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우아한 펜디의 여인이 된 선윤미, 조안 박, 김도현

오늘 과업은 우아한 펜디의 여인이 되는 것. 여러 페르소나를 관통해온 선윤미, 조안 박, 김도현이 금세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패션 화보

우아한 펜디의 여인이 된 선윤미, 조안 박, 김도현

오늘 과업은 우아한 펜디의 여인이 되는 것. 여러 페르소나를 관통해온 선윤미, 조안 박, 김도현이 금세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BIG THREE 김도현, 선윤미, 조안 박. 전 세계 패션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모델 3인방이 펜디의 뮤즈로 변신했다. 드라마틱한 빅 헤어, 가늘게 그린 눈썹, 25년 만에 돌아온 ‘맘마(Mamma)’ 백을 하나씩 나눠 든 모습이 재미있다.

직사각형, 플랩 클로저, FF 로고 버클 등 1990년대 후반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가 설계한 기존 디자인 코드를 유지하면서, 부드러운 가죽의 촉감을 살린 드로스트링 클로저를 통해 클러치로도 연출할 수 있다.

GIVE A BOW 창립 100주년을 맞은 펜디의 2025 봄/여름 컬렉션 디자인은 레디 투 웨어와 꾸뛰르 부문, 수작업과 기계 공정, 이브닝 룩과 데일리 룩을 버무려 한층 우아한 일상을 기념한다. 조안이 입은 밤색 실크 마이크로 메시 소재 폴로 셔츠에는 격자무늬를 더하고, 살구색 튤 스커트에는 시퀸, 비즈, 크리스털로 꽃나무를 수놓았다.

BEND BACK 면과 실크를 혼합한 소재의 흰색 재킷에는 가는 줄무늬와 타이 벨트를 가미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미가 착용한 슬링백 샌들은 가죽을 손으로 엮어 만든 것으로, 한 켤레 제작에 무려 9시간이 소요된다.

CATCH EYES 도현의 맘마 백에 달린 ‘펀(Fun)’ 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홍빛으로 물들인 여우털과 토끼털, 뒷면에 FF 무늬를 더한 가죽을 정교하게 조합한 파인애플 형태는 장인 정신을 기념하는 동시에 메종의 위트와 창의성을 나타낸다.

BACK TO THE FUTURE “오늘날 여성이 의상을 연출하는 법, 그리고 여러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기반은 1920년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그때와 지금의 세상, 분위기, 기법이 한데 어우러진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킴 존스(Kim Jones)는 컬렉션을 통해 펜디의 과거를 돌아보는 한편 미래를 지향한다. 수작업으로 비즈를 수놓은 아르데코 그래픽이 특징인 튤 드레스가 극도로 간결한 실루엣을 고수하는 이유다.

STANDING ON TIPTOE 몸에 꼭 맞는 상의와 폭 좁은 플레어 스커트 차림의 도현은 양가죽으로 감싼 메탈 귀고리로 포인트를 더했다. 짙은 회색 니트와 흰색 실크 자카드라는 대비되는 요소에 로맨틱한 꽃다발 디테일로 통일성을 부여한 것이 흥미롭다.

AGAINST THE SUN 최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성된 컬렉션은 구조적이면서도 불규칙적이고, 사회의 관습에서 벗어난 무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입체적인 시퀸 꽃을 장식한 초경량 튤 소재 드레스 역시 마찬가지다.

KOREAN BEAUTY 세계를 사로잡은 한국 모델의 패셔너블한 모먼트. 한없이 강렬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한 아름다움이 깃들었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펜디(Fendi).

커리어의 시작

선윤미 부모님의 추천으로 대학교 모델과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처음 목표는 ‘스물셋까지만 해보자’였는데 포토그래퍼 안주영의 칭찬 한마디에 힘입어 해외 진출에 도전했고, 2018 S/S 루이 비통 패션쇼에서 독점 모델로 데뷔하며 ‘서른까지 해보자’로 목표를 조정했다. 서른이 된 지금은? 서른다섯까지는 가볼 생각이다.

조안 박 열여덟 살 때쯤 문득 모델이 되고 싶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22 F/W 시즌에 미우미우와 루이 비통 쇼로 데뷔하게 됐다. 운 좋게 여기까지 왔다고 느끼기에 결코 자만하지 않는다.

김도현 토론토 대학교에 입학한 것 자체가 부모님께 모델이라는 꿈에 대한 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 후 캐나다 오픈 콜을 기회로 모델이 됐고, 2020 F/W 버버리 패션쇼에 섰다.

최고의 순간

선윤미 거짓말이 아니라 2021년 12월호로 만난 <보그> 커버. 당시에는 너무 크고 먼 꿈이라 입 밖으로 내본 적도 없는데, 촬영 내내 감격의 눈물을 꾹 참아야 했다.

조안 박 비교적 최근 촬영을 위해 런던에서 피비 파일로를 만났을 때. 맨날 휴대폰으로만 보던 인물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웃음) 피비 파일로도 내 성격이 아주 좋다고 했다.

김도현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을 늘 느꼈는데 처음으로 100% 만족스러웠던 결과물이 2022년 <보그> 3월호 ‘보디(Body)’ 촬영이었다.

나의 무기

선윤미 과거에는 트렌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취향에 나를 맞추려 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2022년 모델스닷컴 선정 세계 여성 모델 랭킹 톱 50에 올랐을 때도 패션 위크 시즌을 힘겨워하던 내가 이번에 처음으로 뉴욕 패션 위크에 가지 않기로 결심한 것처럼. 이젠 내 목소리에 집중하려 한다.

조안 박 성격! 함께 일하는 분들마다 성격 좋다는 칭찬을 자주 하신다. 그리고 영어든 뭐든 빨리 습득하는 편이다.

김도현 몸을 잘 쓴다. 어릴 때부터 피겨, 리듬체조, 발레 등에 도전하며 몸을 잘 쓰는 법을 연구했다. 스키 강사 자격증도 있다.

생애 최고의 결정

선윤미 대학교 졸업 후 서울 컬렉션을 단념하고 해외 진출을 택한 것.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패션 매거진 커버를 찍고, 그 후 유럽에서 데뷔하며 무대를 넓혔으니까.

조안 박 모델로서도, 인간 박정은으로서도 고민이 많던 시기에 홀로 떠난 러시아 여행. 지금 에이전시(가르텐) 대표님의 “지금을 네 삶의 터닝 포인트로 만들어라”라는 말씀에 용기를 냈는데 맘껏 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바다도 보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김도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족과 함께 토론토로 이주한 것. 내 결정은 아니었지만 두 딸이 더 넓은 세상을 활보하길 바란 부모님의 결단 덕분에 지금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

일의 의미

선윤미 나를 계속 꿈꾸게 하는 것.

조안 박 삶의 동력. 그저 즐겁고, 평생 하고 싶다.

김도현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한 것.

프로 의식

선윤미 내성적이고 부끄러움도 많은 슈퍼 ‘I’지만 일할 땐 몸을 사리지 않는다. 헤어와 메이크업 실장님들 같은 ‘귀한 손’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조안 박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모든 기회를 소중히 여기면서 지금 하는 일을 더 진심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김도현 중학교 2학년 때 키가 174cm, 몸무게가 70kg이었다. 그때부터 건강과 식단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강박을 조금 내려놓을 필요는 있지만, 10년 넘게 유지해온 식습관이 요즘 ‘저속 노화 식단’으로 각광받는 것을 보며 잘해왔다고 느낀다.

오늘의 파트너, 펜디

선윤미 그동안 인연이 많지 않았던 브랜드. 나이가 들수록 왠지 더 멋지게 연출할 수 있을 듯하다.

조안 박 소재와 실루엣 면에서 펜디는 더 돋보이고 아름답게 여성성을 그려낸다. 톰보이 스타일을 추구하는 내겐 그래서 신선하다.

김도현 부드러운 카리스마!

10년 안에 이루고 싶은 일

선윤미 상상력이 부족한 내겐 어려운 질문이다. 결혼은 할까? 살아는 있겠지?(웃음) 지난해부터 조금씩 이루고 있는데, 혼자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더 자주 가고 싶다.

조안 박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 상을 받고 싶다. 생 로랑과 샤넬 등 좋아하는 브랜드 캠페인도 더 찍고 싶다. 그러기 위해 중성적 취향에서 벗어나 앞으로 더 다양한 이미지와 워킹 스타일에 도전할 것이다.

김도현 10년 후면 만으로 서른다섯이다. 그때까지 모델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지난가을 정착한 뉴욕에 자리를 잘 잡고 싶다. ‘미친’ 물가에도 충분히 저축할 수 있을 정도로. (VK)

포토그래퍼
레스(Less)
패션 에디터
김다혜
피처 에디터
류가영
헤어
조미연
메이크업
황희정
Sponsored by
FENDI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