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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디올 2025 S/S 컬렉션을 통해 작품과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사이의 경계를 넘기 위해 노력했다. <가족계획>을 통해 모델에서 배우로 거듭나며 스스로의 외연을 가뿐히 넘어선 이수현과 디올의 첫 만남. 블랙 레더 가방은 ‘디-저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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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계획>에서 ‘백지우’ 역을 맡은 그녀는 첫 연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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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2025 S/S 컬렉션에 처음 등장한 ‘디-저니 백’은 유연한 라인이 돋보인다. 다양한 사이즈와 소재로 선보여 크로스 보디 백이나 숄더백 등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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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스포츠는 남성과 여성의 옷차림을 변화시켰습니다. 마르크 보앙은 그것을 바로 이해한 디자이너였죠.” 마리아는 스포츠웨어와 꾸뛰르를 결합한 최초의 디자이너인 마르크 보앙의 아카이브에서 이번 시즌 모티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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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장식 블랙 드레스를 입은 이수현의 모습이 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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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에게 스포츠는 늘 영감의 원천이었다. 이번 시즌 그녀는 무슈 디올의 1951년 디자인에 영감을 준 여자 무인족(武人族) 아마존(Amazon)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양궁을 주제로 예술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사그 나폴리(SAGG Napoli)를 뮤즈로 몸에 꼭 맞는 보디수트를 만들었다. 화이트 가죽 소재 가방은 ‘디-저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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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의 옵아트 스타일 로고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줄무늬 모티브가 옷과 액세서리 곳곳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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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셔츠 드레스와 저지 소재 부츠의 대조적인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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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드 패턴의 블랙 코트를 입은 이수현. 그녀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면모가 기대된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디올(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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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은 주저함이 없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드라마 <가족계획>을 첫 작품으로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임에도 위축됨 없이 백윤식, 배두나, 류승범 등 베테랑 스타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시청량, 시청자 수를 기록했는데, 선배들 외에도 제 몫을 다한 이수현의 지분도 분명 크다. 까칠해 보이지만 무던하고 뚝심 있는 극 중 백지우와 이수현은 닮았다. 첫 촬영에도 긴장하기보다 현장을 즐기며 배우려 애쓰는 것도 그중 하나.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작업하니 영광이고 기뻤죠. 현장에서 다들 잘 끌어주셔서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었어요. <가족계획>과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제가 가려는 길을 환하게 터주었죠.” <가족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이수현의 표정은 상기된다.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말간 얼굴에 상반되는 진중한 눈빛과 낮은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준비가 덜 되면 더 긴장하잖아요.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하루 종일 대본을 손에 쥐고 연습했는걸요. 작품에 임하는 몇 개월간 지우로 살아서 현실의 제 생일을 못 챙기고 지나갔죠.”
이수현은 학창 시절 아이돌 연습생으로 시작해 모델, 배우로 커리어를 넓혀왔다.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일이 워낙 많았어요.” 꿈을 향한 여정엔 엄격하지만 응원해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이 단호한 편이에요. 쓴소리도 자주 하시죠. 들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은데 늘 바른말만 하시는 분들이기에 납득이 돼요. 제가 하려는 일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죠.”
힘들다고 칭얼거리거나 성과를 예단하기보다 부족한 점을 개선하며 묵묵히 할 일 하는 태도는 부모님의 가르침이었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아이돌이 될 거라며 자랑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죠. 당시를 되돌아보면 크게 불안하지 않았어요. 일의 성공과 실패는 누구도 함부로 결정할 수 없잖아요. 제 자신조차도요. 지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니 좌절할 필요 없이 그저 열심히 했죠.”
<가족계획>이 전력을 다한 작품이니만큼 종영 후 헛헛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기며 현재에 집중하려 한다. 요즘 그가 흠뻑 빠진 것은 복싱. 심신을 단련하는 동시에 강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복싱장을 찾는다. “쉬는 것보다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무엇보다 일하기 위해선 불규칙한 스케줄이나 공허함, 초조함 같은 감정을 잘 받아들이고 버텨야 하잖아요. 그런 부정적인 것에 매몰되기보단 일단 움직여서 떨쳐내려고요.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연기 연습과 운동 등을 멈추지 않죠.”
이수현은 교복을 입은 청춘 멜로물이나 액션물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그렇기에 틈날 때마다 여러 작품을 분석한다. 최근 인상 깊게 관람한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이다. 자신이 태어나기 훨씬 전에 개봉한 작품인데도 큰 자극을 받아 종일 빠져나올 수 없었다. “언어는 다를지라도 눈빛으로 전하는 이야기, 힘을 뺐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등을 보며 연기에 대해 또 다른 관점을 얻었어요. 서사만큼 이미지가 강한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이제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연 이수현에게 ‘일’은 어떤 의미일까? “일은 저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에요.”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화보 촬영도, 긴 시간 몰입해야 하는 연기도 모두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나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무드, 캐릭터도 가능하구나’ 깨달으면 기뻐요. 그렇기에 어떤 작업을 하든 설레고요. 오늘 화보 촬영에선 <가족계획>의 지우처럼 강한 나를 꺼내려고 했어요. 비슷한 무드의 화보와 작품 캐릭터를 사전에 살펴보며 더 자연스럽게 이런 면모를 꺼낼 수 있도록 했죠.”
이수현은 “앞으로도 정체되지 않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다짐을 자주 얘기했다. 어느 결심이든 기저에 깔린 목표는 ‘좋은 사람’이다. “언제나 겸손해야 해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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