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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

2025.02.18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

타임 리프를 경험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의 학교 칠판에는 한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Time waits for no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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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미국 철학자이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1890년 자신의 저서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Psychology)>에서 “나이가 들수록 같은 시간이 더 짧게 느껴진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흔히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에 나이 숫자와 삶의 속도가 함께한다는 말이 있죠. 이를테면 10대에는 시속 10km, 30대에는 시속 30km, 60대에는 시속 60km로 삶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정말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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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화와 체감 시간이 관련이 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16일 일본 닛케이 신문은 19세기 프랑스 철학자 폴 자네(Paul Janet)가 주장한 ‘자네의 법칙’을 통해 심리적 시간이 연령에 반비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네의 법칙에 따르면, 1세 아동이 체감하는 1년이 365일이라면 20세는 18.3일, 40세는 9.1일로 단축됩니다. 50세가 되면 1년이 일주일(7.3일)처럼 느껴지고, 80대 이상은 4.6일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사사키 다쿠야(Takuya Sasaki) 도호쿠대 약학부 교수는 “뇌 해마에 있는 시간 세포는 외부 정보를 많이 받을수록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인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소셜 미디어를 보거나 웹 서핑을 할 때는 뇌 기능과 시간 세포가 둔화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nnawinck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R. 해밀턴(David R. Hamilton) 박사는 뇌는 일상적인 경험보다 새로운 경험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합니다. 며칠 전 먹은 저녁 식사는 가물가물하지만, 얼마 전 본 새로운 영화나 처음 배운 운동을 더 자세히 기억하는 이유죠. 해밀턴 박사 역시 다쿠야 교수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보일수록 뇌는 저장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합니다.

@sina.anjulie

전문가들은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감각을 늦추기 위해서는 신선한 경험으로 뇌를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여행도 좋고,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도 좋습니다.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해보고, 즐거운 취미를 찾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좋겠죠.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시간의 속도를 늦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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