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 영화의 제왕, 데이비드 린치 별세
세계적인 거장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 감독이 78세로 별세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6일 린치의 가족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부고를 전했습니다. 유족은 “우리 모두 깊은 슬픔을 느끼며, 예술가이자 한 인간이었던 데이비드 린치가 사망했음을 발표한다”며 “린치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며 세상에 큰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그라면, ‘구멍 말고 도넛을 보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족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고인이 지난해 오랜 흡연으로 만성 폐 질환인 폐기종 진단을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죠.
린치 감독은 일반적인 영화 문법을 파괴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컬트 영화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죠.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적 미학에 독특한 사운드가 더해져 심리적인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는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 아카데미상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엘리펀트 맨>,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얻은 <블루 벨벳>,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멀홀랜드 드라이브>, 가장 실험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인랜드 엠파이어>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미스터리 살인 사건을 다룬 TV 시리즈 <트윈 픽스> 역시 TV 역사상 가장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드라마로 평가받았죠. 린치 감독은 영화 외에도 음악 활동과 그림, 사진 작업 등을 하며 실험적인 세계를 선보였습니다.
린치 감독의 사망 소식에 영화계와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의 오랜 팬임을 자처한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영웅’이라고 말하며 추모했습니다. 시몬스는 2019 F/W 컬렉션에 <블루 벨벳>의 장면을 반영할 만큼 린치 감독을 좋아했죠.
한 시대를 대표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 비록 그는 눈을 감았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 곁에 오래 함께할 겁니다.
- 포토
- Getty Images,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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