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리디아 고, “가족과 골프 쳐도 지는 거 싫어해요”

세 번의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걸고, 역대 최연소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프로 골퍼 리디아 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자기에 대한 믿음으로 걸어왔다.

패션 화보

리디아 고, “가족과 골프 쳐도 지는 거 싫어해요”

세 번의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걸고, 역대 최연소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프로 골퍼 리디아 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자기에 대한 믿음으로 걸어왔다.

LPGA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 입성한 프로 골퍼 리디아 고. ‘15세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천재 소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늘 최고의 타이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온 그녀가 오랜 역사를 간직한 패션 하우스 로로피아나(Loro Piana), <보그 코리아>와 처음으로 조우했다. 베이비 캐시미어의 활동적인 블랙 스웨터.

로로피아나 2025 S/S 컬렉션에는 가벼움과 편안함, 리넨 소재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온 메종의 100년 역사와 헤리티지가 담겨 있다. 리넨을 새롭게 해석해 캐시미어, 실크, 소프라 비소 울 등 가보와 같은 섬유와 혼합하고, 편하고 부담 없는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포근한 화이트 니트 톱과 코튼 복서 쇼츠처럼.

부드러운 볼륨감을 연출하는 스웨터와 스커트는 베이비 캐시미어로 완성했다. 스타일리시함을 더해줄 독특한 실루엣의 모자를 함께 스타일링했다.

작은 꽃잎을 한 잎 한 잎 장식한 듯한 실크 엠브로이더리 톱의 이름은 ‘Lidia’다. 오랜 기간 훈련과 운동으로 다진 그녀의 건강미와 여성미를 극대화한다.

메종의 가장 큰 유산인 리넨은 여전히 로로피아나의 패션 여정에서 시대를 초월하면서도 현대적인 모습을 구현하며, 옷감의 촉감으로 삶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코튼과 울, 트위드 소재의 베스트와 팬츠는 실크 같은 유연한 질감을 자랑한다. 블랙 의상과 대조적으로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건강한 매력을 발산하는 리디아 고.

로로피아나는 올해 골프 캡슐 컬렉션도 선보인다. 로고 장식 골프 티로 머리를 단장했다.

필요한 기능을 발휘하도록 오랜 시간에 걸쳐 도입하고 활동성을 고려해 디자인한 로로피아나 ‘아이콘’ 컬렉션은 클래식한 데일리 룩으로 발전했다. 세일링, 승마, 클래식 카, 스키 같은 스포츠와 그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향한 로로피아나의 열정을 보여주는 아이코닉한 컬렉션. 실크와 버진 울 소재의 아이보리 재킷은 세일링에서 영감을 받아 2003년 탄생했다. 캐시미어를 결합해 따듯하고 무엇보다 초경량 재킷으로 기존 용도를 뛰어넘는다. 코튼과 리넨으로 완성한 데일리 백 ‘기에라(Ghiera)’ 쇼퍼 백과 바부슈를 함께 스타일링했다.

리디아 고와 로로피아나 S/S 여성 컬렉션의 여정은 소재에 대한 탐구에서 스타일리시한 감각으로 이어진다. 봄에서 여름으로 갈수록 점점 더 가벼워지는 유기적인 흐름은 저녁 시간의 화려한 느낌으로 치환된다. 부드러운 볼륨감을 연출하면서도 섬세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실크 재킷과 셔츠, 버뮤다 팬츠처럼. 의상과 액세서리는 로로피아나(Loro Piana).

지난해 LPGA 명예의 전당에 27세 4개월로 최연소 입성했어요. 잊을 수 없는 해겠군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기쁜 와중에 명예의 전당 입성 소식을 듣고 정말 꿈같은 한 주를 보냈어요. 대단한 분들과 함께 선다니 영광이에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올림픽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죠?

어느 경기든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면 영광이지만 특히 올림픽은 남다르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데다, 당시 세계 랭킹 1위여서 부담이 있었어요.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저도 울컥했죠. 그곳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도쿄와 파리 올림픽에 좀 더 편하게 임할 수 있었어요.

기쁜 소식을 두고 “동화 같다”는 표현을 자주 쓰더군요.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입성 등에 ‘내가 자격이 있을까?’ 자문하면서도 무척 벅찼어요. 모두 그 순간을 기다리며 훈련하는데 쉽지 않잖아요. 제 꿈이 현실화되다니 신데렐라가 된 것 같았죠.

신데렐라라니요. 마법사 없이 스스로 이뤘어요.

“네가 열심히 해서 잘된 거야”라고 말씀하지만, 다른 선수도 최선을 다해요. 다만 타이밍이 맞지 않고 부상 때문에 부진할 수 있죠. 골프는 세계 랭킹 1위든 100위든, 아마추어 선수든 모두가 계속 노력해야 하고 또 발전할 수 있는 스포츠예요. 그 점이 어렵지만 그래서 더 동기가 부여되죠.

골프 인생 최대의 위기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프로로 전향하고 처음 몇 년은 신체적으로 힘들어서 2017년에서 2019년, 2023년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제 게임에 대한 물음표도 많았고, 회복될까 의심도 들었죠. 그 시간을 딛고, 지난 올림픽 때 18번 홀에서 걸어 내려오면서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나에 대한 의심을 걷어내고 정상에 올라왔다니 자랑스럽다.’ 스스로를 칭찬하지 않는 편이라 오글거렸지만 그 순간은 진심이었어요. 앞으로 부진할 때가 당연히 있겠죠. 하지만 한때일 뿐이고, 열심히 하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믿어요.

1998년 박세리 선수가 US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리 키즈가 나왔죠. 당신도 그중 한 명인가요?

제가 1997년생인데 다음 해에 박세리 프로님이 US 여자 오픈에서 신발을 벗고 보여준 그 유명한 샷에 부모님도, 골프 좋아하는 이모도 감동받으셨죠. 다섯 살 때인가 이모의 채로 공을 툭 쳐본 기억이 나요.

그 후 골프와 어떻게 사랑에 빠졌나요?

대여섯 살 꼬마는 싫은 건 안 하잖아요. 그럼에도 골프를 계속했으니 좋아했나 봐요. 아버지 말씀으론 제가 연습장에 가면 모르는 사람과 경기를 했대요. 제가 경쟁심이 강해요. 가족과 골프 쳐도 지는 거 싫어해요.(웃음)

당시 뉴질랜드에서 주니어 골프화를 구하기 힘들어서, 수선 가게에서 운동화에 스파이크를 직접 달았다죠. 지금도 생생한 어린 시절 추억은요?

아마추어 선수 시절 어머니께서 제 캐디를 해주셨어요. 6시간씩 운전해서 함께 경기장에 갔죠. 미국에서 열린 ‘US 아마추어’에 출전하던 날이 지금도 또렷해요. 당시 GPS가 없어서 A4 용지에 지도를 프린트해서 골프장과 숙소를 이리저리 찾아 헤맸죠.

모녀의 꿈을 향한 여정이었군요.

그렇죠. 우리 가족에게 골프는 의미가 커요.

‘역대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많아요. 명예의 전당 입성도 그렇고, 2012년 15세 4개월에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2015년 17세 7개월에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죠.

시작할 때만 해도 부모님이나 저는 예상 못했어요. 그저 감사하죠.

LPGA 홈페이지에 게재한 ‘15세 리디아 고에게 보내는 편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상대 선수에 대한 존경, 자원봉사자에 대한 친절,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죠.

힘들어하는 동료를 보면 저도 그 마음을 알기에 제 일 같아요. 또한 경기란 선수들 외에 갤러리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해야 멋지게 완성되잖아요. 그러니 저 혼자만을 생각해선 안 되죠.

그 글의 마지막 문장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되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그렇게 하면 다른 일도 모두 잘될 거예요”입니다.

어릴 때는 과거의 나나 타인과 비교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았죠. 지금 아무리 해도 18세의 내가 될 수 없고,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요. 자신에게 종종 이야기해요. “Just try to be the best version of myself.” (VK)

포토그래퍼
김희준
패션 디렉터
손은영
피처 디렉터
김나랑
헤어
김정한
메이크업
최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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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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