본 디테일에 주목했다는 사실입니다. ‘개성’을 주제로 펼쳐진 프라다의 2025 S/S 컬렉션을 살펴볼까요? 쇼 초반부의 주인공은 네크라인에 짧은 끈이 달린 톱이었습니다. 거대한 카라비너가 달린 벨트와 마이크로 쇼츠를 활용한 덕분에, 스타일링은 부르주아보다 펑크에 가까웠죠. 목 앞에서 매듭을 묶을 수 있는 후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레더 재킷과 매치하니, 리본 디테일 특유의 페미닌한 분위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리본 디테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또 한 명 있습니다.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마거릿 대처죠. 그녀가 매일같이 리본이 달린 셔츠를 입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덕분에, 푸시 보 셔츠는 프로페셔널하고 강인한 여성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거듭납니다. 카멀라 해리스 역시 푸시 보 셔츠를 착용한 채 선거 유세에 나서곤 했고요. 버버리는 리본 디테일에 얽힌 스토리에 주목했습니다. 스트라이프 패턴을 가미한 어른스러운 매력의 푸시 보 셔츠를 선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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