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무드 보드로 변신한 박물관, 루브르 꾸뛰르
칼 라거펠트는 생전에 ‘예술은 예술이고, 패션은 패션이다(Art is art, fashion is fashion)’라고 말하며 예술과 패션을 따로 두고 보기를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미술과 장식 예술 등 다양한 예술품으로부터 패션에 대한 영감을 얻었죠. 지금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이런 점에 주목합니다. 예술과 영감, 그리고 패션!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화려하게 2025년의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루브르에서는 박물관 역사상 처음으로 패션을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전시 <루브르 꾸뛰르(Louvre Couture)>가 진행 중입니다.
박물관의 약 9,000㎡에 달하는 공간이 패션 무드 보드로 변신했습니다. 지방시, 샤넬, 베르사체, 생 로랑, 루이 비통, 디올 등 45개 패션 하우스에서 기증한 대여품과 기증품, 70여 점의 의류로 가득 채워졌죠. 알렉산더 맥퀸의 플랫폼 아르마딜로 슈즈,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18세기 가구에서 영감받은 칼 라거펠트의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45명의 디자이너를 통해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루어진 예술과 패션 간의 전례 없는 대화를 보여줍니다.
루브르 박물관 장식 예술 부서 책임자 올리비아 가베(Olivia Gabet)는 패션 역사 전반에 걸쳐 디자이너들이 예술품으로부터 영감받아온 과정을 폭넓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생 로랑, 위베르 드 지방시처럼 위대한 꾸뛰리에부터 마린 세르처럼 현대적 감성을 담은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가베는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박물관은 곧 “궁극적인 무드 보드”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시는 패션이 예술인지 아닌지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패션은 곧 창조이며, 위대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예술적 문화가 이 컬렉션의 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시회의 시작을 알리는 피스는 존 갈리아노가 디올에서 디자인한 오뜨 꾸뛰르 드레스입니다. 루브르의 이름을 딴 ‘Musée du Louvre’라는 제목의 작품이죠. 가베는 “오뜨 꾸뛰르 역사상 박물관 이름을 딴 유일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돌체앤가바나 크리스털 드레스, 태양왕 모티브가 화려한 디올 실크 가운 등 눈을 뗄 수 없는 꾸뛰르 의상과 예술 작품으로 촘촘하게 채워졌습니다. 파리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루브르 박물관을 필수 방문 코스로 넣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루브르는 파리 패션 위크가 열리는 3월, 수백 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디너파티를 열 계획입니다. CNN은 이를 두고 ‘프랑스 최초의 멧 갈라’라고도 묘사했죠. 과연 루브르 박물관과 패션의 동행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까요?
- 포토
- Photo by Nicolas Bousser/Musée du Lo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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