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기 나름! 당신의 ‘정신연령’은 몇 살인가요?
얼마 전 엄마와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부드러운 감자 같은 아프가니스탄 빵에 고르메 사브지(Ghormeh Sabzi, 이란의 허브 스튜)를 찍어 먹는데 ‘정신적 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갔죠. 엄마는 “내가 몇 살로 보이니?”라고 물었어요. 제가 당연히 알고 있는 엄마의 실제 나이가 아니라 본질적인 걸 묻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엄마와 나는 동시에 말했어요. “열두 살!”
물론 우리 엄마는 열두 살이 아니에요. 하지만 엄마를 떠올리면 어딘지 모르게 딱 열두 살 같아요. 뭐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엄마의 영혼은 열두 살로 형성된 것 같아요. 본연의 상태라고 할까요?
“그럼 너의 내면은 몇 살이야?” 엄마가 물었어요. 우리는 버터를 듬뿍 올린 밥을 접시에 가득 담고 있었죠. “열두 살, 열일곱 살 그리고 마흔두 살.” 제 대답은 복잡했어요. 제게는 세 가지 나이가 있다고 여기거든요. 그중 하나는 아직 살아보지 못한 미래의 나이예요.
정신적으로는 늙지 않는다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지는 사회적 나이에 비하면 ‘내면적 나이’ 혹은 ‘정신연령’이라는 개념은 조금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내면의 나이를 물으면 보통 정확하게 대답할 겁니다. 사회적 나이와 달리 시간이 많이 흘러도 변함없죠. 제 아내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답해요. “로커 출신의 70대 남성인 동시에 활발한 10대 소녀”라고요. 제 동료 헤일리에게 물으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일흔두 살”이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뒤 “생후 6개월이기도 해”라고 덧붙이죠. 또 다른 친구는 본인이 “열세 살에서 열아홉 살 사이”여서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게 부당하게 느껴진다더군요.
정신연령이 신체 나이에 영향을 미친다
정신연령과 사회적 나이는 서로 상관없을 듯하지만 실제로 꽤 관련이 깊어요. 정신적 나이가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2018년 한국의 한 연구에서는 뇌 스캔을 통해 실제 나이보다 자신이 더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뇌 조직이 더 두껍고, 노화로 인한 손상이 덜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우울증, 수면 장애를 앓을 위험이 더 높다고 해요.
정신연령이 비슷한 사람끼리 끌린다
참고로 저는 과학자가 아니니 전적으로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정신연령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듯합니다. 제 친구 두 명은 서른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때로는 10대처럼 느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셋이 외출하면 방과 후 쇼핑몰에 가는 10대 같고, 집에 모이면 우리는 댄스 매트(음악에 맞춰 발로 춤을 추듯 게임을 즐기는 매트 형태의 컨트롤러)를 하며 놉니다. 이 친구들과 있을 때 마음이 편한 이유는 저도 내면에 10대 같은 자아가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제 친구 에밀리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하더군요.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사거나 아이를 갖는 것 같은 특정 ‘인생 이정표’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어른의 삶이 미뤄졌다는 거죠. “그래서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 즉 친구들과 나가서 웃고 떠들고 게임하는 일에 집중한다”고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정신적 나이
에밀리의 말도 이해가 가고 동의하지만, 내면의 나이를 형성하는 건 사회적 조건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타고나는 것 같아요. 아니면 적어도 어린 시절 정해지는 거죠. 주변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어린 시절이 전혀 상상이 가지 않거나 혹은 유치한 행동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인생 2회차를 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요. 영국 배우 헬렌 미렌(Helen Mirren)을 떠올려보세요? 반대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50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20대 같아 ‘나이는 또 나만 먹었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결국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아요. 축적된 경험, 자신만의 가치관, 신체적 지표 외에 대부분의 것들은 의미가 없죠(제가 열일곱 살처럼 느낀다고 열일곱 살들과 실제로 어울릴 수 없는 것처럼요). 삶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즐겁게 살지, 진지하게 살지, 반대로 진중하고 어른스럽게 살지는 정신적 나이에 달렸어요. 그러니 다음에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실제 나이 대신 물어보세요. “당신의 정신연령은 몇 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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