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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입는 방식을 아예 바꿀 2025 스타일링 공식

2025.01.23

옷 입는 방식을 아예 바꿀 2025 스타일링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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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캠버웰(Camberwell)에서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사람을 봤습니다. 단어만 놓고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이상하게 멋져 보이더군요. 이 어긋난 조합을 통해 요즘 사람들이 옷 입는 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스타일링을 ‘픽 앤 믹스 드레싱(Pink ‘n’ Mix Dressing)’이라고 부릅니다. 그저 좋아하는 아이템을 골라 섞는다는 뜻이지요. 상상력이 풍부하고 엉뚱할수록 효과적인 스타일링입니다.

픽 앤 믹스 드레싱, 새롭진 않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의 옷차림은 혼란 그 자체거든요. 수많은 마이크로 트렌드가 쏟아져 나오며 일어난 결과죠.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건 1990년대 초커와 2010년대 트러커 캡을 매치하는 18세 소녀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하이 패션과 매스 패션을 적절히 섞은 연출법이 더 흥미롭죠. NFL 재킷과 미니 샤넬 백을 매치한 티모시 샬라메, 체육관에서 볼 법한 레깅스와 브로그를 짝지은 미우미우 2023 F/W 컬렉션 룩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제 트레이닝복에 로퍼를 신고 파티에 가고, 테일러드 셔츠와 어그 부츠 차림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캐주얼과 포멀의 조화가 픽 앤 믹스 드레싱의 핵심이자 정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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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패션 피플들은 오래전부터 겉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두 아이템을 페어링해왔습니다(트레이닝복에 카우보이 부츠를 처음 신은 사람이 다이애나 비라는 걸 잊지 마세요!). 이 스타일링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건 팬데믹 이후입니다. 장기간 집에 머무르며 편안한 복장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느슨한 스타일을 고집했습니다. 그렇게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복장 규정’은 조금씩 힘을 잃어갔죠. 최근 들어 이 경계는 더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뜻밖의 만남으로 가득했던 프라다 2025 F/W 컬렉션을 떠올려보세요. 그 풍경은 패션 칼럼니스트 루크 리치(Luke Leitch)가 쓴 대로 ‘새로운 무질서를 선언하기 위해 큐레이팅된 혼돈’ 그 자체였죠.

픽 앤 믹스 드레싱의 가장 큰 장점은 옷 입는 행위 자체가 더욱 즐거워진다는 겁니다. 트레이닝복 위에 슬립 스커트를 걸치고 키튼 힐을 신은 당신을 이상하게 쳐다볼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비정상이 새로운 정상인 시대입니다. 이제 이 혼란을 받아들일 때가 왔죠.

Daisy Jones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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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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