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감성의 이 패턴이 2025년 봄에 맞춰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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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는 여러모로 멋을 내기 애매한 시기입니다.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이제 봄이 왔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듯하다가도 돌연 찬 바람이 불길 반복하는 게 2월 말, 3월 초의 일반적인 날씨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 계절에는 레이어링이 필요합니다. 셔츠 위에 후드 티를 입고, 재킷을 걸칠 수 있겠죠. 바지를 덮을 만큼 긴 셔츠 위로 봄버를 덧입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같은 색, 같은 패턴, 같은 소재 레이어만 더하는 것은 다소 심심하죠.
남성복과 꾸뛰르 위크가 열린 파리와 코펜하겐 길거리에선 유독 1990년대 감성의 체크무늬가 눈에 띄었습니다. 플란넬 체크 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패션계 인사들을 보니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죠. 자유분방하면서도 편안하던 그 시절 분위기가 떠오르니 더 매혹적으로 느껴졌고요. 그래서일까요, 요즘 체크무늬가 예뻐 보입니다.
보테가 베네타 쇼 이후 지난 몇 년간 런웨이에 체크무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5 봄/여름 컬렉션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죠. 아크네 스튜디오, 버버리, 타미 힐피거를 비롯해 보테가 베네타는 여러 색상과 패턴의 셔츠와 바지를 선보였습니다. 다른 패턴의 체크무늬 상하의를 매치하거나, 재킷 위로 셔츠를 걸치는 방식으로요. 찢어진 청바지 위에 플란넬 체크무늬 셔츠를 입는, 1990년대 감성의 ‘그런지 룩’이 2025년에는 좀 더 경쾌한 무드로 진화한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과거처럼 영국 길거리에도 펑키한 타탄 무늬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고, 패션 위크가 열린 지난가을 뉴욕에서는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체크를 입은 이들을 만날 정도였죠. 보통 우리는 체크무늬 옷이라고 하면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떠올리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발랄하고,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체크무늬가 오히려 격식 있는 자리에 더 잘 어울릴지도 몰라요. 긴 스커트나 블레이저와 함께한다면 말이죠. 또는 그런지 패션의 조상님, 커트 코베인이 그랬듯 최대한 헐렁하고 편안하게 스타일링할 수도 있겠고요. 올봄, 어떤 체크무늬를 선택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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