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지만 미묘하게 관능적인 ‘이 니트’의 유행
요즘 브이넥 니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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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의 예전 동료이기도 한 리아나 사텐스타인이 ‘브이넥의 에로틱한 노출’에 대한 서브스택을 작성한 걸 보고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리아나는 ‘영화 <베이비걸> 속 니콜 키드먼이 입은 브이넥, 종잇장처럼 얇은 프라다의 브이넥, 미우치아 프라다의 수수한 레이어링, 그리고 지금 이 옷이 필요한 이유’라는 서문과 함께 전례 없이 인기몰이 중인 이 니트를 샅샅이 분석했습니다.
근사한 니트는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합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양이 새겨진 스웨터, 마릴린 먼로가 <사랑을 합시다(Let’s Make Love)>에서 입었던 보라색 니트를 떠올려보세요. 니콜 키드먼이 작품에서 입은 모헤어 니트는 그녀의 캐릭터, 로미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줍니다. 리아나 역시 “브이넥 니트는 로미가 줄곧 고수했던 단정한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요. 느슨하고 캐주얼하며 네크라인은 가슴골까지 파여 있죠. 로미는 그걸 맨살에 입고 있어요”라고 강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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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브이넥 니트는 이를 비즈니스 룩의 필수 아이템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과 미우치아 프라다의 룩을 참고서 삼는 패션 애호가를 한데 모으는 중입니다. 더 로우는 조용한 럭셔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브이넥 니트를 내놓았고, 보테가 베네타는 2025 봄/여름 런웨이에 아름다운 브라운 브이넥 스웨터를 오렌지 빛깔의 비대칭 스커트와 매치했죠. 2025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비슷한 디자인을 레오파드 스커트와 짝지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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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생각보다 훨씬 뜨겁습니다. 니트웨어 브랜드 앤도터(&Daughter)의 시그니처이자 스코틀랜드산 양모로 만든 발라 슬라우치 브이넥은 9월 이후 매진과 재입고를 세 차례나 반복했죠. 앤도터 창립자 버피 리드(Buffy Reid)는 브리티시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브이넥 니트가 웨어러블한 아이템으로 거듭난 이유는 단정한 동시에 우아한, 그 묘한 균형감 때문입니다. 레이어링하기도 쉽고, 목도 길어 보이죠. 얼굴을 자연스럽게 돋보이게 해주지만 지나치게 여성스럽진 않아요.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보이시하고 대학생 같다는 느낌을 주죠”라고 설명합니다. 브이넥은 지금 버피에게 뜨거운 화두입니다. ‘브이넥의 재발견’을 주제로 고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죠. 최근 그녀는 피부를 더 드러내 데콜테를 강조하는 방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탄생한 니트웨어 브랜드, 베그앤코(BeggxCo) 크리에이티브 팀은 브이넥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말 출시될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더 다양한 스타일의 니트를 선보입니다. 브랜드 대변인은 “정교하게 짜인 니트의 실루엣은 계절을 초월한 세련미를 자아냅니다. 가볍고, 따뜻하고, 레이어링도 쉽죠”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결론은 하나군요. 브이넥 니트가 언제까지나 화제의 중심에 있을 순 없겠지만 그 멋과 유산만은 영원하다는 사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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