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스

2025 가을/겨울 런던 패션 위크 관전 포인트 6

2025.02.17

2025 가을/겨울 런던 패션 위크 관전 포인트 6

가장 독창적이고 치기 어린 패션이 숨 쉬는 곳, 런던! 수많은 스타 디자이너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런던 패션 위크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월 20일 해리스 리드를 시작으로 24일 버버리와 함께 막을 내리는 2025 가을/겨울 시즌의 런던 패션 위크,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 여섯 가지를 선정했습니다.

#1 LVMH 프라이즈가 주목하는 두 인재

Tolu Coker 2025 S/S RTW
Tolu Coker 2025 S/S RTW

지난 금요일, 2025 LVMH 프라이즈가 20인의 세미 파이널리스트를 공개했습니다. 뎀나와 일했던 알랭 폴(Alain Paul)의 브랜드 ‘알랭폴(Alainpaul)’부터 홍영신·이상림 부부가 이끄는 영앤생(Young N Sang)까지, 이번 리스트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패션을 바라보는 브랜드로 가득했는데요. 20개 브랜드 가운데 톨루 코커(Tolu Coker)와 시네이드 오드와이어(Sinéad O’Dwyer)가 각각 프레젠테이션과 쇼를 선보입니다.

Sinéad O’Dwyer 2024 F/W RTW
Sinéad O’Dwyer 2025 S/S RTW

톨루 코커는 201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나이지리아 혈통의 그녀는 런던에서 나고 자라,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했는데요. 날렵한 테일러링, 화려한 패턴과 컬러를 시그니처 삼아 점점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톨루 코커는 2월 23일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을 공개합니다. 시네이드 오드와이어는 패션계가 종종 중요성을 간과하는 ‘포용성’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런던 왕립예술대학을 졸업한 그녀가 만드는 모든 옷은 나이, 체형과 관계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죠. 시네이드 오드와이어의 런웨이에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물론 휠체어를 탄 모델까지 등장합니다. 그녀는 현지 시간으로 2월 22일 오후 5시에 쇼를 선보입니다.

#2 패션 인큐베이터

런던은 젊은 디자이너가 성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입니다. 런던에서 패션을 공부한 뒤 브랜드를 론칭했던 존 갈리아노, 리 알렉산더 맥퀸, 조나단 앤더슨이 훗날 파리 베이스의 메가 하우스를 맡게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영국패션협회는 대학을 막 졸업한 디자이너를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1993년 시작된 뉴젠 프로그램(시몬 로샤, 조나단 앤더슨이 뉴젠 출신)은 지금껏 300명이 넘는 디자이너를 후원했죠. 룰루 케네디(Lulu Kennedy)가 설립한 패션 이스트(맥시밀리언 데이비스, 킴 존스가 패션 이스트 출신)는 25년 동안 유망한 디자이너를 발굴했고요.

Paolo Carzana 2025 S/S RTW
Pauline Dujancourt 2025 S/S RTW

현재 패션 이스트 소속 디자이너는 세 명입니다. 도발적인 액티브웨어를 선보이는 올리 샤인더(Olly Shinder),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루트레(Loutre), 런던의 정체성을 담은 옷을 디자인하는 누바(Nuba)가 주인공이죠. 이들의 옷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패션 이스트의 쇼는 21일 오후 8시에 열립니다. 뉴젠은 지금 런던이 자랑하는 젊은 재능을 한곳에 모았습니다. 2월 24일 요한나 파르브, 카롤리니 비투, 마샤 포포바는 물론 지난해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파울린 두얀코트와 파올로 카자나 등 9개 브랜드의 새로운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는 쇼룸을 운영할 예정이죠.

#3 런웨이를 떠나는 디자이너들

Aaron Esh 2025 S/S RTW
16Arlington 2025 S/S RTW

잠시 런웨이를 떠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리 맥퀸의 친구이자 ‘슈퍼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케이티 잉글랜드와 함께 2025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인 에런 에시(Aaron Esh)는 쇼 대신 디너 파티를 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쇼를 위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미니멀하면서도 어른스러운 옷으로 알려진 16알링턴 역시 소박하게 디너를 주최하기로 했고요. 일정표에서 빠진 이름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브랜드 창립자가 디올로 향할지도 모른다는 JW 앤더슨처럼 말이죠. 초포바 로위나, 몰리 고다드 역시 이번 시즌을 건너뛰기로 결정했습니다.

Dilara Findikoglu 2024 F/W RTW
Conner Ives 2025 S/S RTW

물론 아쉬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4 가을/겨울 시즌, 오래된 교회에서 외설과 파격을 오가는 쇼를 선보인 딜라라 핀디코글루가 런웨이 복귀를 알렸죠. 지금 런던에서 가장 뜨거운 재능, 딜라라의 쇼는 21일 오후 8시에 공개됩니다. 제니를 비롯해 여러 셀럽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코너 아이브스 역시 1년 만에 런웨이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23일 오후 5시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4 런던의 얼굴: 시몬 로샤, 에르뎀, S.S. 달리

Simone Rocha 2025 S/S RTW
Erdem 2025 S/S RTW

런던에 ‘완숙미’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헤리티지 브랜드는 버버리밖에 없을뿐더러, 런던에서 성장한 디자이너 대부분은 더 탄탄한 기반을 찾아 파리나 밀라노로 떠나기 때문이죠. 런던에서 꽃을 피운 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디자이너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에르뎀과 시몬 로샤처럼 (충분히 파리로 향할 수 있음에도) 런던에서 꾸준히 쇼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두 브랜드의 쇼는 안나 윈투어가 참석하는 몇 안 되는 런던 쇼이기도 하죠. 시몬 로샤와 에르뎀의 쇼는 23일 오후 4시와 오후 6시로 각각 예정되어 있습니다.

S.S. Daley 2025 S/S RTW
Getty Images

특유의 목가적이고 러블리한 무드와 함께 어느덧 런던을 대표하는 얼굴로 거듭난 S.S. 달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티븐 스토키 달리(Steven Stokey Daley)가 이끄는 S.S. 달리는 2022 LVMH 프라이즈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는데요. 지난 시즌 첫 여성복 컬렉션을 발표하며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5 봄/여름 컬렉션에는 엠마 코린, 그리고 브랜드의 투자자인 해리 스타일스가 참석했고요. 그의 쇼는 21일 오전 10시에 펼쳐집니다.

#5 이어지는 루머

Burberry 2025 S/S RTW
Burberry 2025 S/S RTW

런던 패션 위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늘 버버리입니다. 버버리의 2025 봄/여름 컬렉션은 전반적으로 클래식한 무드를 머금고 있었는데요. 세련된 크롭트 재킷, 영국을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파카와 얌전한 디자인의 가방 등이 눈에 들어왔죠. 오리 모자스카프를 발라클라바처럼 연출하는 등, 그간 다니엘 리의 버버리 컬렉션에서 볼 수 있었던 장난스러움은 온데간데없었고요. ‘버버리는 영국 브랜드고,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24일 오후 7시에 열리는 버버리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근 다니엘 리가 버버리를 떠나고, 킴 존스가 그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죠. 과연 이번 컬렉션이 버버리에서 전하는 다니엘 리의 마지막 인사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6 리젠트가에 모인 런던 디자이너들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 거리 리젠트가. Getty Images

브랜드의 성장에 매출은 필수입니다. 이번 시즌 영국패션협회가 신인 브랜드의 세일즈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섭니다. 런던의 쇼핑 거리 리젠트가에 어린 디자이너들의 옷을 직접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팝업을 개최하거든요. 톨루 코커, 요한나 파르브, 노울스는 물론 최근 룰루레몬과 협업 컬렉션을 공개한 사울 내쉬 등 총 20개 브랜드가 참가하는 팝업입니다. 영국패션협회 CEO 캐롤라인 러시(Caroline Rush)는 기획 의도에 대해 “젊은 디자이너를 널리 알리고, 그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죠.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번 팝업은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245 리젠트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진
GoRunway, Getty Image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