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소리의 센 소리
카니예 웨스트의 아내이자 뮤즈인 비앙카 센소리는 옷을 거의 입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노출이 감춘 것은 무엇이며,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뉴요커> 매거진이 비앙카 센소리가 만들어낸 무언의 진풍경에 의문을 가졌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셀러브리티를 정말 좋아한다. 그들에 대해 생각하고, 읽고, 쓰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그들을 발견하는 것만큼 내게 기쁨을 주는 일도 없다. 그래서 지난여름 취재차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을 때 샤토 마몽 호텔에서 친구들과 저녁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 호텔은 유명 셀럽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낼 뿐 아니라 그들이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모일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잊지 않도록 말해두자면, 대통령의 방탕한 아들 헌터 바이든이 크랙 코카인에 빠졌을 때 은신한 장소 중 하나다). 프렌치 고딕 스타일 성으로 선셋 대로의 언덕길에 있는 이곳은 평일 밤에도 운 좋은 일반인이 내부를 엿볼 수 있다.
처음엔 느리게 시작되었다. 저녁 먹는 내내 목을 빼고 둘러봤지만 헛수고였다(내가 발견한 유일한 유명인은 <베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의 출연자 도릿 켐슬리와 별거 중인 남편이자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 겸 부동산업자 폴 켐슬리뿐). 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커튼으로 가려진 흡연 장소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돌아왔을 때 반전이 일어났다. “너 방금 비앙카 센소리를 놓쳤어!” 내가 다가가자 한 친구가 흥분해서 말했다.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위에 아무것도 안 입고!”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때 그녀는 상의를 입지 않고 살구색 스타킹에 힐만 신고 있었다. 사바나의 치타처럼 예리한 본능을 발휘한 나는 아무 말 없이 빠른 속도로 계단을 내려갔다. 복도를 질주하며 작은 야자수 화분을 거의 넘어뜨릴 뻔했고, 주차장에 몸을 숨긴 채 미친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바깥으로 뛰어나가 호텔 입구를 훑어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센소리는 진작에 사라지고 없었다.
비앙카 센소리는 누구인가? <데일리 메일>이나 <페이지 식스>, <TMZ>를 탐독하지 않는 사람은 알 도리가 없는 이름일 수도 있다. 호주 출신으로 멜버른 대학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까지 받은 30세의 그녀는 셀러브리티와의 관계로 알려지게 됐다. 지금은 ‘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카니예 웨스트와 2022년부터 부부 사이다. 예는 래퍼이자 한때 아디다스와 갭의 협업자였으며 킴 카다시안의 전남편, 잠시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히틀러의 숭배자임을 공공연히 밝히며 트위터에 반유대주의 발언을 공개하기도 했다(후에 히브리어로 사과문을 올렸는데 챗GPT로 번역한 게 거의 분명해 보였다). 센소리는 예가 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해 그녀를 채용하면서 그의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됐다. 가장 유명한 프로젝트는 일본의 건축계 거장 안도 타다오의 말리부 비치 하우스 리노베이션이었으며 2021년 5,730만 달러에 그 저택을 구입한 예는 결국 그 건물을 망가뜨렸다(센소리의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현재 예의 패션 브랜드 ‘이지’의 건축 헤드로 표기돼 있다). 그러나 고용주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면서 센소리는 직업적 성취보다 심한 노출의 과감한 옷차림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그녀 자신이 그녀의 디자인 프로젝트가 된 셈이며 어쩌면 남편의 프로젝트인지도 모른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녀는 예와 함께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외출할 때마다 말 그대로 거의 헐벗은 채 나다닌다. 얼마나 옷을 적게 입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가십 매체의 좋은 먹잇감이 된 그녀의 룩은 거의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기사의 문체는 통제 불가능한 광란에 가깝다. 최근 파파라치에게 포착된 몇 가지 예를 의붓엄마처럼 빈정대는 <TMZ>의 코멘트와 함께 살펴보자. 샌타모니카의 조르지오 발디 레스토랑에 저녁 식사 하러 갈 때 입었던 비치는 살구색 보디수트(“가슴 완전 노출!”), 영화관 데이트에서 입은 투명한 크롭트 톱과 엉덩이를 강조하는 반바지(“또다시 가슴 완전 노출!”), 그리고 샤토 마몽 호텔에서 점심 먹을 때 입은 끈 팬티(“엄마, 나 바지 안 입었어요!”). 핀업 걸 같은 센소리의 체형도 일련의 사건이 갖는 섹시함에 자연스럽게 일조한다. 완전한 상의 탈의나 하의 실종은 아니더라도(내 친구들은 샤토 마몽 호텔에선 정말 그런 차림이었다고 내게 맹세했다) 거의 그런 거나 다름없다.
예는 파트너의 외모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감독으로서 전적이 있다. 네 아이를 갖고 2022년에 이혼한 킴 카다시안과 10년 가까이 함께하는 동안, 그는 리얼리티 스타를 2000년대 초 로스앤젤레스 파티 걸에서 유럽 스타일의 아방가르드하고 세련된 아이콘으로 변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킴은 한때 예와 협업한 적 있는 뎀나가 디자인한 무채색의 미래적이고 타이트한 발렌시아가 의상을 입곤 했다. “킴을 스타일링하는 것이 내 사랑의 언어”라고 말했지만 둘의 관계가 끝을 향할 무렵, 기독교 신앙이 깊어지면서 예는 킴의 도발적인 의상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했다. 그리고 2019년 멧 갈라에서 그녀가 입은 뮈글러 코르셋 드레스에 대해 <4차원 가족 카다시안 따라잡기>의 한 에피소드에서 아내이자 엄마가 입기에 그 의상은 “지나치게 야하다”고 지적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그는 킴과 결별한 후 줄리아 폭스와 몇 주 동안 폭풍 같은 짧은 연애를 했다. 이 연애에는 폭스를 위한 테크노 고딕풍 의상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진, 그가 직접 스타일링하는 장면도 포함되었다. 폭스는 <인터뷰> 매거진에서 예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새 옷으로 가득한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했을 땐 정말 신데렐라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은 예가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 스벵갈리(Svengali) 본능을 발휘해 폭스를 ‘카다시안 복제품’으로 만들려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거의 누드에 가까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센소리 또한 ‘비앙카, 문제가 있으면 눈을 두 번 깜박여’ 같은 느낌이다. 예의 통제 아래 있는 것인지 그 누가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만, 어쨌든 그녀는 그와 함께 있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 반대로 하는 게임처럼 함께 외출할 때면 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거운 옷으로 몸을 감싸며, 남편의 스타일은 아내의 노출을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말하자면 <플레이보이> 누드 화보에서 나비넥타이가 나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 예로 지난해 2월,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센소리는 비치는 비닐 레인 코트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였고 예는 검은 가죽 재킷 위에 베이지색 판초를 걸치고 장갑, 부츠, 본디지 스타일의 마스크까지 써서 온몸을 가리고 있었다. 그의 룩이 ‘사형집행인’ 같다면 그녀의 의상은 1980년대 초 섹시 코미디 영화 <청바지 소동(So Fine)>을 떠올렸다. 그 영화에서 라이언 오닐은 엉덩이가 드러나는 청바지를 개발해 예기치 않게 패션에 돌풍을 일으킨다. 그러나 센소리와 예가 영화를 패러디하려는 것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들의 진지한 연출에는 우스꽝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나는 그들의 커플 룩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시각적 충격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매우 효과적인 스타일링이자 하나의 컨셉을 향한 철저한 헌신이었다.
물론 전략적인 노출이 요즘 시대에 드문 일은 아니다. 휴대폰을 스크롤할 때마다 우리는 언더붑이 드러나는 비키니 차림의 인플루언서와 가슴골이 드러난 레드 카펫 룩의 영화배우, 유료 성인물 구독 사이트 ‘온리팬스’ 계정을 홍보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와 엉덩이가 드러나는 끈 팬티를 입은 팝 스타의 물결을 본다. 상대방에게 “(그녀의) 속옷 색깔을 맞혀봐”라고 말하는 찰리 XCX의 싱글 ‘Guess’의 새 히트 리믹스의 커버 아트를 예로 들면, 짧은 레이스 거즈 조각 아래로 슬쩍 드러난 엉덩이 클로즈업 사진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센소리는 여기에 더 새롭고 극단적인 무언가를 개척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안 입을 때가 많기 때문에 그녀의 속옷 색깔을 맞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또는 반대로 속옷을 겉옷처럼 입기도 한다). 대부분의 공개적인 노출은 스트립쇼 같은 장난스러운 방식으로 사람들을 자극하지만, 센소리의 노출은 그런 면에서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계산된 충격과 같은 무뚝뚝함이 있다. 셀러브리티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그들의 가시성과 신비로움 사이의 긴장에 달려 있다면 센소리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그 긴장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여기 내가 있어요, 모든 시선에 완전히 노출돼 있지만 여전히 수수께끼 같죠.”
센소리가 만들어내는 충격은 무언의 성격을 띤다(내가 아는 한 그녀가 말하는 모습이 담긴 최근 영상은 전무하며, 팬들은 센소리가 VR 컨퍼런스에게 강연하는 2022년 과거 동영상을 얼마 전 찾아냈다. <페이지 식스>에 따르면 그 발견은 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나는 뉴욕의 실험 극단 리빙 시어터와 그들이 1968년 무대에 올린 실험극 <Paradise Now>를 떠올렸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전부 옷을 벗고 자연적이고 탈자본주의적인 이상향으로 돌아가자고 큰 소리로 외쳤다. “혁명 이후에는 돈이 없어질 것이다!” 배우들이 구호를 외쳤고 옷을 벗기 시작하며 “우리의 육체는 금기다!… 나는 옷을 벗을 수 없다!… 나는 천국의 문 밖에 있다!”고 소리쳤다. 이 아방가르드한 투쟁은 공격적이고 정치적이었으며, 선동자들은 나체가 됨으로써 그들의 주체성을 온전히 인정받기를 원했다. 반면 센소리는 주체적이기보다 대상화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뒤로 빗어 넘긴 머리칼, 벌거벗은 실루엣, 날렵하고 거의 공기역학적이라 할 수 있는 외모(다듬어진 홀쭉함과 갑작스럽고 과장된 볼륨감)는 맨살이 만들어내는 무언의 순수한 진풍경이다. 그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패트릭 나겔(Patrick Nagel)의 일러스트 속 여인 혹은 가수 로버트 파머(Robert Palmer)의 노래 ‘Addicted to Love’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백업 밴드 여자 로봇과 거의 흡사하다.
1980년대 레퍼런스는 중요한 요소다. 센소리가 예와 함께 외출할 때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론 머스크의 <블레이드 러너> 취향이 반영된 이 차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거대한 전기 차량으로 가격은 수만 달러에 이른다. 사이버트럭은 레이건 시대의 디스토피아적 자유주의 미래의 환상이 실현된 것처럼 보이며 머스크가 말한 것처럼 “미래는 미래처럼 보여야 한다”는 믿음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무시무시한 크기에 고집스럽게 녹이 스는 이 다각형의 헐크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위협하며, 위압감을 주는 우상과 같다. 센소리의 나체처럼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지만, 쉽게 가질 순 없다.
추천기사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