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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팬츠 지지자의 마음도 사로잡은 지금 입기 좋은 팬츠

2025.01.17

와이드 팬츠 지지자의 마음도 사로잡은 지금 입기 좋은 팬츠

저는 원래 ‘와이드 팬츠파’였습니다. 와이드 팬츠 중에서도 가장 여유 있는 핏을 자랑한다는 벌룬 팬츠에 도전한 적도 있죠.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이어지는 와이드 팬츠 유행에 대한 반감일까요, 혹은 같은 스타일의 바지를 너무 오래 입은 탓일까요? 약 1년 6개월 전, 정확히는 퍼렐 윌리엄스가 플레어 데님을 입고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타이트한 핏의 바지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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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다리 라인이 부담스러울 줄 알았건만, 플레어 데님을 난생처음 입어보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더군요. 바지 밑단이 바닥에 끌리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어쩐지 어른이 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와이드 팬츠에 넌더리가 난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025 봄/여름 런웨이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의 스키니 팬츠가 등장했거든요. ‘와이드 팬츠 전성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대안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2025년 내내 입기 좋은 타이트 핏 팬츠 네 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올해만큼은 두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레깅스

Prada 2025 S/S RTW
Prada 2025 S/S RTW
Prada 2025 S/S RTW
Prada 2025 S/S RTW

이제 레깅스는 운동할 때만 입는 옷이 아닙니다. 켄달 제너의 보테가 베네타 룩과 함께 시작된 팬츠리스 트렌드 이후, 레깅스는 언제든 입고 나갈 수 있는 아이템이 됐죠. 프라다의 2025 봄/여름 컬렉션에도 색색의 레깅스가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스타일링입니다. 흔히 레깅스의 짝으로 떠올리는 스웨트셔츠나 후디가 아니라, 클래식한 폴로 니트와 리본 디테일 톱을 활용했거든요.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치마를 레이어드하거나, 코트를 걸친 룩도 흥미로웠습니다. 신발은 전부 가죽 소재 구두였고요.

보헤미안 팬츠

Isabel Marant 2025 S/S RTW
Isabel Marant 2025 S/S RTW

몇 년 사이 숨쉬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스키니 진의 위상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습니다. ‘절대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트렌드’ 리스트에 종종 이름을 올렸으니까요. 그간 미우미우를 비롯해 많은 브랜드가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스키니 룩’을 그대로 재현했지만, 결국 스키니 진을 되살리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죠. 이자벨 마랑은 스키니 진을 입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Y2K와만 어울리는 줄 알았던 스키니 진을 보호 시크 스타일링에 활용했죠. 준비물은 보헤미안풍 톱과 슬라우치 부츠입니다.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한 푸른색 스키니 진 대신, 갈색을 고집하며 더 세련된 룩을 완성했죠.

스키니 수트 팬츠

Acne Studios 2025 S/S RTW
Courrèges 2025 F/W RTW
Versace 2025 S/S RTW
Versace 2025 S/S RTW

지난해 내내 유행한 오피스 웨어 스타일의 영향일까요? 아크네 스튜디오, 꾸레주, 베르사체까지 나란히 깔끔한 디자인의 스키니 핏 수트 팬츠를 선보였습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긴 팬츠 길이도 눈에 띄었는데요. 발목이 살짝 보이는 수트 팬츠는 지나치게 드레시한 무드를 자아낼 수 있다는 걸 고려한 듯했습니다. 특히 아크네 스튜디오와 베르사체의 팬츠는 무릎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혀, 더 캐주얼한 분위기가 느껴졌죠. 스타일링은 모두 정석이었습니다. 특별한 기교는 필요 없다는 듯, 톱과 팬츠 컬러를 통일했어요.

슬릿 디테일 팬츠

Sportmax 2025 S/S RTW
Sportmax 2025 S/S RTW

스키니 팬츠의 치명적인 결점이 하나 있습니다. 입는 이는 물론 보는 이에게도 답답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스포트막스는 사소한 디테일을 활용해 이 단점을 손쉽게 보완했습니다. 플레어 핏 스키니 팬츠에 슬릿 디테일을 가미했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펄럭이는 밑단 덕분에 분위기는 한층 자유분방했습니다.

사진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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