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위대한 무드 보드로 변신한 박물관, 루브르 꾸뛰르

2025.02.06

위대한 무드 보드로 변신한 박물관, 루브르 꾸뛰르

칼 라거펠트는 생전에 ‘예술은 예술이고, 패션은 패션이다(Art is art, fashion is fashion)’라고 말하며 예술과 패션을 따로 두고 보기를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미술과 장식 예술 등 다양한 예술품으로부터 패션에 대한 영감을 얻었죠. 지금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이런 점에 주목합니다. 예술과 영감, 그리고 패션!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화려하게 2025년의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루브르에서는 박물관 역사상 처음으로 패션을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전시 <루브르 꾸뛰르(Louvre Couture)>가 진행 중입니다.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박물관의 약 9,000㎡에 달하는 공간이 패션 무드 보드로 변신했습니다. 지방시, 샤넬, 베르사체, 생 로랑, 루이 비통, 디올 등 45개 패션 하우스에서 기증한 대여품과 기증품, 70여 점의 의류로 가득 채워졌죠. 알렉산더 맥퀸의 플랫폼 아르마딜로 슈즈,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18세기 가구에서 영감받은 칼 라거펠트의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45명의 디자이너를 통해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루어진 예술과 패션 간의 전례 없는 대화를 보여줍니다.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루브르 박물관 장식 예술 부서 책임자 올리비아 가베(Olivia Gabet)는 패션 역사 전반에 걸쳐 디자이너들이 예술품으로부터 영감받아온 과정을 폭넓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생 로랑, 위베르 드 지방시처럼 위대한 꾸뛰리에부터 마린 세르처럼 현대적 감성을 담은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가베는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박물관은 곧 “궁극적인 무드 보드”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시는 패션이 예술인지 아닌지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패션은 곧 창조이며, 위대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예술적 문화가 이 컬렉션의 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전시회의 시작을 알리는 피스는 존 갈리아노가 디올에서 디자인한 오뜨 꾸뛰르 드레스입니다. 루브르의 이름을 딴 ‘Musée du Louvre’라는 제목의 작품이죠. 가베는 “오뜨 꾸뛰르 역사상 박물관 이름을 딴 유일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돌체앤가바나 크리스털 드레스, 태양왕 모티브가 화려한 디올 실크 가운 등 눈을 뗄 수 없는 꾸뛰르 의상과 예술 작품으로 촘촘하게 채워졌습니다. 파리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루브르 박물관을 필수 방문 코스로 넣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루브르는 파리 패션 위크가 열리는 3월, 수백 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디너파티를 열 계획입니다. CNN은 이를 두고 ‘프랑스 최초의 멧 갈라’라고도 묘사했죠. 과연 루브르 박물관과 패션의 동행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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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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