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크리스탈, “일은 그냥 일일 뿐”

말에 기댄 크리스탈이 만끽한 여유로운 오후.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아름다울 한 장면이다.

패션 화보

크리스탈, “일은 그냥 일일 뿐”

말에 기댄 크리스탈이 만끽한 여유로운 오후.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아름다울 한 장면이다.

HORSE WHISPERER “고향이자 안식처,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미스터 로렌은 추억이 깃든 곳에 관객을 초대한다. 지난 9월, 2025 봄 컬렉션을 선보인 브리지햄프턴의 말 농장에 다녀온 크리스탈은 승마장을 배경으로 랄프 로렌 컬렉션이 그리는 2025년 봄을 다시 한번 재현했다.

WHITE FLOWER 랄프 로렌의 뛰어난 장인 정신이 드러난 2025 봄 컬렉션의 핸드 크로셰 의상. 햄프턴의 수수하고 낭만적인 자연을 표현한 꽃 모티브가 특징으로, 성글게 짜인 그물 구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정교하게 배치했다.

TIMELESS BEAUTY 브리지햄프턴 쇼장에선 콜로라도 번호판을 단 1970년대 빨간색 페라리를 비롯해 디자이너가 아끼는 빈티지 자동차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늘 자동차 디자인의 시대를 초월한 정신에 영감을 받아왔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가방 라인 ‘더 랄프(The Ralph)’의 스몰 숄더백은 모던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SANDY BEACH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2025 프리스프링 컬렉션. 크리스탈은 담백한 베이지색 민소매 스웨터와 드레이프가 돋보이는 실크 스커트를 매치했다.

DRESS CODE 크리스탈이 미스터 로렌의 아내이자 뮤즈인 리키 로렌(Ricky Lauren)을 연상시키는 홀터넥 드레스 차림으로 마장에 들어섰다. 남성복을 재해석하되 우아함을 유지한 리키의 옷차림은 디자이너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고 있다.

AMERICAN DREAM 성조기를 커다랗게 새긴 봄 컬렉션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은 크리스탈 주위로 사랑스러운 미니어처 포니 두 마리가 맴돌고 있다.

RIDE LIKE A GIRL 트윌 구조로 맞춤 직조한 리넨 재킷을 착용한 채 말과 교감하는 크리스탈의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넘친다. 지난해 영화 <거미집>으로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수상한 그녀는 현재 새 영화 <오디션 109>를 촬영 중이다.

EQUESTRIAN LADY 실용성을 강조하면서도 수채화 꽃무늬와 광택 있는 실크를 사용해 장식적 요소까지 놓치지 않았다.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을 위해 디자인하는 랄프 로렌의 철학을 반영한 고급 스포츠웨어의 새로운 장르다.

BOHEMIAN CLASSIC 2025년 랄프 로렌 컬렉션의 봄은 자유로우면서도 소박한 기품이 묻어난다. 크리스탈이 손에 든 ‘더 랄프’의 송아지 가죽 소재 토트백은 빈티지 자동차의 핸들을 형상화한 나무 손잡이와 벨트 디테일이 특징이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랄프 로렌 컬렉션(Ralph Lauren Collection).

말과 함께 말과 함께 찍었거나, 배경이 승마장이거나, 폴로 경기 장면을 포착한 사진처럼 랄프 로렌의 오래전 광고와 화보 이미지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그런 분위기로 랄프 로렌과 함께하고 싶었다. 드디어 소망을 이뤘다. 지난가을 햄프턴에서 열린 쇼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느낌이라 그것도 기분 좋다.

CLASSIC IS THE BEST 클래식한 취향은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엄마가 입은 옷을 보고 “이거 예쁘다. 언제 산 거야?”라고 물으면 “너 태어나기 전부터 입던 거야”라는 답변을 자주 들었고, 고전 영화와 음악도 친근하게 접했다. 그러다 데뷔한 후 다양한 스타일을 보고 경험하면서 이른 나이에 나만의 취향을 가졌다. 아주 오래전 구입한 옷과 액세서리를 아직도 자주 착용한다(랄프 로렌도 늘 내 옷장에 있었다). 요즘도 여전히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드는 걸 보면 음악이든 영화든 패션이든 클래식한 게 최고다.

<거미집>의 영광 정말 배움이 컸던 현장. 그런데 뭘 배웠냐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대답은 잘 못하겠다. 그만큼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내 안에 스며들었다. 훌륭한 선배도 많았고, <거미집> 덕분에 칸영화제도 경험했고, 부일영화상(신인여자연기상)과 춘사국제영화제(여우조연상)에서 상도 받았다. 감사하고, 특별하고,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일이란 일 책임감은 있지만 그걸 사람들이 눈치채길 바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생색내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알아봐주면 민망한 느낌. 일은 그냥 일일 뿐이다. 즐겁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들지만,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다. 일이 유독 더 ‘일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는 반면, 너무 즐거워서 일이란 사실을 잊는 날도 있다.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밸런스를 맞춘다. 지나치게 들뜨지도, 지나치게 나태해지지도 않게.

네 명의 롤모델 시얼샤 로넌, 레아 세이두, 스칼렛 요한슨, 케이트 블란쳇은 꾸준히 좋아하는 배우다. 이들이 출연한 작품은 정말 많이 봤다. 자신만의 자연스러움이 있으면서도 강한 존재감과 에너지를 뿜어내는 게 멋지다. 연기를 시작한 후 ‘어떤 배우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네 배우의 이름을 되뇌니 그들처럼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본인만의 자연스러움으로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음악을 향한 여전한 갈망 아주 잘 만든 앨범, 두고두고 꺼내 듣고 싶은 앨범을 하나 만들고 싶다. 원하는 방향으로 잘 진행된다면 새롭고 재미있는 수많은 기회가 따라오지 않을까?

배우 정수정의 플레이리스트 당연히 작품마다 다르다. <거미집> 때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과묵하신 김지운 감독님과도 플레이리스트를 서로 공유하며 ‘한유림’이라는 캐릭터를 함께 만들었다. 김추자의 ‘나뭇잎이 떨어져서’, 김정미의 ‘이건 너무 하잖아요’와 ‘바람’, 쿠아르테투 잉 키의 ‘Tudo Que Você Podia Ser’, 허비 만의 ‘Cajun Moon’이 그중 가장 많이 들은 곡이다.

다시 보는 f(x) 한창 활동할 때 유난히 난해하고 특이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우린 그런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f(x)에 관해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10년이 지나서야 그런 이야기를 듣네’라는 생각도 들지만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더 크다. 나 역시 가끔 생각날 때 f(x) 노래를 듣는다. 좋아하는 곡만 골라서.

‘괜찮아’ 늘 태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흔들리거나 불안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수다를 떨면서 다 털어내는 편이다. 그런 내게 언니(제시카)는 언제나 ‘괜찮다’고 말해준다. “괜찮아, 네 마음대로,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쉽고 흔하지만 생각보다 힘이 나고 위로가 되는 신기한 말이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처럼 날 잘 아는 사람들이 해줄 때 위력을 발휘한다. 그 힘을 믿으며 스스로에게도 더 자주 건넨다.

욕심의 방향 주어진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좋은 음악과 작품이면서도 왠지 잘해낼 것 같은 일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 그러면서 가끔 여행을 즐기며 오롯이 내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삶이라면 충분하다. (VK)

포토그래퍼
김희준
패션 에디터
김다혜
피처 에디터
류가영
스타일리스트
윤지빈
헤어
경민정
메이크업
이숙경
SPONSORED BY
RALPH LAUREN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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