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박세은, “발레를 생각하면 365일 24시간 두근거려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박세은은 발레와 함께하기에 나날이 두근거린다.

패션 화보

박세은, “발레를 생각하면 365일 24시간 두근거려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박세은은 발레와 함께하기에 나날이 두근거린다.

STAR POWER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박세은이 더 로우(The Row)의 봄 컬렉션을 입고 파리의 텅 빈 아파트로 걸어 들어왔다. 자바리 캐시미어 톱, 네슨 오가닉 코튼 셔츠, 아이린 실크 스커트, 메시 나일론 가죽 부츠.

A SIMPLE STEP 제레마이아 리넨 재킷과 쉐리 리넨 팬츠, 비스코스 리넨 캔버스 스니커즈.

BEING CASUAL 네슨 코튼 셔츠, 릴라스 울과 리넨 팬츠, 클래식 가죽 벨트.

BY THE WINDOW 타비시나 실크 코튼 코트와 네슨 오가닉 코튼 셔츠, 힙노스타 코튼 팬츠, 비스코스 리넨 캔버스 스니커즈.

STERLING WHITE 도네트 라이트 워시드 코튼 코트, 메시 나일론 가죽 부티.

ON THE TOP 자바리 캐시미어 톱, 네슨 오가닉 코튼 셔츠, 아이린 실크 스커트, 메시 나일론 가죽 부츠.

DOWN TIME 자야드 캐시미어 톱과 데시 실크 톱, 잉그람 실크 드레스, 탈리 코튼 팬츠, 듄 고무 클래식 샌들.

FLYING MOMENTS 구리 톱, 힙노스타 코튼 팬츠, 메시 나일론 가죽 부티.

MAKING WAVES 세드릭 실크 비스코스 드레스. 의상과 액세서리는 더 로우(The Row).

일상과 발레 청바지와 운동화를 교복처럼 착용하고 발레단에 출근한다. 주말이면 멋을 내본다. 14년간 머물고 있는 파리는 패션에 다양한 영감을 준다. 덕분에 무채색을 좋아하지만 도드라지는 포인트 컬러를 활용하고, 이렇게 입어도 될까 싶은 소재를 겹쳐 입는다. 한국에 가면, 친구들이 프렌치 스타일로 달라졌다며 놀라워한다. 발레복으로는 가볍고 동작할 때 실루엣이 잘 드러나는 모슬린 소재 드레스를 선호한다. 몸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지금 준비 중인 <오네긴>의 침실 파드되에서 입는 하얗고 가벼운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출 때 자유로워진다.

발레 공연 최초 아이맥스(IMAX) 상영 스스로에게 주는 점수가 후하지 않기에 어느 공연이든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맥스로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촬영 전부터 워낙 걱정해서인지 생각보다 괜찮게 담긴 것 같다. 공연 실황을 촬영했기에 표정이나 동작에 어려움이 꽤 있었지만, 세계 최초로 만드는 영상에 내가 무대에 서다니 2021년 에투알이 된 후 어찌 보면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발레 공연의 스크린 상영에는 장단점이 있다. 프랑스 발레는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추구하는데, 스튜디오에서 우리끼리 연습할 때는 한 호흡에도 감정이 전달되는 반면, 공연장 객석 끝까지 감동을 전하려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표현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영상은 작은 감정 연기 하나까지 관객에게 전달되기에 감사하다. 다만 카메라가 클로즈업에 들어가면 무대 다른 편의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어서 안타깝다.

딸이 열어준 세상 출산 후 복귀하자 동료가 “네 춤이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라고 말했다. 이제 두 살 된 딸은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소중한 존재다. 처음엔 육아와 발레의 균형을 찾기 어려웠지만 익숙해져 간다. 이렇게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구나 싶을 만큼 바쁘지만, 오히려 정신적으로 편안해졌다. 딸과 발레 외의 잡념은 없어지고, 얼마나 귀중한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인지 알기에 집중도가 높아졌다.

시간을 거스르는 운명 열 살 때 발레를 시작해 25년째 하고 있다. 세월의 속도가 놀랍지만 발레를 생각하면 365일 24시간 두근거리니 언제나 같은 시간에 사는 듯하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15세 오로라 공주를 딱 그 나이 때 공연했는데, 여전히 오로라 공주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 나이로 돌아가는 환상에 빠진다.

완전한 선택 오늘을 열심히 살아서 내일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새로운 길이 나타나 내 선택을 기다린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나를 원했기에 내가 선택한 것이다. 예술은 내가 하는 만큼 돌아온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과 고집이다. 나뭇조각 장난감을 한두 개도 못 세우던 딸이 어느 날 10개를 쌓아 올렸고 “엄마, 이것 봐” 하며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렇기에 아이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구나 싶었다. 나도 이렇게 발레를 하기에 행복하다.

날 위한 사치 물욕도 시간도 없어 쇼핑을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두 가지 사치를 부렸다. 남편에게 생일 선물로 비싼 청소기를 사달라고 했다.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또 보들보들한 갈비찜을 먹고 싶은데 한우가 아니면 고국의 맛이 나지 않아 프랑스의 한인들에게 수소문해 압력솥을 주문했다.

여름은 한국 관객과 발레 공연 계획이 어려운 이유는 무용수의 부상이나 임신 등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담할 순 없지만 올여름, 에투알 10여 명이 방한해 공연을 올린다. 각자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작품으로 찾는다. 이들에게 한국의 어떤 멋진 장소를 추천해야 할지 벌써 고민이다.

인생 2막 7년 후 에투알에서 은퇴한다. 이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진 않지만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발레에 관련한 것이다. 무엇보다 후배들이 각자의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끄집어내주고 싶다. 클래식 발레는 정해진 것들이 많지만, 그 안에서도 인물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고 고유의 매력이 풍긴다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VK)

포토그래퍼
피터 애시 리(Peter Ash Lee)
패션 에디터
손기호
피처 디렉터
김나랑
헤어
마이클 부이(Michael Bui@Walter Schupfer Management)
메이크업
릴리 최(Lili Choi@Callisté Agency)
프로덕션
배우리(Woori Bae)
SPONSORED BY
THE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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