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채영, “개성이 강한 멤버로 보일 것 같아요”

케이크와 팀 버튼 그리고 머리 땋은 소녀. 채영의 만화 같은 입체감.

패션 화보

채영, “개성이 강한 멤버로 보일 것 같아요”

케이크와 팀 버튼 그리고 머리 땋은 소녀. 채영의 만화 같은 입체감.

IN WONDERLAND 반짝이는 브로케이드 재킷과 러플 달린 레이스 상의, 붉은색 미니스커트와 큼직한 보석이 달린 구두. 생 로랑의 화려한 이브닝 룩 차림으로 <보그> 카메라 앞에 선 채영은 소녀와 여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냈다.

HERE I AM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는 2016년 생 로랑 데뷔 쇼를 치렀던 벨샤스 거리(Rue de Bellechasse)에서 2025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밤하늘이 보이는 커다란 타원형 구조물 아래 깔린 코발트색 바닥은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마라케시의 정원을 떠올린다.

ONE MORE TIME 2000년경 무슈 생 로랑은 이상적인 여성상을 묻는 질문에 ‘내가 생 로랑의 여인’이라고 답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하우스의 초기 스타일로 돌아가 창립자가 지녔던 예술적 세련미와 본능적 욕망이 공존하는 성격을 반영했다.

YES OR YES 몸에 꼭 맞는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를 올려다보는 채영의 모습이 고양이 같다. 파랑, 연두, 자홍 등 무슈 생 로랑이 사랑했던 화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대담한 색 조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DO WHAT WE LIKE “투스젬이 보이면 귀여울 것 같아요.” 사진가의 주문에 채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고, 앞니에 나비 모양으로 붙인 핑크빛 투스젬이 그녀의 통통 튀는 매력을 한층 강조했다. 자기 취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멋지게 느껴진다.

STRAWBERRY MOON 하우스에 영향을 미친 여성들의 이름을 모든 룩에 붙였을 정도로, 이번 컬렉션은 생 로랑만의 특별한 여성성을 오롯이 담고 있다. 그중 브로케이드 원단으로 완성한 이브닝 룩은 창립자의 뮤즈이자 1970년대 뉴욕 사교계를 주름잡았던 소셜라이트 낸 켐프너(Nan Kempner)를 연상시킨다.

BRAND NEW GIRL 바카렐로는 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하나로, 페이즐리 패턴으로 가득 채운 파자마 드레싱을 제안했다. 커다란 뱅글과 에스닉한 목걸이까지 더한 스타일링은 창립자의 절친이자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였던 룰루 드 라 팔레즈(Loulou de la Falaise)에 대한 진정한 찬사를 표현한 것.

MIX & MATCH 투박한 가죽 재킷과 바닥까지 물결치는 치맛자락, 채영의 뾰로통한 표정과 길게 땋은 머리. 상반된 매력이 공존하는 패션 신의 재미! 의상과 액세서리는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보그 리더: 2025 우먼 앤 워크’ 커버 촬영은 어땠어요? 생 로랑 옷을 입었죠?

전체적으로 에스닉한 느낌이 강했어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무대가 재미있었어요.

‘무대’라는 표현이 새롭군요! 기억에 남는 룩은요?

마지막에서 두 번째 룩이요. 아주 긴 치마였고, 낚싯줄 같은 장식이 달려 있었어요. 한국적인 분위기가 강한 듯해 인상적이었
어요. 그 컷 찍을 때 연출한 브레이드 헤어도 흥미로웠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그린 그림을 봤어요. 머리카락 땋은 소녀가 자주 보여요.

맞아요. 평소에는 머리를 땋지 않아요. 그런데 그림을 그리면 자연스럽게 그런 이미지가 나와요.

의식하고 그린 게 아니었군요! 무의식에 있는 무엇인가 봐요.

맞아요, 의식한 건 아니에요. ‘이걸 그려야겠다’고 정해놓진 않아요. 머리 땋은 소녀나 인형이 자주 나오는데 돌이켜보니 아, 나 같기도 하네요.

그림에 케이크도 자주 나와요.

오, 다 봤어요? 쉽게 그릴 수 있는 대상이라 그린 거 같기도 하고, 뭔가 기괴하면서도 귀여운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팀 버튼 영화 보고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해요.

지난봄 트와이스의 13번째 미니 앨범 <With YOU-th>가 ‘빌보드 200’에서 1위 했잖아요. 당연히 기분 좋았겠지만, 직접 묻고 싶었어요. 그런 일을 아무나 겪는 건 아니니까요.

실감이 안 났어요. 팬들이 소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이번엔 가능할 것 같은데, 더 열심히 해보자”고 얘기해줘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와닿진 않았죠. 그럴 거 같지 않아요? 그걸 누가 실감할 수 있겠어요? 그냥 숫자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그 후 공연하면서는 ‘아, 진짜구나’ 싶었어요. 팬들 반응이 확실히 달랐거든요.

트와이스는 어떻게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열심히 한다고 다 그렇게 되지 않잖아요.

멤버들과 서로 믿고 함께 성장하며 팀으로 조화를 이뤘어요. 그리고 무대에서나 인터뷰할 때나, 팬들에게 늘 진심을 전하려고 했고요. 이런 것들이 서로의 마음에 닿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지난 12월 발표한 앨범 <STRATEGY>가 무려 미니 14집이에요! 새 앨범 작업할 때 멤버들이 깊이 고민하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낯설고 새로운데 트와이스 같을까?’ 그 과정에서 트와이스의 색깔을 잃으면 안 되고요.

트와이스 색깔은 밝겠죠?

네, 밝은 에너지. 그리고 긍정적인 힘을 주는 것.

트와이스에서 랩을 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나요?

조화 그리고 생기를 더하는 것.

채영은 트와이스에 입체감을 부여하죠. 예전엔 의식 못했는데, 서서히 ‘아, 저 친구는 좀 다르다’ 싶었어요.

개성이 강한 멤버로 보일 것 같아요. 타투도 하고, 중성적인 느낌도 있으니까요.

그뿐 아니라 케이크도 그리고 머리 땋은 소녀도 그리죠. 룩도 범상치 않죠. 평소 스타일을 찾아보면, 저 친구는 원하는 대로 입었다는 게 느껴져요.

어릴 때는 지금보다 더 빈티지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친구들이 “할머니 옷 입은 것 같다”고 했어요. 여러 시도를 해본 덕분에 내가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이해하게 됐죠.

일하는 게 좋아요?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스스로 평가해볼까요!

아주 좋아요. 일도 커리어도. 그래서 더 해보고 싶어요. 공연도 더 하고, 아직 안 해본 컨셉이나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도 멤버들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시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뭉치면 또 새로운 게 나오겠죠.

쉴 때는 밖에 돌아다녀요?

집에서 잘 안 나가요. 4일 동안 한 발짝도 안 나간 적도 있죠. 근데 몰랐어요. 휴대폰 날짜를 보고 ‘어? 나 4일 동안 밖에 안 나갔네?’ 이랬어요.

음악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뭘 해보고 싶어요?

만화를 그려보고 싶은데, 재밌을 것 같아요. 가끔 그림을 그리니까 거기에 이야기를 담으면 되지 않을까요?

채영은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군요.

그런 거 같아요. 새로운 걸 하고 싶어요.

글로벌 최정상 그룹 트와이스의 채영은 어떤 책임감을 느끼나요?

멤버들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 하고 있는 일을 언제나 성실하게 해내고 싶어요.

멋있는 거 알아요?

몰라요. (VK)

포토그래퍼
안상미
패션 에디터
김다혜
피처 에디터
류가영
이우성(시인, 미남컴퍼니 대표)
스타일리스트
오소율
헤어
이혜영
메이크업
원정요
네일
임미성
세트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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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 LAU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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