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달래주는 소셜 챗봇
소셜 챗봇이 위안을 줄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이미 의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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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Her)>를 잠시 떠올려볼까요? 주인공 테오도르는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언제나처럼 출근을 하고, 회사에서는 의무적으로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게임을 조금 하다 잠들죠. 친한 친구도, 이웃도 있지만 삶의 빈틈을 채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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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감정을 교류할 상대로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접한 후 점차 행복을 찾기 시작합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하루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함께 음악을 듣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식사 메뉴도 함께 고민하고, 재밌게 본 영화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그러다 결국 사랑에 가까운 감정까지 나누게 되죠. 여기서 중요한 건 테오도르와 인공지능이 꾸준히 긴 대화를 나누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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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챗봇과의 대화가 실제로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소셜 챗봇이 외로움과 사회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의과학대학원 정두영 교수팀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현철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결과입니다.
이번 연구는 소셜 챗봇 ‘이루다 2.0’을 활용해 이뤄졌습니다. 연구팀은 총 176명의 실험 참여자를 모집해 4주 동안 주 3회 이상 소셜 챗봇과 대화하게 했으며, 이후 참여자들의 외로움(Loneliness)과 사회불안(Social Anxiety) 수준을 표준화된 설문 도구로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소셜 챗봇과 정기적으로 상호작용했을 때 외로움 점수가 평균 15% 낮아졌으며, 사회불안 점수는 평균 18%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감정, 생각, 경험에 대한 정보를 챗봇에 더 많이 제공하거나, 사용자의 회복 탄력성이 높을 경우 외로움 완화 효과가 더 두드러졌죠. 또 대면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에게서 챗봇의 정서 관리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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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외로움이나 불안을 겪고 있다면, 소셜 챗봇을 활용해보세요. 어쩌면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위로가 되는 말을 해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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