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극에서 단짝으로 거듭난 레깅스와 부츠
애슬레저 스타일을 상징하는 레깅스와 멋을 낼 때 신는 부츠. 완벽하게 대척점에 있는 줄 알았던 레깅스와 부츠가 둘도 없는 단짝으로 거듭났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역시 런웨이입니다. 특히 끌로에 2024 가을/겨울 컬렉션의 영향이 컸죠. 지난여름 보헤미안 시크의 귀환에 앞장선 셰미나 카말리는 과거 히피의 복장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살빛이 살짝 비쳐 보일 정도로 얇은 레깅스에 광택을 머금은 싸이하이 부츠를 매치했죠. 우아한 실루엣의 코트, 레이스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 덕분에 페미닌한 무드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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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마랑도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흐물흐물한 슬라우치 부츠에 레오파드 패턴 레깅스까지, 그런지 스타일의 공식을 그대로 따랐거든요.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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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질 듯합니다. 뉴욕 패션 위크에서 쇼를 공개한 알투자라는 레깅스와 부츠 조합을 미니멀하게 재해석했거든요. 비결은 간단했습니다. 레깅스와 톱, 재킷 컬러를 전부 통일하는 것이었죠. 시어링 디테일까지 섞어 어딘가 앙증맞은 분위기마저 느껴지는군요. ‘파토(Pato)’라는 제목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퀴어 문화를 탐구한 루아르(Luar)의 스타일링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레깅스와 부츠를 매치하는 것도 모자라, 턱시도 라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한 코트까지 걸쳤습니다. 믹스 매치의 정석이었죠. 최근 유행하는 ‘잘못된 재킷 이론’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몇몇 셀럽은 이미 예전부터 알게 모르게 레깅스에 부츠 조합을 활용해왔거든요. 대표적인 이가 바로 벨라 하디드입니다. 2022년 10월에는 플랫폼 부츠 위에 티셔츠 드레스를 걸쳤죠. 지난 1월 23일에는 더 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헤드밴드와 패딩 등 캐주얼한 아이템을 적당히 섞은 덕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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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존스의 마지막 인사가 되어버린 디올 맨 2025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 참석한 케이트 모스는 어땠을까요? 스포티한 레깅스에 화려한 ‘외출용 상의’를 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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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올 블랙을 입는 이리나 샤크도 빠질 수 없습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그녀의 아우터인데요. 봄버 재킷부터 패딩, 트위드 재킷까지, 아우터를 바꿔가며 룩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레깅스와 부츠 조합의 변화무쌍한 매력을 증명하려는 것만 같았죠.
- 사진
- GoRunway,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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