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디자이너들이 신발 꾸미는 법

2025.01.16

디자이너들이 신발 꾸미는 법

어린 시절, 리본 달린 공주님 신발을 신었을 때 느낀 설렘을 기억하나요?

고개 숙여 오밀조밀한 장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흐뭇했죠. 2025 S/S 런웨이를 볼 때도 그랬습니다. 토핑을 가득 얹은 아이스크림처럼,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꾸민 신발이 속속 등장했거든요. 몇 시즌 내내 식을 줄 모르던 가방 꾸미기 못지않은 열기였습니다. 장식이 이제 단장의 잔재미를 넘어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2025년 패션 키워드 ‘혼돈의 커스터마이징‘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죠. 한 발 한 발 함께 살펴볼까요?

Coach S/S 2025 RTW
Coach S/S 2025 RTW
Coach S/S 2025 RTW
Bottega Veneta S/S 2025 RTW
Bottega Veneta S/S 2025 RTW

스튜어트 베버스는 장난감 자동차와 사슴을 꼬질꼬질한 운동화에 부착했습니다.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인 운동화는 어린 시절 향수에 젖게 했고요. 보테가 베네타의 힐에는 개구리가 출현했습니다. 발등을 타고 오르는 듯한 실루엣에서 마티유 블라지의 장난기가 느껴졌죠.

Simone Rocha S/S 2025 RTW
Simone Rocha S/S 2025 RTW
Simone Rocha S/S 2025 RTW
Simone Rocha S/S 2025 RTW

이번에도 시몬 로샤는 크록스에 하우스의 미학을 그득 담았더군요. 크록스는 크리스토퍼 케인 2017 S/S 컬렉션 이후 디자이너의 도화지 역할을 자처했는데요. 각종 컬러 비즈와 진주 등으로 장식한 크록스의 두툼한 자태는 ‘어글리 슈즈’라는 오랜 별명이 무색하게 사랑스러웠습니다.

Chloé S/S 2025 RTW
Chloé S/S 2025 RTW
Tod’s S/S 2025 RTW
Tod’s S/S 2025 RTW

셰미나 카말리의 플랫 슈즈를 볼 땐 느긋한 휴가를 상상했습니다. 물고기, 소라, 조개 등 해변이 떠오르는 작은 장식이 달랑이며 앞코를 간질였죠.

시종일관 ‘아기자기’한 건 아닙니다. 토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테오 탐부리니(Matteo Tamburini)는 링 여러 개를 로퍼 스트랩에 줄줄이 끼웠습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걸음마다 나지막이 들리는 것 같았죠. 미니멀한 룩에 약간의 리듬감이 더해졌고요.

Saint Laurent S/S 2025 RTW
Giambattista Valli S/S 2025 RTW
Giambattista Valli S/S 2025 RTW

생 로랑은 훨씬 더 어른스러웠습니다. 날카로운 슬링백 펌프스 앞코에 큼직한 브로치를 붙였는데요. 영묘한 빛깔이 펌프스의 매끈한 텍스처와 어우러지며 고혹적이고 센슈얼한 느낌이 배가했습니다.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플랫 슈즈는 공예에 가까웠어요. 하나하나 정교하게 배치된 새틴, 진주, 크리스털 장식의 조화는 웨딩 슈즈로 삼고 싶을 정도로 로맨틱했죠.

포토
GoRunwa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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