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 스릴러 ‘9월 5일: 위험한 특종’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벌어진 초유의 인질극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에서 비극적으로 회자된 적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 ‘검은 9월단’이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단을 인질로 잡고 협상을 시도했으나 전원 살해된 사건이죠.
<9월 5일: 위험한 특종>은 테러를 생중계한 ABC 방송국 스포츠 팀의 실화를 다룬 온에어 스릴러입니다.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화 부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고,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 초청되며 9관왕을 거머쥔 화제작이죠.
영화는 에어컨이 고장 난 ABC 스포츠 팀 사무실의 후덥지근한 공기와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생생한 편집이 인상적입니다. 올림픽을 가까이에서 취재하던 스포츠 팀이 보도국 대신 인질극을 중계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들은 시시각각으로 번뇌하며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다른 미디어에 특종을 내주지 않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압박, 생중계로 총살 화면을 내보낼지에 관한 윤리적 문제, 중계가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데 따른 죄책감 등이 특히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직업적 소명이고, 어디서부터가 관음주의와 윤리적 태만일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독일인 통역사의 커피 심부름입니다. 그녀는 독일어를 영어로 통역하기 위해 근무한 임시 직원이죠. 인질극이 벌어지면서 ABC 스포츠 팀에서 유일하게 독일어 소통이 가능한 그녀가 중요한 소식 창구가 됩니다. 그런 그녀에게 나이 지긋한 직원이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녀가 커피를 타러 갈 때 현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급박한 뉴스를 전할 사람은 없었죠. 이런 디테일 때문에 팀 펠바움(Tim Fehlbaum) 감독의 차기작도 챙겨 보고 싶어졌습니다. 2월 5일 개봉.
- 피처 디렉터
- 김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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